조선의 세자로 살아가기 심재우 외 6명 지음, 돌베개 펴냄
조선 왕조 500년 동안 조선에는 왕이 27명 있었고 세자가 29명 있었다. 현왕의 정실이 낳은 맏아들이 세자로 책봉된 뒤 왕위에 오르는 게 조선 왕실의 원칙이었지만 실상은 달랐다. 실제 세자가 된 뒤 왕위에 오른 이는 7명뿐이었다. 이미 〈조선의 왕으로 살아가기〉 〈조선의 왕비로 살아가기〉를 함께 저술한 한국학중앙연구원 출신 연구자 7명이 각각 세자의 탄생과 책봉, 혼례, 대리청정, 세자의 삶 등에 관해 기술했다. 얼핏 세자의 일상은 단순했다. 직접 정치에 참여할 기회도 거의 없었고 거처를 함부로 벗어날 수도 없었다. 왕실 어른에게 문안 인사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부분 미래 국왕의 자질을 갖추기 위한 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세자가 두 명인 경우, 자연사한 경우도 있지만 권력 투쟁의 희생양으로 무너진 세자도 있었다. 아들 광해군에게 열등감을 느껴 세자로 세우길 꺼렸던 선조, 17년 동안 세자 자리를 지켰으나 파행적 행실로 세자 교체라는 파국을 가져온 양녕대군 등 각각의 일화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모든 언어를 꽃피게 하라 로버크 레인 그린 지음, 김한영 옮김, 모멘토 펴냄 한국만 그런 게 아니었다. 모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사람들 모두 비슷한 말을 한다. ‘세상에 600개 넘는 언어가 있다지만 대부분 글자로 기록되지 않은 원시적 언어다. 우리말이 다른 어떤 언어보다도 우수하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우리말이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따위의 말이 그렇다.  9개 나라 말을 할 줄 아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로버트 레인 그린은 지난 몇 백 년 동안 세계 곳곳의 ‘잔소리꾼’과 민족주의 정치인들이 사람들이 무슨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그걸 어떻게 말하고 써야 하는지 통제하고 싶어했다고 주장한다. 여러 예시를 통해 저자는 그 완고한 사고를 증명한다. 표준어에 대한 ‘잔소리꾼’의 과도한 집착은 소수집단의 언어를 파괴하거나(쿠르드어와 바스크어), 표준어를 모르는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려는 시도로 이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언어를 지닌 미국인들까지 이민자의 증가로 영어가 위협받고 있다며 두려워한다. 책의 부제는 ‘말에 관한 잔소리의 사회사’다. 저자는 삶의 다채로움을 반영하는 언어의 다양성을 옹호하며 모든 언어를 꽃피게 하라고 권한다.

클릭의 사회학 이항우 지음, 이매진 펴냄
사이버 테러와 국가정보원의 여론 조작 시비가  공존하는 웹 2.0 시대가 열린 지 10년. 사이버 공간에 관한 10여 년에 걸친 논의를 갈무리한 책이다. PC통신부터 싸이월드, 블로그를 지나 페이스북과 트위터, 스마트폰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그게 단지 10년의 역사에 불과했다는 게 놀랍다. 

책 놀이 책 오승주 지음, 이야기나무 펴냄 논술 강사로 활동하던 저자는 아이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사교육에 염증을 느끼고 10년 전 어린이 독서 지도사로 변신했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장난감인 책을 통해 가족 간 불통의 벽을 허물고, 자존감을 높이는 놀이를 소개한다. 칭찬놀이, 표정놀이 등 가족의 행복까지 찾을 수 있는 놀이다.

방과 후 3시간 가와카미 케이지로 지음, 양은숙·한호정 옮김, 시대의 창 펴냄 방과 후 아이들은 어떤 일상을 보낼까. 학과 교육 중심의 커리큘럼으로 짜인 우리와는 다른 ‘방과 후 학교’를 소개한다. 보스턴 시티즌 스쿨의 기부 프로젝트, 나무젓가락으로 마음에 드는 집 모형을 만드는 일본의 NPO(비영리 민간단체) 애프터 스쿨 등 사회가 책임지는 아이들의 ‘방과 후’를 고민한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종옥 외 지음, 문학동네 펴냄 4회째를 맞는 ‘젊은작가상’의 대상 수상작은 김종옥의 〈거리의 마술사〉다. 지난해 신춘문예 등단작으로, 이례적으로 등단 첫해에 대상을 받게 됐다. 왕따라는 고통스럽고 괴이한 심리현상을 마술이라는 시각에서 해석하는 방식이 독특하다는 심사평. 나머지 6명의 젊은 작가가 쓴 작품도 신선하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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