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분위기 파악 안 되죠? 이오성 기자 세상 돌아가는 형국을 못 따라가면 이런 꼴이 난다. 유력 정치인 보좌진이라면 더욱 심각하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비서가 중학생에게 “한주먹 감도 안 되는 ××가 죽으려고 진짜” 따위 욕설을 퍼부었다가 공분을 샀다. 이 비서는 “김대중·노무현이 나라 팔아먹었지” 등, 고인이 된 전 대통령을 향해 입에 담기 어려운 말도 내뱉었다. 발단은 나 의원에 대한 충성심이었다. 나 의원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의 한 중학생이 페이스북에 나 의원 비판 글을 올리자 이 비서가 격분해 메시지를 보냈다가 실제 통화로까지 이어졌다. 이 비서는 “어디... 기사 후~폭풍 이오성 기자 제557호 장일호 기자의 ‘우울증에 대해 터놓고 말하다’ 기사에 많은 이들이 공명했다. 우리 사회의 우울증 문제를 직시하자는 이 기사는 페이스북(facebook.com/sisain)에서 7만명 넘는 독자에게 전달됐고, 187명이 공유했다. 독자 신동선씨는 “요즘 사회는 너무 획일적으로 돌아가는 거 같아요. 실제로는 무지개 빛깔인데 한두 가지 색깔만 강요하죠” 라는 댓글을 달았다. ‘여성 우울증은 달리 다루네’ 등 관련 기사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38주기를 맞은 5·18 관련 기사도 화제가 되었다. 당시 전남기계공고 3학년으로... 여기 진짜 〈리틀 포레스트〉 같은 삶 이오성 기자 머위, 취, 고사리 나물을 무친다. 돌미나리와 머위 부침개도 상에 올린다. 부침개를 찍어 먹는 간장에는 올봄에 캔 달래를 넣었다. 육식주의자 손님을 위한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어린이를 위한 비엔나소시지 양파볶음, 잡채도 만들었다. 초봄에 캐서 보관해둔 냉이로 끓인 국까지 더하니 오늘의 한 끼가 완성됐다. 상이 차려지는 찰나 텃밭에서 쇠똥풀(왕고들빼기)과 당귀를 뽑아다 올린다. 특별할 것 없다. 머위에선 머위 맛이, 당귀에선 당귀 향이 날 뿐이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맛이다. 음식을 차린 조혜원씨는 산골살이 ... ‘면스플레인’ 함부로 하면 안 되갔구나 이오성 기자 ‘슴슴하다’라는 북한 말을 대한민국 표준어 반열에 올린 음식이 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펼쳐진 평화 국면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먹을거리이기도 하다. 이쯤 되면 누구나 아실 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멀리서 왔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라고 한 그 음식. 평양냉면이다. 그렇다. 실제로 평양냉면은 우리에게 무척 가까운 음식이다. 아니, 이미 가장 ‘핫’한 외식 메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여름철뿐 아니라 사시사철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판문점 선언 이후 문전성시를 이루는 평양냉면집 풍경은, 사실 그리 새삼... 먹거리 조기교육 현장에 가보니 이오성 기자 퀴즈. 1. 흰색 음식이다 2. 향이 없다 3. 대다수가 가루로 만들어졌다. 여기까지 힌트를 주면 맞힐 것 같지만 답은 천차만별이다. 소금, 밀가루, 심지어 쌀가루라는 답변도 나온다. 컵 안에 든 이것의 냄새를 맡아본 아이들은 “냄새가 이상해요”라는 말도 한다. 하긴 살면서 이것의 냄새를 작정하고 맡아본 적이 있기나 했을까. 정답은 설탕이다. 우리 아이들이 수시로 접하지만, ‘학습’의 대상으로는 여기지 않았던 식품이다. 아이들은 손으로 만지고, 코로 냄새를 맡으면서 5감으로 설탕을 익혔다. 그다음에는 초콜릿, 바나나우유, 콜라... 봄 주꾸미가 맛있다고요? 이오성 기자 올봄에 주꾸미 좀 드셨습니까? 못 드셨다고요? 그렇습니다. 주꾸미 값이 만만치 않다는 소식이 계속 들리지요. 4월19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살아 있는 주꾸미가 1㎏에 3만원이었습니다. 대형마트는 대개 좀 더 비싸지요. 새조개·주꾸미 축제가 열리는 충남 홍성군 남당항에서도 1㎏에 3만5000원 하더군요. 식당에서는 5만원입니다. 소고기로 치자면 한우보다 비싸다는 말은 과장이지만, 과거처럼 싼 맛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닌 건 확실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봄철 주꾸미 정보를 접할 때마다 의아합니다. 한쪽에서는 주꾸미 값 폭... 주꾸미에게 닥친 ‘공유지의 비극’ 이오성 기자 충남 보령 출신 소설가 이문구의 작품에는 주꾸미가 자주 나온다. 1977~1981년 발표한 연작소설 〈우리 동네〉에서 어느 여인은 질박한 사투리로 이렇게 신세타령한다. “접때 장부텀 봄 것은 읎는 게 읎이 죄 새로 나와 만전했던디 그 흔해터진 쭈꾸미 한 코 못 만져보고 사네.” 그랬다. 주꾸미는 원래 흔해터진 ‘바닷것’이었다. 봄가을이면 서해와 남해 연안에서 무시로 잡혔다. 봄철 보릿고개 때면 바닷가 사람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는 구황식품 노릇을 했다. 특히 주꾸미를 ‘쭈깨미’라 부르는 충남 지역이 전국 어획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국밥처럼 말아먹은 한식 세계화 이오성 기자 ‘떡볶이 연구소’라고 있었다. 2009년 3월 개소식 당시 농림수산식품부(농식품부.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로 개편) 차관과 유명 요리가 등 수백명이 운집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가 만들고 정부가 지원하는 민관 합동연구소였다. 농식품부는 ‘떡볶이 산업 육성 대책’까지 수립하며 나랏돈 14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차관은 개소식에서 “떡볶이가 한식 세계화의 첨병으로서 외국인이 즐겨 먹는 음식이 되리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연구소 출범과 더불어 온갖 매체에서 떡볶이를 띄웠다. 떡볶이가 초밥처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음식이... 독자와의 수다 이오성 기자 독자 번호:118010346 이름:송성민(34) 주소: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두 달 전 모르는 이로부터 〈시사IN〉을 구독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창간 이후 〈시사IN〉을 구독했다가 몇 년 쉬었는데, 누군가에게서 내 연락처를 받고 저장해두었다가 연락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누군지는 결국 알 수 없었다. 아무튼 송성민씨와의 인연은 그렇게 맺어졌다. 송성민씨는 다양한 일을 해왔다. 7~8년 전에는 부산 남포동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투쟁에 동참했다. 이후 희망버스 투쟁에 참여했던 이들과 ‘부산공감’이라는 페이... ‘미세먼지 중국 탓’ 계속해도 될까 이오성 기자 미세먼지는 과연 중국 탓일까. 한국 정부에 따르면 30~80% 정도 그렇다. 무슨 소리냐고? 환경부와 유관 연구기관의 공식 입장이 실제로 그렇다. 적을 때는 30%, 심각할 때는 80%까지 한반도의 미세먼지가 중국 탓이라는 것이다. 중국 탓이라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헷갈리지만, 정부는 오랫동안 이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전가의 보도 같은 ‘3080’ 법칙이라며 비꼬는 이도 있다. 언론은 시소를 탄다. 중국 탓과 국내 탓이 엇갈린다. 국내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두고 ‘중국 탓 70% 확인됐다’라는 기사와 ‘국내 요인... 그림으로 쓴 지리산 서사시 이오성 기자 이호신 화백은 ‘지리산 화가’로 불린다. 30년 전부터 전국 각지 자연과 문화유산을 ‘생활산수화’라는 이름으로 그려오다 2008년부터 경남 산청군 한옥마을 남사예담촌에 터를 잡고 지리산을 화폭에 담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이 처음 열린 그해에 그도 지리산으로 들어왔다. 2016년부터 2018년 초까지 2년 동안은 지리산 둘레길에 꽂혔다. 이상윤 사단법인 ‘숲길’ 상임이사와 함께 매달 둘레길 곳곳을 순례하며 산과 마을, 그리고 사람 141점을 그렸다. ‘장면에서 화면으로’라는 지론에 따라 풍경을 사진 찍듯 정교하게 그리는 것이 아... 사람을 잇다, 지리산 둘레길 10년 이오성 기자 지리산이 거기 있었다. 산이 있었기에 마을이 생기고 길이 열렸다. 사람들은 큰 산에 기대어 푸성귀를 캐고, 열매를 따면서 먹고 살았다. 누군가는 세파를 피해 입산했고, 누군가는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실천하려 산의 품에 안겼다. 그런 이들이 모여 지리산 한 바퀴를 걷는 길로 잇자고 다짐한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다. 지리산 둘레길이 10년을 맞는다. 2008년 4월27일 전북 남원시 산내면과 경남 함양군 휴천면 세동마을을 잇는 20여㎞가 시범구간으로 첫선을 보인 지 10년이 흘렀다. 4년 뒤인 2012년 5월 22개 코스, 27... 둘레길 도법 스님이 말하는 ‘걷는다는 것’ 이오성 기자 도법 스님(사진)은 걷는 게 숙명이다. 지리산 둘레길의 마중물이었던 생명평화 탁발순례 때 3만 리를 걸었고, 지난해에는 세월호 ‘4·16 희망순례단’을 꾸려 인천항에서 팽목항까지 800㎞를 걸었다. 이번에는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둔 대장정이다. 이름하여 ‘한반도 평화 만들기 1000인 은빛순례단’. 60세 이상 백발성성한 원로들이 길을 걷는다 해서 이렇게 이름 붙였다. 3월부터 이미 걷기를 시작했다. 올해도 또 순례의 길을 나섰다. 이 또한 지리산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9월 실상사에서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 흑산공항에도 MB 그림자 있다 이오성 기자 뱃길은 푸르고 잔잔했다. 설 전 악천후로 일주일 가까이 배가 뜨지 못했던 일이 까맣게 잊혔다. 목포에서 출발한 배는 92㎞를 달려 2시간 만에 흑산도 예리항에 도착했다. 물빛과 산빛이 푸르다 못해 검다는 흑산(黑山), 겨울과 봄 사이 여행 비성수기임에도 300명 정원 배는 3분의 2쯤 찼다. 외지인에게 흑산도는 홍어의 섬이다. 흑산도가 어디 있는지는 몰라도 귀하다는 ‘흑산도 홍어’는 안다. 19세기에는 유배지로 악명 높은 섬이었다. 정약전은 천주교도라는 죄로 유배돼 이곳에서 해양생물 백과사전인 〈자산어보〉를 썼고, 최익현은 강... 한·중·일이 모여서 동아시아 짬뽕을 말하다 이오성 기자 ‘짬뽕 증언대회’나 다름없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극소수를 빼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짬뽕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알고 보면 짬뽕은 중국인이 만들고, 일본에서 꽃을 피웠으며,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다. 짬뽕을 둘러싸고 ‘한·중·일 삼국지’가 펼쳐져왔다고 할 만하다. 2월21일 서울 서교동 한 중식당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박찬일 요리사, 중식당 ‘진진’의 왕육성 요리사, 일본 나가사키 현 운젠 시의 짬뽕 전문가 하야시다 마사아키 씨, 박정배 음식 칼럼니스트가 참석해 짬뽕 대담을 나누었다. ‘동아시아 짬뽕을... 북한 선수단에겐 어복쟁반이 딱인데 이오성 기자 냉면 한 그릇을 싹싹 비운 뒤에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았다. 실제로 별 갈증을 느끼지 못했다. “북한 냉면은 한 그릇 먹으면 하루 종일 물 생각이 안 난다”라는 그의 말이 아주 과장은 아니었다. 국물은 간을 한 듯 안 한 듯 순했고, 고기 향이 아주 옅게 배어 있었다. 유명 평양냉면집과 또 달랐다. ‘슴슴하다’라는 북한 말에 어울리는 국물 맛이 있다면 이런 것이리라. 윤종철씨는 서울에서 북한 음식점 ‘동무밥상’을 운영하는 요리사다. 함경북도 온성 출신인 그는 1998년 탈북해서 중국을 거쳐 2000년 한국에 들어왔다. 일용직... 35년, 항일투쟁 기억해야 할 이름들 이오성 기자 부담이 없었을 리 없다. 전작의 성취가 워낙 빼어났다. 350만 부라는 기록적인 판매량은 수치일 뿐, 원본 글자 수만 4900만 자에 달하는 방대한 텍스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살펴보고 재해석한 대중 예술 작품이라는 극찬이 잇따랐다. 작업 기간만 10년(2003~ 2013년)이 걸린 대작이었다. 만화가 박시백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2013년 나온 전작의 마지막 권(20권) 부제가 ‘망국’이었다. 동학 농민전쟁과 을사늑약을 거쳐 무너진 왕조를 담담히 그려가던 작가는 “독립투쟁의 길은 추위와 배... 오락가락 배배 꼬인 설악산 케이블카 이오성 기자 설악산은 훈장이 많은 산이다. 우선 산 자체가 천연기념물(제171호)인 특별한 국립공원이다. 1982년에는 유네스코가 한국 최초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산 전체가 ‘천연보호구역 (희귀한 동식물의 서식지는 물론 지질 및 지형, 경관 등을 보호할 목적으로 지정한 구역)’이기도 하다. 천연보호구역은 전국적으로 홍도·한라산·독도·우포늪 등 11곳뿐이다. 설악산은 세계자연보전연맹 (IUCN)의 분류 등급에서도 가장 높은 ‘Ia(엄정자연보전지역)’로 등록되어 있다. 설악산이 받은 이런 훈장들은, 결국 우리 사회 전체가 자연 훼손 ... 지방 이주 5년차 어느 옥천군민의 고민 이오성 기자 “중심을 비우고 변경으로 스며들고 싶었다. 그 속의 정치를 활성화시키면 좋을 것 같았다. 중심이 소수만을 위한 공간이라면 변경은 누구라도 올 수 있는 다수의 공간이지 않을까. 언제든 급진 정치가 시작될 수 있는 공간이기에 변경은 지배층에게 위협적인 공간이다(〈무엇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가〉 하승우 외 지음, 2018).”그들은 정말로 ‘변경’으로 갔다. 2014년 2월이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충북 옥천군으로 이주했다. 인권연구소 ‘창’ 활동가로 일하는 아내 유해정씨, 당시 다섯 살이던 아들 솔랑(아명)과 함께였다. 옥천읍내에서 엄마 돼지 한 마리가 논 3000평 만큼 번다 이오성 기자 남편은 돼지를 키운다. 아내는 그 돼지고기로 스페인의 하몽 같은 발효 생햄을 만든다. 조카는 농장에서 나오는 분뇨를 거둬들여 액체 비료로 탈바꿈시킨다. 디자인을 공부하던 첫째는 전공을 축산학으로 바꿨고, 둘째 역시 양돈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나섰다. 이쯤 되면 돼지로 먹고사는, 아니 돼지가 먹여 살리는 가족이다.박화춘씨(다산육종 대표)는 축산업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다. 박 사장, 박 대표보다는 ‘박 박사’로 불린다. 가축육종학으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농촌진흥청 연구원, 축협중앙회 유전자원실장으로 근무하다 마흔 무렵 돌연 고향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