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장 한 문장이 턱턱 걸렸다.” [취재 뒷담화] 이은기 기자 농촌으로 떠났던 이오성 기자가 농민들의 이야기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농부의 손녀’인 제가 이오성 기자를 만나봤습니다.언제부터 농촌 취재를 계획했나?길게는 10년 가까이 됐다. 지금 농촌은 무관심의 대상이거나 혐오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어떻게든 사람들이 농촌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했다.농민들 섭외 때 신경 쓴 점이 있다면?취재원 사이에 균형을 맞추고 싶어서 섭외하는 데 오래 걸렸다. 귀농했거나 친환경 농업을 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농촌에서 평생을 살아온 토박이이면서도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소득이 있는 ‘전두환 옹호’ 발언 23일 만에 광주 찾은 윤석열 광주·이은기 기자 11월10일 오후 4시38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광주 5·18 민주묘역을 찾아 고개를 숙였다. 지난 10월19일 ‘전두환 옹호’ 발언 이후 23일 만이다. 참배하는 윤 후보의 발 옆엔 ‘망월동을 더럽히지 말라’고 적힌 하늘색 피켓이 놓여 있었다.애초 윤 후보는 참배단에서 분향, 헌화 등을 할 계획이었다. 시민들의 반대에 막히자 참배단까지 이동을 포기하고 참배광장에 멈춰 섰다. 시민 50여 명은 윤 후보의 참배를 저지하기 위해 묘역 초입인 추념문과 참배단이 있는 추모탑 사이에 모였다. 그 뒤 추모탑 앞에는 5·18 유족들로 구 “엄마는 법정 증언을 반대했지만 저는 하고 싶었어요” [세상에 이런 법이] 오지원 (변호사) 나는 열두 살 때 낯선 아저씨에게 유인당해 성폭행당할 뻔한 경험을 했다. 그의 협박대로 나는 서른 살이 넘을 때까지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었다. 이렇게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꽁꽁 숨기고 있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까. 외부 세계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존재했던 사건을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만들기 위해 내 내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것이 내 감정과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몰랐다.어른이 되어 외부 세계에서 이룬 성취와 밝고 명랑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혼자 있을 때는 알 수 없는 [기자의 추천 책] 광주가 그의 죽음을 애도할 수 없는 이유 이은기 기자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가장으로 결정됐다. 일부에선 사과한 노 전 대통령은 달랐다며 국가장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광주광역시는 성명문을 내고 "우리 광주는 그럴 수가 없다"라고 발표했다. 광주는 왜 그를 애도할 수 없나, 이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1980년 5월21일 전남도청 앞, 친구 정대가 계엄군 총에 맞아 고꾸라질 때 동호는 나서지 못했다. 정대의 죽음 이후 상무관에서 시신을 관리하던 동호는 “쓰러진 게 정대가 아니라 형들, 아버지, 엄마였다 해도 달아났을 거”라며 이를 악문다(어린 새), 공수부대를 피해 도망치다 죽 당신의 아이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시나요?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사사건건 경복궁양승렬 지음, 시대의창 펴냄“왕이 도망가고, 나라가 망하고, 이념 때문에 사람들이 서로 죽이는 전쟁까지 지켜봤다.”경복궁 안쪽 건천궁. 1895년 명성황후가 이곳에서 시해된다. 이 범죄로 히로시마 재판부에 회부된 일본인은 시해를 주도한 미우라 고로 공사를 포함해 48명. 모두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로 풀려난다.건축물이나 문화재 소개서가 아니다. 경복궁을 무대로 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왕과 왕비 등 주연뿐 아니라 내시, 궁녀, 기생 등 조연을 조명한다. 경복궁에 얽힌 역사적인 사건도 풀어낸다.저자는 16년 동안 경복궁 궁궐 기자가 떠나도 남아있는 이들이 있다 [프리스타일] 이은기 기자 입사 4개월 차, 지금껏 대부분 사건이 발생한 뒤에 현장을 찾았다. 누군가 죽거나 다친 이후에, 이미 문제가 생긴 이후에.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사를 쓰고 현장을 떠났다. 다른 기자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사안이 발생하면 한동안 보도가 쏟아졌지만 조금 지나면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조용해졌다.화성외국인보호소 ‘새우꺾기’ 가혹행위 피해자 M씨 사건(34~37쪽 기사 참조)도 그랬다. 9월29일 M씨 대리인단이 가혹행위 당시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보도가 이어졌지만 그때뿐이었다. M씨는 여전히 시사IN 제 740호 - 본 부 장 리 스 크 이종태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전혜원 기자들의 시선/임지영 포토IN/ 노동자의 꿀잠, 이대로 사라지나COVER STORY IN‘패밀리'가 넘어야 할 10대 본부장 리스크국민의힘 경선에서 패했지만 홍준표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비리 의혹’이라는 신조어를 남겼다. 윤석열 후보의 ‘10대 본부장 리스크’를 점검했다.ISSUE IN “회복하기 어렵다” “진정성 통할 거다” 인공지능 최전선에서 편향과 영향을 논하다 국제무대 나서는 강경화 전 장관 이것이 왜 아동노동이 아니란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강민아 (2007년부터 종이책 구독, 서울 양천구)공공자전거를 카카오T바이크가 대신한다? 〈시사IN〉 제738호(사진) ‘공공자전거 사업이 민간업체로 넘어가면?’ 기사가 인상적이었다. 안산시를 비롯한 중소도시의 공공자전거 사업 철수와 카카오로 대변되는 민간 공유자전거의 사업 확대 소식을 접하는 마음이 복잡했다. 뉴욕에서도, 바르셀로나에서도, 서울에서도 공공자전거는 시민은 물론 관광객도 저렴하면서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서울에서는 한 시간에 10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활용할 수 있지 장애를 ‘없애는 기술’보다 ‘존중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김은남 기자 “책의 시작은 황우석 교수 사건이었어요.”〈시사IN〉과 동네책방이 함께하는 ‘읽는당신×북클럽’ 2차 북토크가 지난 10월21일 온라인으로 열렸다. 10월의 추천 책 〈사이보그가 되다〉(김초엽·김원영 지음, 사계절 펴냄)를 함께 읽고 토론하는 자리에 저자로 참여한 김원영 변호사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그는 뼈가 제멋대로 자라는 골격계 질환을 타고났다. 어린 시절 공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른바 ‘인서울’ 대학에 진학했다. 나름 우쭐할 만한 인생역정. 그런데 대학 입학 후 장애인 운동을 접하면서 충격이 찾아왔다. 과 50년 전 2인조 총기 강도, 그들은 태양을 쏘았다 김형민(SBS Biz PD) 〈별들의 고향〉 〈바람 불어 좋은 날〉 〈바보선언〉 〈어둠의 자식들〉 등 문제작을 남긴 이장호 감독은 1980년대 초반, 사정상 영화 두 개를 동시에 찍어야 했던 적이 있어. 고민 끝에 이장호 감독은 ‘선택과 집중’을 한다. 영화 하나를 거의 버리다시피 한 거야. 흥행 결과 역시 정직하게 나왔어. 〈어둠의 자식들〉은 빅히트를 쳤지만 감독이 ‘버린’ 〈그들은 태양을 쏘았다〉는 흥행에서 참패했으니까. 〈그들은 태양을 쏘았다〉는 1970년대 중반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2인조 총기 강도를 영화화한 것이었어. 이름은 이종대와 문도석.이종대 메이저리그 전광판의 ‘암호 같은 숫자’, 어라 저게 뭐지? [경기장의 안과 밖] 최민규(한국야구학회 이사) 10월15일(한국 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LA 다저스는 오라클파크에서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최종 5차전을 치르고 있었다. 자이언츠 선발투수 로건 웹은 5회 초 2사에서 다저스 8번 타자 크리스 테일러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경기 다섯 번째 탈삼진이었다.웹이 테일러를 상대할 때 이 경기를 중계하던 MLB 네트워크 화면에는 박스형 그래픽이 떴다. ‘드래프트킹스│로건 웹 총삼진 O/U 4.5│오버 –155 언더 +125’라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암호 같은 숫자들은 스포츠베팅 관련 지표다. 드 정신과 육체를 나눌 수 없는 게 인간이다 [여여한 독서] 김이경(작가) 오랜만에 연극을 봤다. 장애인 극단 다빈나오의 〈소리극 옥이〉. 장애인의 공연을 보는 것도 소리극이란 것도 처음이었다. 궁금증뿐 기대는 없었는데 그러나 그 이상이었다. 나무 그림자 뒤에 수어 통역사 두 명과 무대 해설자, 노래와 악기를 연주하는 이들이 배경처럼 자리한 무대는 단출하면서도 그윽했고 이야기 또한 담백하면서 웅숭깊어 보는 내내 가슴이 시큰거렸다.시각장애인 옥이는 트랜스젠더 은아의 카페에서 엄마가 녹음해준 이야기를 점자책으로 만든다. 엄마는 지금 의식불명 상태. 병원에서 위독하다는 전화가 걸려오지만 옥이는 받을 엄두를 내지 “같은 편끼리 왜 이래?” 바이든 발목 누가 붙잡나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우군 공화당 내의 정적들을 가리켜 종종 ‘리노(Rino)’라고 조롱하곤 했다. Rino는 ‘Republican in name only’의 줄임말로 ‘이름만 공화당원’이란 의미다.민주당원인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디노(Dino·Democrats in name only)’, 즉 ‘이름뿐인 민주당원’이라고 욕설을 퍼붓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취임 벽두부터 자신의 국정과제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은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두 명이 있다.문제의 인물은 웨스트버지니아주 출신인 조 맨신 저널리즘과 ‘처널리즘’ 한 끗 차이가 크네 [미디어 리터러시] 오세욱(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기사는 ‘사실(fact)’을 전달한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으면 기사를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사실’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을 말한다. 그런데 이 사실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실제로 벌어진 일을 전달하더라도 그것이 사실인지는 전달하는 그 사람만이 안다. 현장에 없었던 기자는 그 목격자의 발언을 믿을 수밖에 없다. 어떤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는 기사의 경우도 추후 숨겨진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로 유명한 칼 번스타인이 “기사는 최선을 다해 얻을 윤무 레퀴엠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반려견 입장 가능하십니다.” “와아 감사합니다.” [반려인의 오후] 정우열(만화가·일러스트레이터) ○○○입니다~.아 저기 혹시, 반려견을 데리고 들어갈 수 있나요?하아아… 아뇨, 죄송합니다. 동물 입장은 안 됩니다.아… 네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아직 가보지 않은 식당이나 카페 같은 곳에 갈 땐 먼저 전화로 개의 출입 가능 여부를 묻곤 한다.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들었는지 가게 주인(인지 직원인지 모르지만)의 한숨이 꽤 길었다. 개가 들어와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쪽의 처지는 그럭저럭 알 것 같다. 털이 날릴 것이다. 바닥에 볼일을 볼지 모른다. 짖거나 뛰어다니거나 의자 다리를 물어뜯거나 하여튼 뭔가 말썽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 [비장의 무비] ‘낯설지만 날 선’ 로맨스가 궁금하다면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음악을 맡은 밴드 스파크스가 연주를 시작한다. 두 주연배우가 노래를 부르며 계단을 내려온다. 노래를 따라 부르는 다른 배우들과 함께 거리로 나선다. 뮤지컬 영화다운 시작. 일단, 여기까지는.여자 안(마리옹 코티아르)은 아주 잘나가는 오페라 가수다. 남자 헨리(애덤 드라이버)는 요즘 잘나가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자신의 쇼가 끝나자마자 오페라 극장으로 달려가는 남자. 파파라치에 둘러싸인 채 남자를 반기는 여자. 로맨스 영화 같은 전개. 그래, 아직까지는.여자가 묻는다. “공연 잘했어?” 남자가 대답한다. “죽여줬지. 다 파괴하고 끝 “한국 교회의 구조가 ‘전광훈 세력’을 낳았다” 주하은 기자 지난 8월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인근 도로에서 ‘8·15 문재인 탄핵 1천만 국민 1인 걷기 캠페인’에 참여한 한 무리의 노인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었다. 경찰에 가로막힌 노인들은 단체로 찬송가를 부르며 항의의 뜻을 표출했다.이로부터 40여 일이 지난 10월3일 오전에도 광화문에선 여전히 찬송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교보문고 옆 녹지는 유튜브로 전광훈 목사의 예배를 시청하는 신자들 차지가 됐다. 사랑제일교회 폐쇄 이후 시작된 ‘1인 예배’는 10월24일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2019년 한국기독사회문제연구원이 발표한 ‘주요 사 카카오, 왜 공공자전거 사업에 기웃거리나 안산·김다은 기자 카카오는 왜 공유자전거 사업을 확장하려 하는 걸까?(제739호 ‘‘따릉이’와 ‘페달로’가 민간업체로 넘어가면 벌어질 일’ 기사 참조) 지난 8월 열린 ‘카카오 2021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한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6월 시외버스, 기차, 셔틀에 이어 항공 서비스를 론칭하며 종합 교통 플랫폼의 완성에 한 걸음 다가섰다.” ‘종합 교통 플랫폼의 완성’이란 광역교통수단부터 퍼스트-라스트마일(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 전후의 구간) 교통수단에 이르기까지, 한 플랫폼 안에서 해결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