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원전 관련 공약·국내외 원자력 발전소 현황 임지영 기자 독자와의 수다 이종태 기자 독자 번호:112040324 이름:신선희(39) 주소:경기 구리시 오전에 전화를 걸었다. 독자 신선희씨는 조금 피곤한 기색이었다. 전날 잠을 설쳤다고 했다. 옆에서 “엄마” “엄마” “엄마” 하고 부르는 귀여운 목소리가 들렸다. 조금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신씨는 육아휴직 중인 공무원이다. 아이는 23개월. “고집이 생기는 때”라고 한다. 주는 대로 받아먹던 음식을 최근엔 좋아하는 것 위주로 선택한단다. 녀석이 그러는 것 자체가 귀엽지만, 밥 먹일 때는 참 힘들다. 한창 육아에 신경 쓸 때라 그런지 〈시사IN〉의 교육 관련 기... 바퀴가 기억하는 희로애락의 시간 김서정 (동화작가∙평론가) 열일곱 살. 사람이라면 한창 싱싱 발랄하게 세상을 헤치며 돌아다닐 나이. 하지만 자동차라면 쿨럭거리다 이내 잠잠해지는 엔진소리가 떠오르는, 소멸의 나이. 제목에서는 열일곱과 자동차라는 단어의 조합이 묘한 이질감을 준다. 표지에서는 벗겨지고 녹슨 몸이지만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을 한껏 머금은 듯한 자동차와 자동차 지붕에 올라앉아 바람을 만끽하는 사내아이 얼굴이 흐뭇한 조화를 이룬다. 이야기는 자동차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시작은 갓 태어난 자동차가 갓 태어난 아기를 데리고 집으로 온다. 폐차장 굴착기 손에 들린 채 열일곱 사내아이를... 평범이라는 착각, 정상이라는 환영 은유 (작가) 초여름 볕이 좋아 이불을 빨아 널다가, 베란다에 빨래가 널려 있으면 저 집은 평범한 일상이 돌아가는구나 알 수 있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빨래는 평화의 깃발인가. 두 아이를 면 기저귀 채워서 길렀다. 전업주부라 시간이 많았다. 하루치 똥오줌을 받아내고 세탁기를 돌리고 하얗고 네모난 기저귀를 널고 마르면 걷어서 개켰다. 일상 의례처럼 날마다 빨래를 하던 그 시기가, 그러고 보니 내 생애 가장 평범한 날들이었다. 평범의 뜻이 무변고·무고통·무탈함이라면.얼마 전 여성 쉼터에 사는 한 친구가 아파트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을 보는데 부러운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아날로그의 반격 데이비드 색스 지음, 박상현·이승연 옮김, 어크로스 펴냄 “디지털 업계는 그 누구보다 아날로그를 소중히 여긴다.” 매력적인 책이다. 수시로 바뀌는 디지털 트렌드에 지친 사람들이 아날로그에 열광하다니. 종이 매체를 만드는 처지에서 이보다 더 솔깃한 이야기가 있을까. 캐나다 출신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색스는 독립 잡지, 오프라인 서점, 필름, 바이닐(LP판), 보드게임 등이 새롭게 급부상하는 모습을 포착하며, 아날로그 산업이 디지털 사회에서 어떻게 반등했는지 분석한다. 석연찮은 뒷맛도 있다. 저자가 분석 대상으로 삼... 책장을 넘길 때마다 술이 당긴다 임윤희 (나무연필 대표) 10년 넘게 다닌 단골 술집이 있다. 친구들과 함께 드나들었고, 홀로 바에 앉아서도 꽤 술을 마신 집이다. 열혈 단골 중 일부는 이 술집의 인테리어인 양 ‘가구’라고 불리기도 했다. 지금이야 술을 줄였지만, 나도 한때는 그런 가구였다. 바에 앉아 하루의 노곤함을 술로 날려버리면서 수다를 떨곤 했다. 술집 주인은 책 만드는 일을 하는 나에게 낮에 읽은 책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고 요즘 쓰고 있다는, 술집에 관한 글에 대해 넌지시 말하기도 했다. 나는 편집자답게 이런저런 조언을 때론 진지하게, 때론 농담처럼 건넸다. 그 글을 이후 ... 지방에도 청년이 있다, 삶이 있다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마늘밭 우짜노.” 변진경 기자가 비만 오면 습관처럼 하는 말입니다. 마늘로 유명한 경북 의성이 고향입니다. 어려서부터 그 말을 듣고 자라 잊을 수 없다고 합니다. ‘지방’과 ‘청년’ 문제에 관심이 많은 변 기자입니다. ‘청년 흙밥’에 이어 ‘지방 청년’을 다뤘는데, 이번 기획의 계기는? 청년 흙밥 기획의 연장선인데, 처음에는 지방 대학가 원룸촌에서 성행한 연세(선세라고도 불린다) 계약을 취재하다 확대했죠. 지방 청년 주거 문제는 서울보다 비싸지는 않지만 뭔가 결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죠. 정치권에서 청년 문제를 논할 때 서울... 다모클레스의 꿈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분권과 자치하기 ‘딱 좋은’ 때인데 이숙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분권과 자치 강화를 강조하면서 주목해야 할 인물이 있다. 지방의회의 맏형 격인 서울시의회에서 지방분권 TF단장을 맡고 있는 신원철 의원(54)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참모 출신으로 2010년과 2014년 서울 서대문 지역에서 선출된 그는 요즘 청와대와 정부, 민주당의 지방자치 관련 인사들을 두루 만나 ‘지방분권 7대 과제’를 설파하느라 분주하다. 신 의원이 보기에 지금은 지방분권을 강화하기에 ‘딱 좋은’ 시점이다. 무엇보다 자치단체장과 시·군·구 의원의 역할에 대한 시민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여의도... 박근혜 ‘탈덕’이 어려운 어르신들의 여름 [프리스타일] 신한슬 기자 매주 월·화·목·금요일 오전 9시30분, 서울시 서초구 서울지방법원 앞 사거리에 태극기가 펄럭인다. 10명이 채 안 되는 중·노년이다. “대통령을 석방하라! 사기 재판 중단하라!” 뇌물죄 혐의 등 피고인으로 법정에 출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외침이다. 김연희·이상원 기자와 박근혜 게이트 재판 취재를 하다 보니 법정 출근길에 매번 이들을 마주친다. 재판이 끝나면 이들을 또 만난다. 법원 출구에서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서울구치소 수감차가 나올 때 이들은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힘내세요!”라며 배웅한다. 여름 땡볕에도... 백악관 앞뜰에 홈런을 날린 사나이 박정훈 (중남미 연구자) 포퓰리스트의 대명사로 불리는 후안 도밍고 페론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탈리아의 무솔리니에게 열광한 파시스트였다. 하지만 가난에 찌든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면서 도시 노동계급의 지지를 받았다. 브라질의 제툴리우 바르가스 전 대통령은 부유한 목장주였지만, 산업화를 주도하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해 노동계급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멕시코의 라사로 카르데나스 전 대통령도 한국 면적의 2배(4500만 에이커) 가까운 규모의 땅을 농민에게 분배하고, 노동계급의 요구에 관대했다. 세 지도자의 공통점은 ... 그날 이후, 변이체와 비체가 왔다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윤김지영의 〈헬페미니스트 선언-그날 이후의 페미니즘〉(일곱번째숲, 2017)과 이현재의 〈여성혐오 그 후, 우리가 만난 비체들〉(들녘, 2016)은 현재 상태를 뒤흔든 하나의 공통 사건에서 출발한다. 제목과 부제에 나란히 들어가 있는 ‘이후/그 후’가 그것을 입증한다. 각기 프랑스 철학과 독일 철학을 전공한 두 저자는 2016년 5월17일 서울 강남역에서 일어난 여성혐오 살인 사건 이후, 여성들의 자각과 궐기에 철학적 개념 도구를 지원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강남역 사건 현장에는 많은 여성이 희생자를 애도하는 글귀를 적은 형... 당신은 얼마나 쉽게 조종당하고 있을까? 천관율 기자 1961년 미국 예일 대학 심리학과에 재직하던 스탠리 밀그램 교수는 ‘징벌이 학습에 끼치는 효과’를 측정한다며 피실험자를 모았다. 피실험자들은 연구자의 지시에 따라, 학습자가 문제를 틀릴 경우 전기 충격을 가하도록 지시받는다. 연구자와 학습자는 밀그램이 투입한 연기자다. 전기충격 역시 가상이지만, 피실험자는 그 사실을 모른다. 실험의 실제 목적은 ‘징벌이 학습에 끼치는 효과’가 아니라 ‘권위에 대한 복종’을 측정하는 것이었다. 계속 전기 충격을 높이라는 연구자(즉, 권위자)의 요구를, 피실험자가 어느 선까지 복종하고 언제부터 ... 북한 미사일의 ‘핵 동결 협상 카드’ 가능성 남문희 기자 북한이 아무 조건 없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감행했다면 무모하다. 미국이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넘는 북한 미사일 발사 시험을 ‘레드라인’으로 삼아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하지만 북·미 간 사전 접촉에서 모종의 협상 조건을 제시한 뒤 발사가 이뤄졌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협상의 출구를 마련하기 위한 계획적인 도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4일 발사한 북한의 화성 14호는 후자에 가깝다. 비공식으로 북한이 요구 조건을 미국에 전달했고, 미국은 이를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한국에 전달했을 가... 공론조사로 푸는 탈핵 방정식 천관율 기자 공정이 30%쯤 진척된 원자력발전소 두 기가 있다. 지금까지 들어간 돈과 앞으로 나갈 일이 확정된 돈을 합쳐 2조6000억원쯤 된다. ‘탈핵’을 대선 공약으로 내건 새 정부는 난처하다. 계속 짓자니 대선 공약 파기다. 중단하자니 지금까지 들어간 유·무형의 비용이 간단치 않다. 어떤 판단이 답일까는 두 번째 질문이다. 진정으로 시급하면서도 결정적으로 떠오른 질문은, 무엇이 답인지를 누가 판단할 것인가이다.설계 수명을 넘긴 원전은 끄고 신규 원전 계획은 백지화해 탈핵 국가로 간다는 계획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이에 따라 고리 후쿠시마를 잊은 일본의 원전 의존 전혜원 기자 2013년 9월 이후 일본은 가동 중인 원전을 모두 정지했다. 2년 가까이 지난 2015년 8월 규슈전력은 가고시마 현 센다이 원전 1호기를 재가동했다. 2017년 7월 현재 총 5기가 가동 중이다. 일본 정부는 원전 재가동을 앞으로 더 늘려갈 방침이다. ‘후쿠시마’를 겪은 일본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2011년 3월11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일본 전력의 약 30%를 원자력발전으로 생산했다. 애초 일본 정부는 이 비율을 50%까지 높여갈 계획이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일본 정부는 이 계획을 철회했다. 사 정치로 탈원전의 해법을 찾은 독일 김수진 (고려대 연구교수·BK21플러스 BEF경제사업팀) 2000년 6월14일, 독일 사회민주당(사민당)·녹색당 연립정부와 원자력발전 업체 사이에 원자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쇄를 위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당시 독일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원자력발전소를 보유한 국가였다. 스웨덴, 이탈리아 등 독일보다 앞서 원전 폐쇄를 정치적으로 결정한 국가들이 있었으나 경제 규모나 원전 용량 측면에서 독일의 원전 폐쇄 결정은 단연 ‘역사적’ 사건이었다. 독일은 어떻게 원전 폐쇄에 이르게 되었을까?1970년대 초 급증하기 시작한 원자력발전소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예기치 않은 사회적 저항을 초래했다. 1975년 중국 정부가 탐내는 2280조 원 화교 자본 베이징·양광모 통신원 중국에는 부유한 화교(타국에서 거주하는 중국 국적자)·화인(중국 국적을 보유하지 않은 해외 거주 중국인 후예) 출신 젊은이가 많다. 화교·화인들은 뿌리를 잊지 않게 자식을 중국으로 유학 보낸다.화교·화인들은 중국 경제의 큰손 노릇을 하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선진국이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들어오면서 잠시 주춤했던 화교 자본의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비중이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다. 칭화 대학 화상연구센터 룽덩가오 교수에 따르면, 한때 34%까지 떨어졌던 화교 자본의 비중은 현재 60% 가까이 올라왔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사는 ‘세상을 뒤늦게 본’ 문익환 목사의 열정 김형민(SBS Biz PD) 1987년 7월9일, 최루탄에 맞아 중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다 사망한 연세대 이한열 학생의 장례식장에서 문익환 목사가 목이 터져라 불렀던 스물여섯 분.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그 소중한 목숨을 내던진 그분들의 이야기를 지금껏 들려주었지. 오늘은 그분들의 존재를 역사에서 건져 올려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문 목사 본인의 이야기를 전해보고 싶구나. 문익환 목사의 고향은 만주 용정이다. 문 목사에게는 어릴 적 둘도 없는 친구가 있었어. 그 친구는 오래 살지 못했지만 한국인들에게 영원히 ‘스타’로 남아 있는 사람이야. 바로 시인 윤동주... 콘돔이 섹시한 거라니까! 윤정원 (녹색병원 산부인과 과장) 피임 강의용으로 콘돔이나 페미돔을 종종 구매한다. 하루는 미처 챙기지 못해 도중에 약국에 들러 콘돔과 손가락 콘돔, 윤활제, 살정제 등을 한꺼번에 계산대에 내밀었다. 아니나 다를까 약사의 경계하는 눈초리가 심상치 않았다. 굳이 두 번 하고 싶은 경험은 아니어서 그 이후부터는 인터넷으로 주문한다. 택배 상자에는 ‘사무용품’이라고 적혀서 온다. 한국은 왜 이렇게 콘돔을 꺼려할까. 질병관리본부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18~69세 남성 중 성관계 시 콘돔을 항상 사용하는 비율은 11.5%, 자주 사용은 9.8%, 가끔 사용은 1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