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망토를 두르고 노는 이들을 보며 김현 (시인) 오늘은 ‘우리의 미래’라는 말을 들었다. 한 유명 가수의 콘서트에서였다. 데뷔 20년을 맞은 가수의 공연도 공연이었지만, 1부와 2부 사이에 초대 가수로 출연한 사람의 공연이 인상적이었다. 싱어송라이터 ‘유라(youra)’였다.이미 많은 이들에게 존재를 널리 알린 가수의 무대에 선 이 ‘무명 가수’는 시간에 쫓기듯 별다른 인사도 없이 자신을 소개한 후에 곧바로 노래를 시작했다. 관객들이 하나둘 자리를 떴다. 으레 그러하듯 그 시간을 화장실에 다녀올 때로 여긴 이들이었다. 적지 않은 인원이 밖으로 우르르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내가 ‘헤이그의 밀사’ 이준 김형민(SBS Biz PD) 조선 팔도 가운데 함경도 사람들은 상시적인 외침(外侵), 그리고 중앙정부의 노골적인 차별과 착취를 당하며 살아야 했던 만큼 억센 기질의 소유자로 유명해. 기후도 혹독했지. 함경남도 북청 사람들은 ‘덤비 북청’이라는 별명이 있었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덤빈다고 해서 나온 말이야. 1859년 1월, 이 사연 많은 함경도 북청에서 조선 태조의 사촌이자 고려 말의 몇 안 되는 충신이었던 이원계의 후손으로 한 아이가 태어난다. 초명은 이성재(선재라고도 한다), 후일 이름을 ‘준(儁)... 한여름 소나기처럼 산사에 내린 축복 이오성 기자 산이 있는 곳에 절이 있다. ‘산사’다. 가을밤 산사 음악회가 열리거나, 하룻밤 묵어가는 템플 스테이를 체험하는 곳이다. 최소한 등산 중에 한 번쯤 들렀을 수 있다. 불교 신자든 아니든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해서 달리 볼 것이 있을까 싶은 공간이다. 인류가 보호해야 할 문화·자연유산을 선정하는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 기구)는 한국의 산사를 특별하게 봤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지니고 있다고 인정했다. 유네스코는 6월30일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 타이레놀 사건에서 법원이 배워야 할 점 김인회 (변호사·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제는 ‘판사 블랙리스트’와 ‘재판 거래’ 사건이라고 부르기도 어렵게 되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활동에 대한 지적이다. 양승태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여론을 조작하고,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들을 회유·압박하는 내용까지 새롭게 밝혀졌다. 수사가 더 진행되면 새로운 내용이 더 나올지도 모른다.이 사건은 ‘양승태 게이트’라고 불러야 한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불법행위·범죄행위·패악질이 너무 많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양승태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판사 블랙리스트와 재판 ‘상고법원’ 홍보에 국민 세금 팍팍 김은지 기자 “법 해석의 통일과 가치 기준 제시에 관한 사항은 대법원에서, 개인 권리 구제에 관한 사항은 ‘이것’ 법원에서 심리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이기도 한데요. 이것은 무엇일까요?” 2015년 9월13일 방영된 KBS 1TV 〈도전 골든벨〉의 34번 퀴즈였다. 제1회 법원의 날을 맞아 전국 가정법원 청소년 참여인단과 현직 판사 등이 출연해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안에서 촬영되었다. 문제 출제 또한 여상훈 당시 서울가정법원장이 냈다. 정답은 ‘상고’였다. 바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상고법원’을 스리슬쩍 홍보한 셈이었다.상고법원과 관련 지금 대한민국에 ‘산업정책’ 있습니까? 이종태 기자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는 최근 한국 경제의 난국에 대한 대안으로 산업정책의 정립과 복지, 적극적 재정정책 등을 제안했다. 7월19일 〈시사IN〉이 그를 만났다. 소득주도 성장론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최근 편의점주 등은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한다. 그분들(편의점주)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한국 경제의 구조와 얽혀 있는 문제다. 한국은 노동인구 중 자영업자 비율이 너무 높다. OECD 평균은 15%, 미국 6%, 독일 10% 정도인데, 한국은 자영업자 비율이 무려 25%를 웃돈다. 더욱이 생계형 영세 ... 미국 대법관은 사회를 어떻게 바꾸나 유혜영 (뉴욕 대학 교수·정치학) 7월9일 트럼프 대통령은 은퇴를 선언한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의 후임자를 지명했다. 주인공은 워싱턴 D.C. 순회항소법원의 브렛 캐버노 판사. 캐버노 판사는 예일 대학 로스쿨을 졸업하고 케네디 대법관의 법률서기관(law clerk),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 관련 특검팀 등을 거쳤다. 법률가 사이에서 연방 대법관을 제외하면 가장 영예롭게 여겨지는 워싱턴 D.C. 순회항소법원에서 재직한 엘리트 법조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버노 지명자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전쟁과 평화의 문제를 제외하면 아마도 대통령이 내리는 가장 중요한 결정이 바로... 인충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한반도 평화 향한 절묘한 궁합 정희상 기자 우리는 전쟁의 논리가 빗발치는 한반도를 떠날 수 없는 숙명을 안고 산다. 그 숙명을 부여안고 지난 30여 년간 전쟁과 평화 문제를 민주적 공론장으로 불러내며 대안을 제시하는 외길을 걸어온 학자가 있다. 이삼성 한림대학교 교수다. 그의 문제의식 한가운데는 늘 ‘미국’이 관통한다. 미국 예일 대학 박사과정을 마친 1989년 〈광주민중봉기와 미국의 역할〉이라는 350쪽짜리 논문을 펴낸 이후부터다. 광주와 미국에 관한 글쓰기에 이어 그가 주목한 것은 한반도 평화의 아킬레스건이 된 북한 핵 문제였다. 그가 올봄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 다시 문건을 공개한다 김동인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는 대외적으로 청와대·입법부·언론·재계·노동계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했다. 대내적으로는 법원행정처에 반발하는 이들에 대응하는 방침을 세웠다.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법원행정처 문건’에는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에서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안 통과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상세하게 드러나 있다. 〈시사IN〉 제561호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나머지 문건을 추가로 공개한다. 당시 ‘양승태 대법원’이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그리고 법원 내부 민주주의를 어떻게 생각해왔는지 확인할 수 있 소년법 개정 논란 형벌이 정답일까 이상원 기자 지난 3월 대구에서 남학생 7명이 단체로 여중생 한 명을 폭행 및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6월 여중생 피해자 어머니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가해자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소년법 때문에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떳떳하게 생활하고 있다. 다시는 범죄를 저지를 생각이 들지 않도록 더 강한 법의 심판을 요구한다.” 7월19일 기준 31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했다. 범죄자를 연령과 관계없이 형사처벌하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부가 나섰다. 7월12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의 ... 아이를 위한 나라 모두를 위한 나라 스톡홀름·예테보리/글 변진경 기자·사진 조남진 기자 장면 하나. 지난 5월15일 밤 11시쯤(현지 시각) 스웨덴 예테보리 시 란드베테르 공항 ‘짐 찾는 곳’에 막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모였다. 늦은 밤 피곤한 표정의 승객들이 빙글빙글 짐이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 앞에 멍하니 서 있는 풍경은 여느 공항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다른 것은 아이들이었다. 대개 이런 곳에서는 긴 비행을 끝내고도 아직 남아 있는 지루한 절차 앞에서 울고 보채는 아이들을 보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바로 옆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컨베이어 벨트 주변 빈 공간에 알록달록한 ... 문건으로 보는 상고법원 도입 추진 일지 김동인 기자, 이정현 기자 ‘억’ 소리에 묻힌 노동권을 찾아서 장일호 기자 “힘들게 싸우고 있는 작은 사업장도 많은데…. 어떤 때는 우리만 주목받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쌍용차를 넘어선 이야기도 해주실 수 있습니까?” 소주잔을 내려놓으며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사무국장이 물었다. 권지영 ‘와락(쌍용차 해고 노동자 심리치유센터)’ 대표가 옆에서 동의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윤지선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 활동가가 말을 보탰다.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나 ILO(국제노동기구)에 손배·가압류 문제가 노동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알릴 기회가 생기면 뭐 해요. 그쪽... “재판 거래 외에 설명 불가한 판결” 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양승태 대법원은 ‘대구 10월 사건’ 당시 재판 없이 총살된 정재식의 유가족 이외식(92·아내), 정도곤(70·아들)이 청구한 국가손해배상에 대해 상이한 판결을 내렸다. 이외식에게는 국가 책임을 인정했지만, 정도곤에게는 “손해배상을 할 필요가 없다”라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했다. 정도곤씨는 재판에 참여했던 김용덕 전 대법관(지난 1월 퇴임)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관의 판결 결과를 두고 손해배상 소송을 낸 일은 이례적이다. 변영철 변호사(사진)가 정도곤씨를 대리한다. 이들은 왜 전직 대법관을 상대로 소송을 했을까. 변 자기모순에 빠진 ‘양승태 대법원’의 판결 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일본 오키나와 포로수용소 수감자 명부에 적힌 한자 세 글자가 선명하다. ‘鄭載植(정재식).’ 태평양전쟁에서 승리한 미군 측 문서에 직접 서명한 저 이름은, 아버지가 세상에 남긴 유일한 흔적이다. 얼굴을 본 적이 없어서 기억에도 없는 아버지는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았다. 아들은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며 가끔 아버지 모습을 상상한다. 그러다 보면 짧은 아버지의 삶과 그가 남긴 기구한 가족사도 떠오른다.일본 땅에서 미군의 포로가 된 스물세 살 조선 청년 정재식은 1946년 조국으로 돌아왔다. 일본의 ‘처녀 공출’을 피해 열다섯 살에 대한항공·아시아나 함께 외친 ‘회장 퇴진’ 전혜원 기자 대한항공 설립 1962년 6월(대한항공공사), 1969년 3월 국영에서 민영 전환 직원 수 1만8300여 명(2017년 말 기준) 노조 4개(대한항공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 새 노동조합) 2014년 12월 ‘땅콩 회항’ 사건 2017년 12월 대법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 확정 2018년 3월 조현아 전 부사장 경영 일선 복귀 2018년 4월14일 조현민 당시 대한항공 전무 ‘물컵 갑질’ 첫 보도 2018년 4월18일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 스물여섯 아이유의 데뷔 10주년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아이유(IU)는 스물여섯 살 젊은이지만, 올가을이면 벌써 데뷔 10주년이 되는 중견 가수이기도 하다. 또래 가수에 비해 많은 것을 이뤘다. 작년에는 셀프 프로듀싱 앨범 〈팔레트〉로 골든디스크 대상을 받기도 했다. 범위를 여성 아이돌 가수로 한정한다면 이 성취는 특히 독보적이다. 1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이지만, 올 상반기는 아이유에게 녹록하지 않았다. 그녀가 출연한 〈나의 아저씨〉는 휴먼 드라마를 표방함과는 달리 여성혐오적 장면을 송출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많은 이가 방영 중에 연 기자회견에서 이 작품을 옹호한 ... 군 정보기관의 대담한 ‘과거 회귀’ [프리스타일] 정희상 기자 독자들은 군사정권이 지난 뒤에도 군 정보기관이 언론을 ‘사찰’한다고 하면 믿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사찰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자가 직접 당한 경험이 있다. 군 기무사령부 소속 영관급 장교가 2~3명씩 〈시사IN〉 사무실 근처로 찾아와 몇 차례 만났다. 기자는 오랫동안 김훈 중위 사건을 비롯한 군대 내 인권유린 실태를 추적 보도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 관계인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 일가의 군납 비리 의혹도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아마 이런 보도가 군으로서는 못마땅했던 것 같다. 물론 군사정권 시절처럼 ... 나는 고발한다 ‘양승태 대법원’을 김은지 기자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 거래’ 의혹은 현재진행형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퇴임 후 내부 규정에 따라 사용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디가우징(강력한 자력에 의한 데이터 삭제 기술) 조치를 했다. 재판 거래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이 사용한 하드디스크 실물을 임의 제출받아 복구 중이다.양승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을 보면, 사법부 독립이 무색하다. ‘VIP(박근혜 대통령)’ ‘CJ(양승태 대법원장)’ ‘BH(청와대)’와 같은 정무적인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