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당창작아케이드
체험 공방에서 ‘나도 예술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본관 건물 앞에는 ‘예술은 삶을 예술보다 더 재밌게 만드는 것’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그것은 예술이 주는 재미 때문일 것이다. 서울시 창작공간 신당창작아케이드의 입주 예술가들이 진행하는 체험 공방 ‘나도 예술가’는 그런 의미에서 예술의 기능에 가장 충실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구 황학동 중앙시장 지하상가에 자리한 신당창작아케이드의 입주 예술가 15명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자수 명장 김태자씨의 자수공방을 비롯해 금속공방·섬유공방·손뜨개공방 등이 준비되어 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입주 작가 김선우씨와 인근 지역 시장 어린이들이 10주간 함께한 〈신당人 일상 재발견〉전도 열린다(6월18일~9월3일 매주 토요일. 신당창작아케이드). 


■ 모모영화학교
잉마르 베리만 감독 완전 정복

‘20세기 최고의 감독’ ‘거장’이라 칭송받는 잉마르 베리만 완전 정복에 나서보자. 6월23일~8월4일 매주 목요일에 진행되는 이번 강의는 그의 작품이 남긴 궤적을 통해 별자리를 그려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페르소나〉 〈외침과 속삭임〉 등 베리만의 영화에서 다뤄진 고통받는 여성에 주목한다. 조광제 철학아카데미 교수는 〈화니와 알렉산더〉 〈제7의 봉인〉 등 그의 영화에서 중추적 요소였던 기독교에 대해 살펴본다. 김서영 광운대 교수는 정신분열·나르시시즘 등 정신분석학을 베리만과 접목시킨다. 정성일 영화평론가는 미학 측면에서 베리만이 남긴 ‘유산’을 톺아볼 예정이다. 모모영화학교는 영화사 백두대간이 국내 예술영화 관람 문화와 지형도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강의 외에도 2012년 5월까지 다양하게 ‘베리만 탐구생활’을 선보일 계획이다(문의:cineart.co.kr). 



■ 인디포럼 2011
독립영화의 새 흐름


어느덧 열여섯 살이다. 국내 유일의 비경쟁 독립영화제 인디포럼이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만들고 싶다〉(김준우 감독), 〈가족오락관〉(김용삼 감독), 〈돈 좀 더 줘〉(이지상 감독) 세 편의 단편영화는 모두 연출·각본·음향·미술은 물론 주연배우까지 감독이 맡았다. 일당백. 어쩔 수 없었다. 영화는 만들고 싶은데 ‘실탄(돈)’이 부족하니까. 그렇다고 영화의 질까지 떨어지는 건 아니니 안심하시길. 올해 출품된 작품 수는 무려 744편이었으나 고심 끝에 37편이 뽑혔고, 그중에서도 특히 영화제의 ‘얼굴’인 개막작으로 상영될 정도니 믿어도 된다. 개막 전인 6월28일 초청전도 주목하시라.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 대상을 수상한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박찬경 감독)를 포함해 7편이 관객을 기다린다. 7월6~12일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문의:indieforum.co.kr). 


■ 코믹 연극
미키짱, 나만 사랑해줘

부인과 여자 친구에게 쏟아야 할 정성을 아이돌 여가수에게 쏟는 삼촌 부대들. 그들의 감당할 수 없는 사랑을 다룬 코믹 연극이 나왔다.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사진)은 아이돌 여가수에 열광하는 삼촌 부대 이야기를 코믹 미스터리극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원래 일본에서 연극과 영화로 만들어져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인데 걸그룹이 풍년인 우리 현실과도 부합한다.
섹시 아이돌 ‘키사라기 미키’에 집착하는 아저씨 팬들이 1년 뒤 그녀의 자살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뭉친다. 사람이 각자의 기호에 따라 무언가에 집착하는 모습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번 공연은 미키 팀(김한·김병춘·이철민·최재섭·박정민)과 키사라기 팀(김남진·염동헌·윤상호·김원해·김민규) 두 팀이 번갈아가며 공연한다(8월7일까지. 서울 대학로 컬처스페이스 엔유). 



■ 문래동 창작촌
‘나의 아름다운 철공소’

쇠락해가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단지를 예술적 활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만든 예술가들, 그 독특한 예술 생태계에 대한 보고서가 나왔다. 문래동 연구를 수행한 ‘예술과 도시사회연구소’가 〈나의 아름다운 철공소-예술과 도시가 만나는 문래동 이야기〉를 냈다. 책은 스스로를 ‘도시는 예술의 것이다! 철컹철컹 쇠 자르는 소리 사이에서 예술이 피어나는 문래창작촌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문래창작촌의 예술가들은 말한다. “누구나 예술가가 되고, 누구나 노동자가 되며, 누구나 고정된 정체성이 아닌 다중적 정체성으로 스스로 즐거워질 수 있는 장소가 바로 문래동이다”라고. 이런 일탈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환 속 도시 공간에 대한 전시 〈더블 시티(DOUBLE CITY)〉전이 문래동 예술가들의 사랑방이자 아지트인 프로젝트 스페이스 LAB39에서 6월30일까지 열린다. 

■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뉴미디어 아트가 궁금해?

돈과 수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문화예술 감수성을 확인하고 싶다면 고민할 필요 없이 서울 홍익대 골목에 위치한 ‘아이공’으로 가면 된다.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을 만들어온 (사)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뉴미디어 아트 작품을 소개하는 창구 구실을 하고 있다. 이번에 열 돌을 맞이해 ‘빵빵한’ 행사들을 준비했다. 일단 뉴미디어 아트가 낯선 초보 관객이라면 6월23일~7월22일 열리는 기획전을 챙겨 보자. 역대 수상작을 중심으로 작품 36점을 선보인다. 이 중 독립영화계의 ‘재간둥이’ 윤성호 감독의 2003년 비디오 액티비즘상 수상작 〈중산층 가정의 대재앙〉은 웬만해선 보기 힘든 그의 초기작이다. 또한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는 한계륜 작가의 〈누드의 민망함에 관한 연구-교수와 여대생, 미술 실기 지도〉도 만나볼 수 있다(문의:igong.org). 


기자명 정리 고재열·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scoop@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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