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정포가 있는 마을 조남진 기자 파국으로 치닫던 한반도 정세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 발표 이후 급변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핵단추가 더 크다며 딴지를 걸기도 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모색하려는 청와대의 노력에는 즉각 지지를 표명했다. 남북은 1월9일 판문점에서 고위급회담을 갖고 평창 올림픽 협력과 군사적 긴장 상태 완화 등을 담은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복원하기로 한 1월10일 오후 강화도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해북도 개풍군 광덕... 김경수의 시사터치 김경수 (만화가) 취급 주의 밥짓기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시사IN〉정기구독자와의 수다 남문희 기자 독자 번호:107102258이름:신준희(45)주소:세종시 전동면1992년 도쿄 인근 가네가와 현에서 ‘위안부’ 무덤으로 추정되는 곳을 취재해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신준희씨가 그 기사를 기억해 깜짝 놀랐다. 원 〈시사저널〉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그리고 2007년의 파업 투쟁. 자본이 신(神)인 사회에서, 기자들의 파업이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길거리 투쟁과 고재열 기자의 TV 퀴즈쇼 출연, 세종호텔에서 열린 발기인 총회와 소액투자. 그는 〈시사IN〉 창간의 전 과정을 함께한 열혈 독자이자 투자자였다.그에게서 뼈아픈 세계의 도서관, 어디까지 가봤니? 임지영 기자 어쩌다 해외에 나갈 일이 있으면 지도를 펼쳐 근처에 도서관이 있는지 찾아본다. 2년 전 〈시사IN〉에 연재되었던 ‘도서관 여행’에 실린 글 한 편을 읽고 난 후부터 생긴 습관인데, 당시 필자는 책을 읽으러 가는 게 아니라 현지 정보를 ‘접수’하러 도서관에 간다고 했다. 도서관에는 여행 책자에서 얻기 힘든 현지 정보가 쏠쏠하게 있다고 했다. 나의 경우엔, 언어 능력의 한계로 정보를 얻는 데는 줄곧 실패했지만 현지인들의 일상적 순간을 잠시나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 그것이 고요한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 꽤 매력적인 경험... 눈여겨볼 만한 새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 가토 요코 지음, 윤현명·이승혁 옮김, 서해문집 펴냄 “혹시 나도 그 시대에 살고 있었다면 그러한 설득 논리에 넘어갔을까?”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전쟁은 없다. 당대의 사고방식, 사회구조, 물리적 기반, 그리고 세계사의 맥락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만 전쟁이라는 끔찍한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의 역사학자인 가토 요코 도쿄대 교수는 근대 일본이 왜 전쟁에 몰두했는지 설명하는 연속 특강을 기획했다. 설정한 청중은 10대 학생들이었다. 저자는 당대의 국제관계와 일본 내의 사정을 넘나... 정치학자가 ‘소설 쓰기’에 나선 까닭 천관율 기자 정치제도 개혁이 왜 필요한지, 지금 어떤 정치인들이 무슨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여느 때처럼 익숙한 주제로 열변을 토하던 어느 오후였다. 갑자기 그가 머뭇머뭇하더니 세 장짜리 문건 하나를 내밀었다. 〈청년의인당〉이라는 고풍스러운 제목이 달린 소설 보도자료였다. 잠깐, 소설? 논문도 강의도 시민단체 기획안도 아니고?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57)는 정치학계에서 손꼽히는 제도 개혁의 전도사다. 선거제도가 비례성이 높아야 하고, 승자독식보다는 합의제 원리가 작동하도록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20년째 줄기차게 전개해왔다. 논문,... 고은 시인의 마음 깊은 곳 김형욱 (아시아 편집장) 길지 않은 편집자 생활에서 ‘영광’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작업을 했다는 것, 어디에서나 자랑스럽게 내놓을 만한 책을 만들었다는 것. 이보다 더한 행운, 나아가 더한 행복이 있을까. 고은 시인의 깊은 곳까지 들여다본 대담집 〈고은 깊은 곳〉이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작품이기도 하다. 2017년 9월 말에 출간한 이 책은, 10월 초에 발표 예정이었던 노벨문학상을 다분히 겨냥했다. 고은 시인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이 점쳐졌기에 그에 맞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거라는 상업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고은 시... 내가 살던 고향이 소멸 중이라니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2018년 〈시사IN〉은 지방을 화두로 삼았습니다. 지방 소멸을 진단하고 재생이 가능한지 살펴보았습니다. 제538호와 제539호 커버스토리는 총론 격이고, 1년 내내 각론이 담긴 다양한 기획기사를 준비할 계획입니다. 제538호에서 소멸 위험 지자체 1위인 고향 경북 의성군을 찾아 르포 기사를 쓴 변진경 기자입니다.취재 목적으로 고향을 찾았을 때 느낌은?의성에 먼 친척도 있고 할아버지·할머니 선산도 있어서 가끔은 갔죠. 제대로 들여다본 건 이번이 처음. 고향 떠난 뒤 의성이 고향이라는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났어요. 이번에 취재하면서 알 ‘스타워즈의 무덤’에서 스타워즈를 묻다 이상원 기자 〈스타워즈:라스트 제다이〉(이하 〈라스트 제다이〉)는 성공할 이유가 많았다. 이름값부터 독보적이다. 1977년부터 나온 ‘오리지널 3부작’과 ‘프리퀄 3부작’은 영화사를 모조리 새로 썼다. 2015년, 10년 만에 새로 나온 ‘시퀄 3부작’의 첫 작품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이하 〈깨어난 포스〉)도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속편인 〈라스트 제다이〉는 오리지널 시리즈의 전설들이 본격적으로 활약해 향수를 자극한다. 레아 역을 맡은 캐리 피셔(2016년 사망)의 유작이기도 했다. 제작비로 2000억원 이상 쓰인 대작이다. 하지만 ... 침대에서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해본 이에게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양으로 사는 게 어떤지 알고 있나요? 사실 양으로 살아간다는 건 엄청 쉽습니다. 놀다가 먹다가 자다가, 놀다가 먹다가 자다가…! 참 쉽지요? 그런데 양의 삶에는 놀고 먹고 자는 거 말고도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이 잠들지 못할 때 불려가는 겁니다. 사실 아이들마다 잠이 안 올 때 부르는 양떼가 따로 있습니다. 우리는 미구엘이라는 어린이가 잠이 안 올 때마다 불려가는 양떼입니다. 미구엘은 잠이 안 오면 우리를 부릅니다. 그러면 우리는 줄을 서서 차례로 허들을 뛰어넘지요. 언제나 똑같이 1번 양이 허들을 넘고 나면 2... 모든 세대엔 자기만의 사운드트랙이 있다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지난주 한대수 선생이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이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제법 화제를 모았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그 글의 요지는 “요즘 음악은 1960~1970년대와 비교해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라는 것이었다. 한대수 선생은 글을 통해 콜드플레이와 레이디 가가를 “데뷔곡만 좋은 경우”라고 표현했고, 비욘세를 향해서는 “수영복 모델인지 가수인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확신하건대, 한대수 선생은 비욘세의 최근작 〈레모네이드(Lemonade)〉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아델이 그래미 시상식이 끝난 후 “당신이 타야 ... [1987]의 기자들, 2018의 기자들 [프리스타일] 차형석 기자 1987년, 어느 날의 기억은 또렷하다. 중학생 시절, 6월에 두 번인가 예정에 없이 오전 수업만 했다. ‘합법적 땡땡이’에 좋아라 하는 학생들에게 담임 선생님은 한마디만 했다. “시내로 나가지 마라.” 중학교 때 우리는 ‘태극기 부대’였다. 학교가 서울 영등포에 있었는데, ‘쿠데타의 수괴’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씨의 해외 순방 때면 길옆에서 태극기를 흔들었다. 한두 시간 걸어갔는데, 차량은 몇 초 만에 휙 지나갔다. 이거 하려고 여기까지 왔나. 정통성이 취약한 정권은 중학생까지 동원한 카퍼레이드에 연연했다. 영화 〈1987〉... 모창 가수 너훈아 김갑순으로 죽다 중림로 새우젓 (팀명) 남자는 노래를 잘했다.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도 노래할 때만은 세상이 자기 것 같았다. 그의 어머니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집안의 살림 밑천이었던 소를 팔아 마련한 돈을 남자에게 쥐여주며 어머니는 말했다. 갑순아, 이 돈 가지고 서울 가서 네 이름으로 노래 내서 꼭 출세해라. 충남 논산 출신인 김갑순은 그렇게 서울로 올라왔고, 밤무대 허드렛일 십수 년 끝에 ‘명사십리’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그 주의 신인을 소개하는 텔레비전 가요 프로그램 무대에도 올라갔으니 이제 성공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겠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하루 벌어 ... 성매개감염에 대처하는 커플의 자세 윤정원 (녹색병원 산부인과 과장) 환자들이 울 때가 종종 있다. 암 진단을 받을 때, 출산의 순간, 그리고 성매개감염(STI: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 통보를 받을 때. 건강이 선(善)으로, 자기 관리는 의무가 된 사회에서 질병이 오명으로 여겨진 지는 오래되었지만, STI에 대한 공포와 터부는 유독 심하다. 우리가 접해온 성교육이 성의 아름다움과 상호 존중보다는 금욕과 순결을 앞세우고, 그것을 지키지 못했을 때의 임신, 낙태 그리고 ‘성병’을 형벌처럼 다루다 보니 무의식중에 문란함이나 부정과 연관 지어진 탓이리라. 성 접촉으로 인... ‘굽고 싶은 거리’에서 읊는 시 한 수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술잔과 젓가락 늘어놓고 온 동네 사람과 모인 자리(杯箸錯陳集四隣)/ 버섯과 고기가 정말 맛나네 (香蘑肉膊上頭珍)/ 늘그막의 식탐이 이쯤에서 다 풀리겠냐만 (老饞於此何由解)/ 푸줏간 앞에서 입맛만 다시는 사람 꼴은 되지 말아야지(不效屠門對嚼人)”-성협(成夾)의 ‘야연(野宴)’ 속 시구그림에 딸린 시 한 수에 웃음이 난다. 문득 서울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를 ‘굽고 싶은 거리’로 불러야 한다는 지인의 농담이 스친다. 길 따라 늘어선 고깃집은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고기를 굽겠다는 사람들로 늘 가득하다 좀 더 멋진 세상에 살게 될 이에게 김현 (시인) 백선우라고 합니다. 오랜 벗 미주가 무사히 아기를 낳았다. 낳은 지는 좀 됐고, 지금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아이만 자라고 있는 건 아니고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된 부부도 밤잠을 설치고 무알코올 맥주의 신세계를 경험하며 최선을 다해 성실한 부모로 자라고 있는 듯 보인다. 여러 가지 이유로 오늘날 이 땅에서 부모가 되는 일도 만만찮은 일이다. 건너서 보고 들어도 아이를 갖고, 낳고, 키우는 삶을 선택한 이들치고 있는 힘을 다하지 않는 이가 없다. 있는 힘을 다해서 난임 극복 솔루션을 이행하고, ‘100일의 기적’이 찾아와 쪽잠의 생활 “마리화나 수사 돈줄 끊겠다”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마리화나 합법화 문제를 놓고 미국의 연방 정부와 주 정부들이 정면충돌하면서 보완 입법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미국 연방 의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현재 하원에는 마리화나의 온전한 합법화를 위해 의원 5명이 모임을 조직한 상태다. 의회 측 분위기는 민주·공화당을 막론하고 마리화나 합법화에 제동을 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1월 중순 현재 마리화나 합법화 관련 법안이 4건이나 상정되어 있다. 특히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주 출신 의원들이 격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출신 데이나... 일자리 창출하고 돈 되는 ‘불법 물질’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미국 사회가 새해 벽두부터 ‘마리화나(대마초) 합법화’ 논란으로 시끌시끌하다. 마리화나를 의료용은 물론이고 담배나 음료 같은 기호용으로도 합법적인 재배·보관·유통·사용이 가능하냐의 문제다. 미국에서는 이미 콜로라도 등 일부 주에서 정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마리화나가 합법화되어 있다. 올해 들어 면적으로나 인구수로나 경제력 면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캘리포니아 주가 드디어 기호용 마리화나의 구입과 판매를 허용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트럼프 행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1월4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전국의 연방 검사들에게 “... 칼을 갈았던 남자와 불씨를 지켜낸 남자 김형민(SBS Biz PD) 요즘은 너희가 배우지 않지만 ‘교련’이라는 과목이 있었어. 남학생들은 제식 훈련부터 총기 분해, 총검술 등 군인을 방불케 하는 교육을 받았고 여학생들은 삼각대 매기 등 유사시 ‘간호병’으로서의 역할을 익혔단다. 교련 선생님들은 대개 무서웠어. 학생이라기보다는 준군인으로 학생들을 다루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하지만 재미도 있었다. 이론(?) 수업 하는 날엔 교과서와 관계없이 선생님들의 실제 전투 경험담이나 전쟁사(史)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거든. 어느 날 비 오는 교련 수업시간, 교련 선생님은 “일본인들이 밉지만 본받을 건 본받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