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한향란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개신교인이 만든 교회 개혁 단체다. 구성원 모두가 개신교 신자이고, 정운형 사무국장(38·사진 뒷줄 가운데)은 뜨인돌교회에서 사역하는 목사이다. 하지만 이들의 사무실에는 십자가가 없다.

“십자가는 예수님의 고난을 상징한다. 고난과 거리가 먼 대형 교회 목사가 십자가를 지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징보다는 예수님의 참뜻을 좇기로 마음먹었다.”  이들은 ‘기업화’한 대형 교회에 매우 비판적이다. “대형 할인마트가 생기면 동네 슈퍼마켓이 망하지 않나. 한국에서 대형 교회가 성장하는 게 꼭 그런 식이다.”

일부 종교인의 호화 생활 문제가 다시 불거진 요즘, 이들이 의미 있는 첫발을 뗐다. 전국의 작고 건강한 교회를 발굴해서 서로 이어주는 ‘작은 교회 네트워크’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건강한 교회란 목사든 평신도든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민주적인 교회다. 목사는 교회를 가지는 게 아니라 임금을 받고, 교회 재산은 이웃과 나눈다.” 이런 교회가 자라나는 모습에서 이들은 대형 교회의 문제를 극복할 희망을 본다.

궁금해졌다. 한국의 개신교 풍토에서 그런 교회가 얼마나 될까. “많지는 않다. 하지만 목사의 전횡을 비판하며 떨어져나오는 평신도가 뭉쳐서 교회를 세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교회는 매우 건강한 싹이다.” 교회개혁연대는 이런 교회 사이에 교류를 트고 함께 신도 교육을 진행해갈 예정이다.

기자명 천관율 기자 다른기사 보기 yul@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