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원인을 모른다, 그게 진짜 재난이다 전혜원 기자 11월17일 금요일 오전 8시46분. 전국의 공무원이 출근해서 업무를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지방정부 공무원들은 시도·새올이라 불리는 행정정보시스템으로 민원 등을 처리한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전자서명 인증서(GPKI)’ 시스템에 접속해 공무원 신원을 확인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 인증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다. 공무원들이 일을 처리할 수 없게 되면서, 온라인 민원서비스인 ‘정부24’도 이날 오후 1시쯤부터 중단됐다.다음 날인 11월18일 토요일 오전 9시, 정부는 ‘정부24’ 서비스를 임시로 다시 열었다. 이날 오후 시도·새올 행정시 “석박지를 보면 김홍일 선배가 떠오른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설렁탕 집에서 나오는 석박지를 보면 김홍일 선배가 떠오른다.”윤석열 대통령이 측근 인사들과 설렁탕 집을 찾았을 때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고 알려졌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세 동생을 직접 키우면서 석박지를 많이 만들어 반찬으로 먹었다는 것. 12월6일 대통령실이 “방통위의 독립성과 공공성 지켜낼 적임자”로 소개한 김 후보자는 ‘특수통 검사’ 출신. 〈조선일보〉조차 ‘방통위원장까지 검사 출신, 꼭 이렇게 해야 하나’라며 비판했다. “검찰은 시민이 위임한 권한을 정권을 위해 휘두르며 언론 자유를 탄압하고 전두환 유해, 파주에 못 묻힌다 [기자들의 시선] 나경희 기자 이 주의 장소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장산리에 장지를 알아보던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유족들이 결국 뜻을 접었다. 생전 ‘북녘 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밝혔던 전씨의 유지에 따라 유족들이 휴전선 인근 땅을 알아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11월30일 파주 지역 시민단체들이 모여 “파주 그 어디에도 학살자 전두환을 편히 잠들게 할 곳은 없다”라며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후보지로 거론됐던 토지 주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매물을 거둬들였고 앞으로도 팔 생각이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2021년 11월 사망한 이 나라의 능력자는 검찰에만 있나?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인사가 만사다. 인재를 잘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모든 걸 잘 풀리게 한다는 뜻이다. 방통위원장에 검사 출신을, 그것도 7월에 적임자라며 권익위원장에 앉힌 사람으로 ‘돌려막기’ 하는 인사는 어떤가. 12월6일 방통위원장에 내정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 말이다.‘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읽어보았다. ‘제1조(목적)’는 이렇다. ‘이 법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높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함으로써 국민의 권익 보호와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 시장이 퇴조하고 국가가 돌아온다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10월7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여러 국가에서 ‘조국 경제학(Homeland Economics)’이 등장하고 있다는 특집 기사를 실었다. 자유시장에 기초한 세계화가 후퇴하고 정부의 역할이 강해지는 세계경제 질서의 전환을 우려하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변화는 국제적으로는 무역의 규제, 국내적으로는 산업정책의 부활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주도하는 것은 역시 미국이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규제, 전략산업 발전을 위한 공공투자 확대 등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1989년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언’을 말하며 자 기자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특종은 [미디어 리터러시]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기자가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특종 아닐까? 그런데 의외로 기자들은 새로운 사실을 보여주는 데 인색하다. 기존의 주된 관념이 있으면, 그 관념과 반대되는 사실은 의외로 기사화가 안 된다.예를 들어보자. 요즘은 예산 철이다. 이즈음 예산 관련 기사에서 가장 흔한 두 가지 기사의 신화와 진실을 알아보자.첫째, 예산 기사의 가장 흔한 유형은 ‘연말 보도블록 교체’다. 올해 지출할 돈이 남아서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한다는 기사는 매년 이맘때면 보인다. 그러나 이는 진실이 아니다. 모든 예산 항목별로 이미 예산 금액이 정해져 있다. 다 아이들의 무덤에서 시인은 접시를 깬다 [여여한 독서] 김이경 (작가)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의 시집이 드디어 번역돼 나왔다. 파블로 네루다의 스승이자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로 이름은 알고 있었으나 정작 그의 시는 알지 못했다. 10여 년 전 무너진 광산에서 69일 만에 구조된 칠레의 광부들이 그 캄캄한 시간 동안 미스트랄의 시를 외우며 버텼다는 이야기를 듣고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시이기에 절망을 이길 힘이 됐을까? 그의 시선집 〈밤은 엄마처럼 노래한다〉(이루카 옮김, 아티초크)가 출간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찾아 읽었다. 담백한 일상어로 쓴 시가 어렵지 않게 읽힌다. 몇 편은 동시 같 시사IN 제848호 - 세계를 이해하는 이슈 5가지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나경희 기자 기자들의 시선/주하은 기자 포토IN/‘덕분에’ 주인공들이 곡기를 끊은 까닭COVER STORY IN2024년 세계정세를 흔들 5가지 이슈2024년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의 틀이 해체 수순으로 들어가는 결정적시기가 될 수 있다. 세계정세를 좌우할 다섯 가지 이슈를 골라 정리했다.ISSUE IN 용산 2기 출범, 쇄신은 어디에?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침묵하는 대통령실 실세 금감원장의 ‘선’ 넘는 행보 게임을 보랬더니 손가락을 보는 사람들 세 조 하사는 왜 3m 계곡에서 다이빙을 했을까? [세상에 이런 법이] 최정규 (변호사·⟨얼굴 없는 검사들⟩ 저자) 가스라이팅은 1938년 패트릭 해밀턴 작가가 연출한 스릴러 연극 〈가스등(Gas Light)〉에서 유래된 ‘정신적 학대’를 일컫는 용어다. 이 연극은 한 남성이 자기 아내를 억압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가스라이팅’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전문가들은 수직적 권력관계, 특히 한국의 경우 상하관계가 뚜렷한 군대, 회사 등에서 이런 가스라이팅이 자주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해석한다. 탈영병을 체포하는 헌병대 군인들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D.P.〉는 군조직의 작은 나무에 마음을 뺏긴 뒤로 [반려인의 오후] 안희제 (작가) 시작은 2019년 가을이었다. 아버지는 몸이 아주 아팠던 나에게 기분 전환을 시켜준다며 서오릉 화훼단지로 갔다. 그날 나는 처음 본 작은 나무들에 마음을 홀랑 빼앗겼고, 한 손바닥 안에 거대한 자연을 올려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며 나무들을 집에 들였다. 자갈처럼 생긴 흙 사이사이로 빈약하게 뿌리를 내린 분재와, 고운 흙에 단단히 자리 잡은 나무들까지.그때 들인 나무 중 남아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아니, 몇 개 없다. 식물과 함께한 시간 중에서 어떤 날은 과도하게 그것들을 걱정하며 돌봤고, 어떤 날은 같이 살지도 않는 것처럼 ‘LG의 레전드’ 이상훈 전 투수가 말하는 2023 한국시리즈 [경기장의 안과 밖]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도리스 컨스 굿윈은 1943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야구 도시’ 뉴욕에서 브루클린 다저스의 팬으로 자랐다. 1957년 다저스가 LA로 떠난 뒤 야구를 멀리했지만 하버드 대학을 다니면서 보스턴 레드삭스 팬이 됐다. 두 팀 모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못하기로 유명했다. 그가 1998년 쓴 책 제목은 〈내년에 보자(Wait Till Next Year)〉다. 오늘 져도 내일, 올해 실패해도 내년에 경기가 열린다는 게 야구의 미덕이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에서 일곱 번 패한 뒤 1955년 첫 우승을 차지했다. 보스턴은 2 독일은 왜 이·팔 전쟁 휴전에 기권표를 던졌을까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10월27일 유엔총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위한 투표가 있었다. 결의안은 불법 감금된 시민에 대한 조건 없는 즉각 석방과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을 위해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인도적 휴전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찬성 120개국, 반대 14개국, 기권 45개국으로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 결의안은 통과되었다. 미국을 비롯해 해당 결의안을 반대한 국가들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폭격과 인질 납치 사건을 전쟁의 발발 원인으로 결의안에 명시하지 않은 것을 반대 이유로 삼았다.독일은 이 투표에서 기권표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임선희 (2022년부터 종이책 구독, 서울)〈시사IN〉 제846호에서는 가족돌봄 아동에 대한 커버스토리 기사가 특히 인상 깊었다. 가족 구성원을 돌보는 아동을 ‘효녀 혹은 효자’가 아닌 ‘가족돌봄 아동’으로 명명한다.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와 국가정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영국·일본 등 외국 사례를 보면 가족돌봄 아동 안에서도 다양한 역학과 사회문화적 상황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성별에 따른 차이다. 여아는 남아보다 가족 돌봄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사회적 요구를 받는다. 해외의 영케 이토록 흥미로운 ‘중세시대’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중세인들댄 존스 지음, 이재황 옮김, 책과함께 펴냄“몽골의 정복 방식은 20세기의 공포 독재를 예고하는 것이었다.”‘암흑시대’로 불리는 데다 세계사 교과서만으론 이해하기 힘들어 ‘기출문제’만 달달 외우고 지나쳤던 ‘중세’가 이처럼 흥미롭게 서술될 수 있는 시기였다는 것을, 이 책에 손을 대기 전까지는 미처 몰랐다. 저자는 서기 410년의 ‘로마 약탈’로 들어가 1527년의 ‘로마 약탈’로 1000여 년에 걸친 장구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대체로 시간 순서에 따라, 다양한 민족(로마인, 프랑크인, 아라비아인, 몽골인 등)과 세력( 플라스틱 빨대, 죽지도 않고 돌아오다 김다은 기자 “환경부는 왜 존재하나?” 11월22일 열린 국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 물었다. 앞서 11월7일 환경부가 일회용품 관리 정책을 ‘과태료 부과’ 대신 ‘자발적 참여’ 지원 정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소영 의원은 “국민들한테 알아서 하라고 할 것 같으면 환경부가 왜 있어야 하느냐”라고 재차 물었다. 한화진 장관은 “일회용품 감량 원칙은 변함없다” “윤석열 정부는 어느 정부보다도 환경을 생각하는 정부”라는 해명을 내놓았다.정부 정책을 믿고 종이 빨대 박정희가 한탄할 김포-서울 편입 구상 김창수 (전 코리아연구원 원장) 갑자기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걸 추진한단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다. 김포의 서울 편입은 수도를 전방 지대로 만드는 일이다. 가뜩이나 지리적 위치 때문에 안보 불안정성을 안고 있는 서울의 리스크가 더 커진다. ‘코리아 리스크’를 서울이 다 떠안게 될 것이다. 역대 정부가 우려했던 바다.김포를 서울에 편입하면 수도 안에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이 존재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서울은 더 이상 자유와 창의력이 충만한 역동적인 도시가 아니다. 안보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안보 불안을 초래하는 발상이다.정치인 김대중이 행정수도 이 2024년 미국 대선을 3자 구도로 만든 JFK의 조카 [사람IN] 이종태 기자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JFK)은 1963년 11월22일 암살당했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그의 추도일에 유독 많이 거론된 현직 정치인이 있다. JFK의 조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FK 주니어·69)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실시 중인 여론조사에서, 그는 20%를 약간 웃도는 지지율로 30%대 중반인 바이든 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쫓고 있다.RFK 주니어는 변호사 출신의 환경운동가다. 미국 민주당 주류와 마찬가지로 친환경주의자이며 중산층 육성과 부자 증세를 강조한다. RFK 주니어는 친민주당 성향 유권 [단독] ‘채 상병 순직 사건’ 조기 이첩 요구한 경찰, 3개월 넘게 수사 속도 못 내 이은기 기자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조기 이첩을 요구했던 경북경찰청의 수사가 3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12월6일 〈시사IN〉 취재 결과,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이 사건 초기 해병대 수사단에 ‘신속한 이첩’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기 이첩을 요구했던 경북경찰청이 이첩 후 3개월이 넘도록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시사IN〉 취재를 종합하면, 최 아무개 해병대 수사단 제1광역수사대장(중령)은 경북경찰청이 7월22일부터 여러 차례 이첩 일자를 확인했다고 군검찰에 진술했다. “7월24일 경북경찰청이 조기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