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은 있다 고소장엔 없다 장진택 (〈카미디어〉 기자) 이번에도 놓쳤다. 다 잡은 줄 알았는데 눈앞에서 숨어버린다. 그러고는 나오지 않는다. 7년간 급발진 사고를 쫓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기사를 쓰지 못했다. 처음에는 다급하게 만났던 피해자들이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을 끊고 사라졌다. “그냥 조용히 살고 싶다” “잊고 싶다” “생각하기도 싫다” 같은 이유였다. “꼭 끝까지 가겠다”라던 사고 당사자의 의지가 꺾이면서 ‘급발진’은 다시 미궁을 헤맨다. 급발진은 한마디로 자동차가 ‘발작’하는 현상이다. 차가 미쳐 날뛰는 것과 비슷하다. 멀쩡하게 만든 차가 갑자기 ‘회까닥해서’ 굉음을 내며... 대륙의 명령 “둘째 아이를 낳아도~” 베이징·정해인 (베이징 대학 정부관리학원 박사과정) 노동가능인구(16~59세) 감소와 고령화는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이다. ‘한 자녀 정책’을 고수해온 중국은 그 속도가 훨씬 빠르다. 중국 노동사회보장부에 따르면 중국의 노동가능인구는 2011년 9억2500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2012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50년에는 7억명 수준이 되리라 전망된다. 반면 2015년 2억2000만명이었던 60세 이상 인구는 2050년에는 두 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전체 인구 세 명 중 한 명이 노인일 것이다. 세계은행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노인 인구가 9%에서 18%로... 21일간 ‘벼락 정치’하고 떠난 반기문 차형석 기자 1월12일 귀국. 2월1일 불출마 선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반풍’은 21일 만에 멈추었다. 2014년 한때 30% 후반대까지 치솟았던 반 전 총장의 대선 지지율은 불출마 선언을 하기 직전에 10% 초·중반대로 주저앉은 상태였다. 반풍이 ‘무풍’이 되기까지 21일간의 행적을 되짚었다.반기문 전 총장의 귀국을 앞두고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렇게 평했다. “도착 후 첫 7시간과 첫 7일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때의 활동과 발언이 설 명절 민심과 겹쳐 대선 승리의 관건이 될 것이다”(1월12일자 〈내일신문〉).1월12 폭력 남편 죽인 아내 프랑스가 용서했다 파리∙이유경 통신원 “자클린 소바주가 있어야 할 곳은 감옥이 아니라, 그녀의 가족 곁이다.” 지난해 12월28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공식 성명을 통해 자클린 소바주를 영구 특별사면했다. 이후 프랑스에서 ‘자클린 소바주 사건’은 ‘가정폭력 사건의 상징’이 되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아들이 스스로 목을 매 세상을 떠난 다음 날인 2012년 9월10일, 자클린 소바주는 자신의 남편 노르베르 마로를 등 뒤에서 총 3발을 쏘아 살해했다. 47년간 지속된 가정폭력과 성적 학대가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한 것이다. 당시 이 부부가 운영하던 교통회사가 “시리아 국민 누구도 유엔을 믿지 않는다”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시리아 내전 6년 동안 유엔은 무기력했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이후 전쟁 종식을 위해 전 세계 70개 국가가 모여 ‘시리아의 친구들’이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이 조직은 유엔을 통한 정치적 해결을 꾀했다. 그러나 유엔은 내전이 나고 1년이 넘도록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전쟁이 곧 끝나리라고 오판한 것이다. 2012년 3월10일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및 아랍연맹의 공동특사 자격으로 시리아에 파견되었다. 아난 특사가 제안한 평화안 6개 항은 2012년 4월12일까지 유엔 감시 아래 교전을 중단하고, 교전 지... “디자인은 스토리다 이유가 있어야 한다” 고재열 기자 ‘인테리어’는 점점 사람들 관심이 커지고 있는 분야다. 집을 사거나 전세를 구할 때 쓰는 돈 다음으로 큰돈을 지불하는 추세다.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자동차 구입비용 수준을 인테리어에 쓴다고 한다. 인테리어보다 더 정확한 용어는 ‘실내 건축’이다. 실내 건축은 단순히 치장이 아니라 공간 디자인이다. 예전에는 건물의 가치가 규모와 외형에서 결정되었지만 요즘은 실내 건축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코엑스몰, 파르나스몰, 파미에스테이션, 스타필드 같은 대형 쇼핑몰은 실내 건축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다. 도시인은 실내생활자이... ‘곁’을 구축하는 힘은 제도 밖 사람들에게 있다 엄기호 (국민대 사회학과 강사) 기쁨을 잃은 사회다. 어디를 보더라도 기쁜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는다. 얼마 전 타계한 지그문트 바우만이 말한 것처럼 삶에서 지속되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이 단기적이고 일회적이다. 사람들의 노동이 일회적이 되었고, 급기야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존재 자체도 일회적인 것으로 바뀌었다. 모든 것이 일회적으로 소비되고 소모되는 사회에서 기쁨은 불가능하다. 사람의 삶은 지속, 즉 연속적으로 성장할 때 비로소 기쁠 수 있다. 한번 해보자고 힘을 낼 때 우리는 전에 없던 시도를 한다. 용기를 내기 위해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늙은 오필리아의 주름진 얼굴에 찬사를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오필리아, 그림자, 극장. 연극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매력적인 단어들이 있을까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본 사람들은 오필리아를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작품 안에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인물이지만 가장 비극적이고 억울한 운명을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림자 역시 신비하고 매혹적입니다. 연극과 영화와 인생이 모두 빛과 그림자가 빚어내는 드라마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극장. 도대체 극장 안과 극장 밖 가운데 어느 쪽이 진짜 인생일까요?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은 제목부터 흥미를 확 끌어당깁니다. 이 작... 식품 전문가의 쌀 고르는 노하우 김진영 (식품 MD) “왜 떡국이야?” 밥 대신 떡국을 차린 아침 밥상을 본 윤희의 외침이다. 윤희는 아침에는 밥을 먹어야 한다는 원칙이 철저하다. 새벽에 눈 뜨기 싫어서 가끔 “내일 아침엔 빵 어때?” 하며 살살 꼬이면 돌아오는 대답은 늘 똑같다. “빵은 밥이 아니야. 밥하기 싫어?” 그래서 아침마다 밥을 한다. 그것도 돌솥밥으로. 등교 시간이 오전 8시30분까지라 적어도 6시30분에는 일어나야 아침밥을 차릴 수 있다. 교육청에서 오전 9시 등교를 권한 지 꽤 오래됐지만 학교장 재량으로 8시30분 등교를 고집하는 학교가 여전히 꽤 있다. 아침에는... ‘기름장어의 꿈’을 꾸었던 그분에게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귀국하자마자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내가 주인공이 될 것이다. 지지율은 반짝 효과라도 급상승, 최소 1위에 가깝게 다가선 2위쯤은 무난하겠지’ 싶었을 거다. 정당 입성. 든든한 방패막이로 삼아 다시금 바짝 끈을 조이면, 최고 권력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는 계산이 섰을 게 분명하다. 그는 이런 꿈을 꾸고 또 꾸었다. 일명 ‘기름장어의 꿈’이다. 고 신해철은 1988년에 대학가요제로 데뷔해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 당시 그가 쓰고 노래한 곡 ‘그대에게’는 이후 대형 히트는 물론 각종 축제 때... 반성하지 않는 일본 뒤에는 미국이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지난해 12월2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하와이에 있는 진주만 희생자 기념관을 찾았다. 1941년 12월7일 아침, 선전포고도 없이 들이닥친 일본군의 공습으로 미국은 군인 2300명을 포함해 총 3400여 명의 사망자를 냈다. 태평양전쟁 도발 75년 만에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진주만을 방문한 아베는 ‘정상 국가’의 원수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사죄와 반성을 생략한 애도를 표명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의 상처가 우애로 바뀔 수 있고 과거의 적이 동맹이 될 수 있다”라는 말로 일본 총리를 ...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왜 다시 마키아벨리인가 박홍규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마키아벨리를 권모술수로만 이해하는 시선은 여전하다. 〈군주론〉의 유명한 문장 ‘군주는 사랑받지 못할 바에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게 낫다’ 등에서 기인한 이미지다. 정치와 도덕을 분리해낸 텍스트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지만, 현실주의자 마키아벨리에 대한 인식은 남아 있다. 저자는 마키아벨리 사상의 핵심은 〈군주론〉이 아닌 〈리비우스 강연〉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로마사 전반을 다룬 마키아벨리의 강연을 해설하면서, 마키아벨리가 혁명적 민주공화국을 외쳤다고 주장한다... 당대의 막장극이 400년 뒤 명작으로 중림로 새우젓 (팀명) 〈로미오와 줄리엣〉의 정확한 초연일은 모른다. 1595년 1월30일 극단 ‘챔벌린 경의 사람들’이 커튼 극장에서 베로나의 연인들에 관한 연극을 공연할 거라는 기록을 기준 삼아 이날을 초연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처음 무대에 오른 게 언제였는지 정확한 기록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초연일만 불투명한 게 아니다. 기록을 보다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작품 자체가 셰익스피어의 오리지널이 아니다. 원형을 따지자면 8세기에 출간된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실린 ... ‘트럼포노믹스’ 앞 대한민국의 빈곤한 상상력 정태인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소장) 하버드 대학의 스티븐 월트 교수가 ‘미국 새 대통령은 합리적 행위자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그는 유럽이나 아시아, 중동 등 각 지역은 스스로 세력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하며, 미국이 ‘자유주의 질서’의 제공자를 자처하여 독일이나 일본처럼 돈 있는 나라들이 무임승차하도록 해서는 안 되며, 원하지도 않는 나라들에게 민주국가를 건설해주겠다는 허망한 전략을 구사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한다.어라? 바로 “자기 문제는 자기가 해결하라” “미국이 개입하는 경우, 그 비용은 그 지역 국가들이 대야 한다”라는 트럼프의 대외 전략이 아닌가? 너무 긴 겨울에 지친 ‘왕겜’ 팬이라면 변진경 기자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 이 문장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들이라면 이 책 또한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미국 판타지 소설 〈왕좌의 게임〉. 2011년부터 HBO에서 방영된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원작이다. 시즌 6을 끝낸 뒤 시즌 7을 향한 기나긴 기다림에 지친 〈왕좌의 게임〉 팬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왕좌의 게임〉은 분명 영웅 소설이고 판타지 소설이건만, 관통하는 사조는 리얼리즘에 가깝다. 서로 사랑하고 배신하고 권력 다툼하는 수십명 주인공급 인물들의 앞날에 권선징악의 미덕은 전혀 ... 김정은의 믿는 구석 SLBM용 잠수함 남문희 기자 지난 1994년 일본 도쿄 스기나미 구에 본사를 둔 무역업체의 중재로 러시아의 골프급 잠수함(옛 소련의 배수량 2000t급 탄도미사일 발사용 디젤잠수함(SSB))이 고철 상태로 북한에 인계되었다. 당시 미국 정보기관 첩보를 입수한 미국 언론이 보도하고 일본 언론도 크게 다뤘다.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일본 통산성이 이 거래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콤(대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 규정에 따라 골프급 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관과 동력장치가 분리된 순수 고철 상태임이 입증될 때까지 잠수함 수출을 중단시... 창조경제 헛발질 인프라 혁신으로 극복해야 이종대 (데이터블 대표) 박근혜 정부 이후 창조경제에 길이 있을까? 한국 경제를 지탱할 신성장동력이 사라져간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주변국은 이미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질주, 일본의 귀환, 유럽의 각성,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슈퍼아시아의 대두 등 암울한 이야기뿐이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바이오산업, 빅데이터, 드론, 신소재 등 어느 신산업에서도 한국 경제를 지탱할 것이라고 자신할 만한 분야가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 의견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고도의 기술혁신이 반복되는 때다. 길은 적어도 10년에 ... 신라 골품제 사회도 공을 세우면 포상했다 김형민(SBS Biz PD) 삼국 시대 신라는 본디 삼국 중에서 가장 취약한 나라였어. 고구려의 속국 비슷한 신세였고, 왕의 아들들이 고구려로 왜국으로 볼모로 가야 했던 약소국이었지. 그런데 그런 나라가 갑자기 급성장해서 한반도의 중심을 차지하고는 급기야 백제를 멸망시키고 고구려를 거꾸러뜨렸고, 한반도 전체를 장악하려던 당나라마저 끝내 몰아내는 저력을 발휘하게 됐단 말이지.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백제를 멸망시켰던 당나라 장군 소정방의 말을 빌려보자. “신라 왕은 어질고 백성을 사랑하며 신하들은 충성으로 나라를 섬기며 백성은 윗사람을 어버이와 형같이 섬... 삼성의 ‘피해자 코스프레’ [프리스타일] 전혜원 기자 삼성은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대한승마협회 임원 2명 교체를 지시하는 등 승마 지원을 압박했다는 것이다. 대한승마협회 임원 2명은 회장사인 삼성전자 소속 임원들이다. 제대로 최순실 딸 정유라를 지원하고 있었다면 속된 말로 ‘조인트를 까였겠느냐’는 것이다. 질문을 바꿔보자. 삼성그룹 차원에서 보면 삼성전자 상무·부장급 인사 교체가 갖는 진짜 무게는 얼마나 될까. 수백억원대 컨설팅 계약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은? 삼성 주장에 따르면, 삼성은 2014년 9월 독대 때 박 대통... 최순실 번역기가 필요한 시간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검찰 수사 단계에서 드러나는 팩트가 10% 남짓이라면 법정에서 나머지 90%가 드러납니다. 국정원 댓글 사건 법정 중계에 이어 최순실씨 법정 중계를 지면에 담는 이유입니다. 김연희 기자입니다. 재판은 일주일에 몇 번 하나? 최순실씨 재판은 월요일·화요일 두 번 열립니다. 기자들 노트북 반입이 허용된 거죠? 네. 보통 반입이 안 되는데, 워낙 중요한 사건이라 재판부도 기자들만 허용했습니다. 기자석이 처음엔 방청석 앞쪽에 있었는데, 증인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 지금은 맨 뒤쪽에 있습니다. 지금도 방청하려면 응모하고 추첨해야 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