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죄책감에 시달리지 말자” 이오성 기자 BFFP(Break Free From Plastic)는 우리에게 낯선 단체다. 이름 그대로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운동을 펼치기 위해 2016년 결성된 글로벌 환경단체다.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의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을 비롯해 전 세계 3000여 개 단체가 소속돼 있다. 이 단체 국제 정책 고문을 맡고 있는 이세미 변호사를 만났다.플라스틱 국제협약의 목표가 뭔가.플라스틱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플라스틱 오염을 없애자는 것이다. 지금 플라스틱 완제품에 1만6000개 이상의 “우리 철이는 빨갱이가 아니었다” [기자들의 시선] 김영화 기자 이 주의 변론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이 부실한 것은 기본권 침해일까? 이를 다투는 기후위기 헌법소원의 첫 공개 변론이 4월23일 열린다. 2020년 3월 청소년 기후활동가가 헌법소원을 제기한 지 3년 만이다. 그사이 ‘청구인’에 시민사회단체와 영유아 등 시민이 추가되었다. 이들은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이행계획이 부실해 2030년 이후를 살아갈 세대에게 막대한 부담과 피해를 전가한다”라고 호소했다. 최근 5년간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열린 기후 소송에서는 정부의 대응 부실이 국민이 건강하게 살 권리를 침해한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절약 경쟁’ 유통업, 미래는 어디에? 주하은 기자 3월25일, 유통 대기업 이마트가 전사적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1993년 창사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개별 점포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한 적은 있었지만, 전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확대한 적은 없었다. 이마트 측은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이마트의 희망퇴직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2013년 정점을 찍은 이래로 이마트 영업이익은 꾸준히 감소해왔다. 지난해에는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후 최초로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열 번째 봄, 다시 기억을 다짐하다 [포토IN] 신선영 기자 희생된 아이들 250명의 이름을 다 부르는 데 10분40초가 걸렸다. 10년 전 봄날에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2학년 아이들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엄마·아빠 어깨에 앉은 노란 종이 나비가 답하듯 움직였다.열 번째 봄이다. 세상에 없는 아이를 그리워하며 10년을 버틴 부모의 머리카락과 얼굴에도 세월이 내려앉았다. 고등학생 시절에 멈춰버린 친구를 기억하는 세월호 생존자들은 이제 20대 후반 청년이 됐다. ‘기억, 약속, 책임’을 주제로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10주기 기억식에는 약 2000명이 모였다. 같은 날 오전 인 ‘진보의 척탄병’이고자 했던 홍세화에 대한 사소한 기억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작가, 언론인, 사회운동가, 장발장은행장, 전 진보신당 대표 등. 여러 직함이 있는데, 그가 쓴 책을 청년기에 감명 깊게 읽어서인지, 나에게 홍세화는 ‘홍세화 선생’이다. 기사 마감 작업을 하던 4월18일 정오. 그의 부고를 접하고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다.지금은 아니지만 십몇 년 전에 근처 동네에 살아 더러 만날 일이 있었다.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출간 이후 그가 귀국해 벌인 활동이나 기여 같은 큰 얘기보다 동네에서 마주쳤던 ‘사소한 기억들’이 먼저 떠올랐다.스물대여섯 명이 참석한 한 진보 정당 지역 모임에 가본 적이 있다 일제히 윤석열 정부 ‘비선 의혹’ 제기한 조중동 [기자들의 시선] 김은지 기자 이 주의 사설4월17일 ‘박영선 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카드가 검토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음 날 보수언론은 일제히 사설에서 윤석열 정부 ‘비선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는 대통령의 중대 인사가 공식 조직이 아니라 누군지 알 수 없고 권한도 없는 사람들에 의해 검토된다면 정상적인 국정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조선일보〉)” “대통령실 공조직은 전부 금시초문이란 반응이어서 비선 라인이 가동됐다는 관측도 나온다(〈중앙일보〉)” “만약에 대통령 부부의 측근 그룹이 기획했다면 대통령실 내부의 업무 난맥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저는 기도하겠습니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간 보기 대마왕’ 수준.”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4월17일 본인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이렇게 칭해. 의대 증원 관련 담화와 총선 후 메시지, 인사 관련 보도를 사례로 언급했다. 윤 대통령이 “선거 때 대통령 부인을 노출시키지 않았다. 대통령으로서도 남편으로서도 낙제”라고 주장하고, “‘간 보기’는 안철수 (의원)의 전유물인 줄 알았다”라며 ‘광역 공격’도 덧붙였다. 노환규 전 회장은 간을 보지 않는 언사로 이름 높다. 의대 증원 정책을 두고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 “이과 국민이 부흥시킨 나라를 문과 지도 ‘마술적 리얼리즘’ 하면 이 영화감독을 떠올리리 [비장의 무비]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영화 〈행복한 라짜로〉(2018)를 만들 때 이야기. 투자자들이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에게 물었단다. 그래서 영화가 끝날 때쯤 주인공에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느냐고. 주인공이 ‘특별한 사건’을 겪으면서 조금이라도 ‘삶이 달라지는 이야기’를 관객은 보고 싶어한다면서.“아니요. 그런 일은 제 영화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턴테이블의 가운데 축(spindle) 같은 거예요. 움직이지 않는 축이 레코드를 돌아가게 하는 것처럼,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을 둘러싼 세상이 변하는 거죠.”그렇게 받아치며 완성한 영화가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우리에게 집이란 무엇인가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인간은 세계에 내던져진 존재라고 실존주의자는 말한다. 하지만 인간은 웬만해서는 세계에 함부로 내던져지지 않는다. 가스통 바슐라르는 〈공간의 시학〉(민음사, 1990)에서 그들의 성급한 형이상학을 이렇게 공박한다. “인간은 ‘세계에 내던져’지기에 앞서, 집이라는 요람에 놓여지는 것이다. 삶은 잘 시작된다. 삶은 집의 품속에 포근하게 숨겨지고 보호되어 시작되는 것이다.” 인간이 언젠가는 요람 밖으로 내쳐진다는 사실을 바슐라르 또한 모르지 않는다. 다만 실존주의는 인간이 안락한 상태에 놓였던 시원의 단계를 그냥 지나쳤다. 그래서 바슐라르 과몰입과 무관심 사이, 선거보도 영역 넓히려면 [미디어 리터러시] 김보현 (<뉴스민> 기자)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꼭 물어본다. “선거 시즌인데, 뭐 재미난 거 없어?” 보수정당이 대구에 내리꽂기 공천을 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진보정당의 위기를 어떻게 보는지 물어봤다간 ‘갑분싸’ 될 가능성이 있으니 내 딴에는 돌려 돌려 물어본 셈이다. ‘우리 동네 후보는 하이디라오 춤 춘 릴스(인스타그램 숏폼) 대박 났던데 봤어?’ ‘우리는 현역 국회의원이 이번에 또 나오더라’ ‘부모님이랑 선거 얘기 하다가 싸웠어’ 같은 이야기가 나왔으나 대화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는 않았다.선거 보도 탓도 있다. 유권자 중심, 정책 중심이어야 하는 포지션인덱스로 본 2024 프로야구 10개 구단 [경기장의 안과 밖]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 프로야구 KBO리그가 3월23일 개막했다. 2022년부터 개막 시점에 포지션 인덱스(PI)라는 지표로 10개 구단 타선이 어느 정도 균형이 잡혀 있는지를 살펴봤다. 올해가 세 번째다. 지난해까지는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본 지표로 했지만 2024년 버전은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산정한 WAR(대체선수 대비 승수)로 대체했다. WAR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까지 포함한다. 그래서 ‘타선’이 아닌 ‘야수진’으로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공격 면에서도 주루 능력과 구장 효과를 포함했다는 점에서 OPS보다 나은 지표다. 9개 포지션 제목은 좀 그렇지만, 그런 작품 아니에요 [K콘텐츠의 순간들] 조경숙 (만화 평론가) “제목은 좀 그렇지만, 그런 작품 아니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홍보하는 사람들은 으레 이런 말을 한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웹툰들의 제목이 웹소설 문법에 맞게 문장형 등으로 지어진 제목이 많다 보니, 독자들도 왠지 낯선지 이런 말을 꼭 덧붙이곤 하는 것이다. 예컨대 〈언니, 이번 생엔 내가 왕비야〉라거나 〈무림세가 천대받는 손녀딸이 되었다〉 등. 글자로만 읽는 건 아무 무리가 없지만, 입으로 작품 제목을 말하는 순간엔 나도 때때로 쑥스러워지곤 한다.이런 방식으로 제목이 지어지는 데에는 웹소설계 나름의 이유가 있다. 장르의 시사IN 제867호 - 진보 정당 20년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와의 대화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김영화 기자 기자들의 시선/김은지 기자 포토IN/열 번째 봄, 다시 기억을 다짐하다COVER STORY IN‘성공했기에 실패한’ 진보 정당 20년사민주노동당 후신인 녹색정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0석을 얻었다. 민주당과 연대하지 않은 진보 정당은 국회 진출에 실패했다. 2004년 처음 원내에 진출한 진보 정당의 20년사를 짚었다.ISSUE IN 여론조사 읽으려면 이념 성향 비율부터 ‘관권 선거’ 불사한 고집, 공수표 된 민생토론회 초3부터 직장인까지 의사가 되려 독자와의 대화 시사IN 편집국 3월30일 〈시사IN〉 유튜브 첫 공개방송을 앞두고 편집국에 개나리, 벚꽃, 갯무꽃, 유채꽃 등 갖가지 야생화로 꾸며진 꽃바구니가 하나 도착했다. “그 자체로는 존재하지 못하는 사실을 끈기 있게 발굴하여 성실하게 조명하는 〈시사IN〉과 〈시사IN〉 유튜브 제작팀 첫 공개방송을 이 봄날 축하하고 응원합니다.” 독자 양 아무개씨(유튜브 닉네임 ‘sj양’)가 꽃바구니와 함께 보낸 메시지였다. 쿰쿰하던 편집국 공기가 한동안 꽃향기로 상큼해졌다.양씨는 〈시사IN〉 종이책 구독자이기도, 〈시사IN〉 유튜브 채널 구독자이기도, 〈시사IN〉 기자 여론조사 읽으려면 이념 성향 비율부터 나경희 기자 4월10일 치러진 총선을 앞두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 건수만 1990건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통신사별 여론조사 전화 차단법’이 온라인에 공유될 정도로 ‘여론’이 넘쳐난 선거였다. 72억8000만원을 들인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는 국민의힘의 개헌 저지선(101석)마저 무너질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실제 결과는 예측치를 벗어나 효용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여론조사부터 출구조사까지, 논점과 궁금한 점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여론조사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이루어지는 여론조사 결과는 정확하 ‘관권 선거’ 불사한 고집 공수표 된 민생토론회 김동인 기자 “제가 3개월 동안 이동한 거리가 서울-부산 왕복 10배가 넘는 5570㎞다.” 4월4일 윤석열 대통령은 1월4일부터 24차례 개최한 ‘민생토론회’를 자평하며 이렇게 말했다. 3개월 동안 전국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만나 민심을 경청했다는 뜻이었다.4월10일 제22대 총선 직전까지, 대통령실은 민생토론회라는 형식에 집착했다. 각 회차마다 굵직한 정책 발표가 잇따랐다. 총 24차례 가운데 20번은 서울이 아닌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민생토론회가 끝난 이후에는, 4월2일부터 총선 전날인 4월9일까지 각종 후속조치 점검 초3부터 직장인까지 의사가 되려 한다 이상원 기자 수요일 낮 3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는 기이한 침묵이 흘렀다. 거리에 사람은 많았다. 노란색 밴에 탄 초등학생부터 시내버스를 채운 고등학생까지 학생들이 계속해서 대로로 쏟아져 나왔다. 일부는 길가의 큰 학원 건물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골목에 입간판을 세운 상가로 향했다. 대부분 말없이 발걸음을 재촉할 뿐 10대 학생 특유의 떠들썩한 소리를 내는 이는 드물었다. 탕후루를 먹으며 걷는 학생조차 얼굴은 굳어 있었다. ‘DFLHS’라고 적힌 체육복이 특히 많이 보였다. 올해 서울대 합격자를 전국 두 번째로 많이 배출한 한 외국어고등학 달러 대비 원화 가치 1400원대로 갈까? 이종태 기자 ‘한국 원’의 가치가 폭락했다. 원화 가치는 4월16일 오전, 심리적 저지선인 1달러당 1400원까지 하락했다가 1392원으로 마감되었다(1300원에 사던 1달러를 1400원을 줘야 산다면, 원화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원화 가치가 1400원대까지 내려간 것은 2022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원화는 올해 들어 4월16일까지 달러화에 대해 7.5%나 떨어졌다. 4월 들어 하락 폭은 2.7%다.같은 날, 코스피 지수는 2.28% 떨어졌다. 장기 차입비용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614%로 5.3bp(0.053%포인트) ‘태양절’ 용어 변경은 김정은의 홀로서기? 김창수 (전 코리아연구원 원장) 4월15일은 북한에서는 최대 명절이다. 고 김일성 주석 생일이다. 1997년 북한의 당과 국가기관은 이날을 ‘태양절’이라고 부르기로 결정했다. 수령 우상화 조치 가운데 하나다. 김일성 주석 112주년 생일인 올해는 태양절이라는 표현이 줄고 있다.통일부 당국자가 “금년 2월18일부터 광명성절(2월16일·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태양절 용어를 쓰지 않다가 4월15일 〈노동신문〉 관련 보도에서 (태양절 표현을) 한 차례 썼고, 그 이후로는 모두 ‘4·15’나 ‘4월 명절’로 대체해서 쓰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올해 김일성 바보야, 문제는 여론조사가 아니야 장슬기 (MBC 데이터 전문기자) “이번 총선을 생각하면 어떤 감정이 드십니까?” 총선 직전인 3월25~28일 실시한 MBC 패널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절반은 ‘분노(47%)’라고 답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새로운 국회 구성원을 내 손으로 뽑는 희망적인 과정에서 느끼는 주요한 감정이 ‘분노’라니. 2년 전 대통령 선거의 주재료였던 ‘전례 없던 비호감’이 푹 고아져 상대 진영에 대한 ‘분노’로 찐득해진 걸까.175석, 108석, 그리고 12석. 누구의 의지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전선은 100석에서 형성됐고, 전선을 뚫지 못한 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