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권 선거’ 불사한 고집 공수표 된 민생토론회 김동인 기자 “제가 3개월 동안 이동한 거리가 서울-부산 왕복 10배가 넘는 5570㎞다.” 4월4일 윤석열 대통령은 1월4일부터 24차례 개최한 ‘민생토론회’를 자평하며 이렇게 말했다. 3개월 동안 전국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만나 민심을 경청했다는 뜻이었다.4월10일 제22대 총선 직전까지, 대통령실은 민생토론회라는 형식에 집착했다. 각 회차마다 굵직한 정책 발표가 잇따랐다. 총 24차례 가운데 20번은 서울이 아닌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민생토론회가 끝난 이후에는, 4월2일부터 총선 전날인 4월9일까지 각종 후속조치 점검 초3부터 직장인까지 의사가 되려 한다 이상원 기자 수요일 낮 3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는 기이한 침묵이 흘렀다. 거리에 사람은 많았다. 노란색 밴에 탄 초등학생부터 시내버스를 채운 고등학생까지 학생들이 계속해서 대로로 쏟아져 나왔다. 일부는 길가의 큰 학원 건물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골목에 입간판을 세운 상가로 향했다. 대부분 말없이 발걸음을 재촉할 뿐 10대 학생 특유의 떠들썩한 소리를 내는 이는 드물었다. 탕후루를 먹으며 걷는 학생조차 얼굴은 굳어 있었다. ‘DFLHS’라고 적힌 체육복이 특히 많이 보였다. 올해 서울대 합격자를 전국 두 번째로 많이 배출한 한 외국어고등학 달러 대비 원화 가치 1400원대로 갈까? 이종태 기자 ‘한국 원’의 가치가 폭락했다. 원화 가치는 4월16일 오전, 심리적 저지선인 1달러당 1400원까지 하락했다가 1392원으로 마감되었다(1300원에 사던 1달러를 1400원을 줘야 산다면, 원화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원화 가치가 1400원대까지 내려간 것은 2022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원화는 올해 들어 4월16일까지 달러화에 대해 7.5%나 떨어졌다. 4월 들어 하락 폭은 2.7%다.같은 날, 코스피 지수는 2.28% 떨어졌다. 장기 차입비용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614%로 5.3bp(0.053%포인트) 바보야, 문제는 여론조사가 아니야 장슬기 (MBC 데이터 전문기자) “이번 총선을 생각하면 어떤 감정이 드십니까?” 총선 직전인 3월25~28일 실시한 MBC 패널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절반은 ‘분노(47%)’라고 답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새로운 국회 구성원을 내 손으로 뽑는 희망적인 과정에서 느끼는 주요한 감정이 ‘분노’라니. 2년 전 대통령 선거의 주재료였던 ‘전례 없던 비호감’이 푹 고아져 상대 진영에 대한 ‘분노’로 찐득해진 걸까.175석, 108석, 그리고 12석. 누구의 의지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전선은 100석에서 형성됐고, 전선을 뚫지 못한 쪽 한국은행 총재님에게 물정을 알려드립니다 이오성 기자 한국은행 총재가 놀라운 발언을 내놓았다. 4월12일 통화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였다. 이창용 총재는 “기후변화 이런 게 심할 때 생산자 보호를 위해 지금 같은 정책을 계속할 것이냐, 아니면 우리가 (농산물) 수입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 기후변화 등으로 생기는 구조적인 변화에 대해 국민의 합의점이 어딘지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 됐다”라고 말했다.인플레이션의 원인이 국내 농산물 가격 상승 탓이므로 외국 농산물을 대폭 수입하는 걸 생각해보자는 말이다. 여기에는 언제까지 정부가 국내 농가를 보호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담겨 있다. 학생 다툼 뒤 날아온 수천만 원 손배 소장 홍민정 (변호사) 2013년 변호사 개업 신고를 하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라는 시민단체에서 만 10년을 일했다. 교육 관련 법과 제도 개선에 몰입하다가 공동대표 임기를 마치고 송무 시장에 발을 들이니 못 보던 것들이 보였다. 10년 전과 비교해볼 때 교육 현장에 변호사의 진입이 많아졌다. 폭력에 대한 민감성, 권리의식 신장과 더불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이 그 단초가 되었다.변호사의 조기 개입이 사건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학교 공동체를 회복으로 이끄는 모양새이면 좋으련만 최근에 들은 이야기는 달랐다. 장난으로 시작했다가 감정이 이란과 이스라엘 누가 전쟁을 원하는가 김영화 기자 “중동이 벼랑 끝에 있다. 전 세계가 더는 전쟁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4월14일(현지 시각)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국 영사관을 공습받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드론과 미사일 300여 개를 이용해 대규모 보복 공습을 감행한 다음 날이었다. 이스라엘은 드론과 미사일 99%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기로에 놓였다는 관측까지 나온다.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의 박현도 교수는 국내 이슬람·중동 사막 도시, 물에 잠기다 김연희 기자 도로 위 차량 수십 대가 물에 잠겨 있다. 운전자들은 급하게 차를 버리고 대피한다. 활주로를 지나가는 비행기가 물보라를 일으킨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허브 공항의 운영이 일시 중단된다. 사막기후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벌어진 일이다.4월16일(현지 시각) 두바이에 120㎜ 넘게 비가 내렸다. 1년치 강수량이 12시간 만에 쏟아졌다. 평소 비가 거의 오지 않아 폭우 대비 시설이 부족한 도시는 물바다가 되었다. 아랍에미리트 국립기상센터에 따르면, 1949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로 75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 “나는 이제 기생수를 완전히 잊기로 했다” 임지영 기자 연상호 감독은 1년에 각본 두 편을 쓰기로 정해놓았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렇게 한다. “스스로에게 외주를 준다고 보면 된다. 외주를 주면 하기 싫어도 어떻게든 하게 된다.” 그렇게 쓴 각본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이 중 일부는 직접 연출한다. 모두 대중과 만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안 되면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인다”. 다작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연상호 감독에게 쏟아지는 질문 중 빠지지 않는 건 이런 종류다. ‘다작의 동력은 무엇인가.’ ‘(이제) 그렇게까지 쓰지 않아도 되지 않나.’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내 이름은 ‘스코티’ 지상 최대 티라노지 김연희 기자 올해, 공룡 연구는 200주년을 맞이했다. 1824년 영국 옥스퍼드셔 카운티에서 거대한 턱뼈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화석이 발견되었다. 공룡(Dinosaur)이 수천만 년의 세월을 뚫고 호모 사피엔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거대한 도마뱀이라는 뜻에서 ‘메갈로사우루스’라 불린 최초의 화석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000여 종의 공룡이 확인되었다.티라노사우루스는 그 가운데 단연 슈퍼스타이다. 공룡 연구 200주년을 기념해 가장 큰 티라노사우루스 ‘스코티(Scotty)’가 한국에 온다. 경기도 과천시에 자리한 국립과천과학관은 4월 미세 좌절의 시대 그래서 읽고 쓴다 김영화 기자 녹음 버튼을 누르자 장강명 작가가 말했다. “저도 ‘클로바 노트’ 많이 써요.”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AI 서비스로, 녹취할 일이 많은 기자들이 자주 쓴다. 그에게도 지난해 말부터 열중하고 있는 취재가 있었다. AI에 관한 논픽션을 쓰기 위해 전현직 바둑 기사 30여 명을 인터뷰했다. 알파고 대전이 8년 전 일이다. “AI 기자나 AI 소설가가 나오면 곧 언론계, 문학계 종사자들이 아노미를 느낄 텐데, 그런 일이 바둑계에 먼저 있었던 거잖아요. 바둑기사들은 그때 무엇을 느꼈고, 바둑 두는 법은 어떻게 바뀌었나 알고 싶었어요.”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여왕은 떠나고 총리는 바뀐다권석하 지음, 안나푸르나 펴냄“한국인이 아는 영국은 잘못된 영국이 많습니다.”지은이는 1982년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영국에 가서 현재까지 살고 있다. 40년 넘게 영국에 살며 한국인의 눈에 비친 영국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영국과 유럽 문화에 대해 여러 매체에 기고했다. 영국 국기 유니언잭은 서울의 어느 카페 소파 쿠션에도 있고, 머그잔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막상 영국에 대해선 잘 모르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소감이다. 예를 들어 영국 왕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말이 그렇다. 영국의 모든 법률은 먼저 좋은 노래를 많이 주고 할 말 변진경 기자 “엄마 앞에서 짝짜꿍/ 아빠 앞에서 짝짜꿍/ 엄마 한숨은 잠자고/ 아빠 주름살 펴져라(‘짝짜꿍’, 원제는 ‘우리 애기 행진곡’).” 온 국민이 아는 이 동요를 지은 사람은 정순철 작곡가(1901~?)이다. 1920~1930년대 윤극영·홍난파·박태준과 함께 ‘4대 동요 작곡가’로 불린 근대 음악가이자, 방정환과 함께 ‘색동회’를 만들고 어린이 인권과 문화 증진에 앞장선 교육자·어린이 운동가였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로 시작하는 ‘졸업식 노래’도 그의 작품이다.1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노래는 아직 불리는데 ‘정순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스포츠 영화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2018년 US 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 스물네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리는 서른일곱 살 세리나 윌리엄스와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꿈꾸는 스물한 살 오사카 나오미가 맞붙었다. 세트 스코어 2-0. 오사카 나오미 승리.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우승한 최초의 일본인 선수’가 탄생하는 순간.승패를 결정한 건 선수였지만 흐름을 바꾼 건 선수가 아니었다. 코치와 심판이 사실상 ‘게임 체인저’였다. ‘경기 중엔 선수에게 어떤 지시도 내려선 안 된다’는 대회 규정을 어기고 관중석에서 손짓으로 사인을 보낸 세리나 윌리엄스의 코치 늙은 농민과 젊은 기후활동가 이오성 기자 얼마 한 단체의 창립 기념행사에 다녀왔다. 농산어촌에서 미래의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애써온 단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날 청년세대를 보기는 어려웠다. 이제는 백발이 된 ‘농민 활동가’의 모습을 반갑게 맞았을 뿐이다. 농촌이 고령화되는 만큼 농민 활동가도 고령화되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기후위기 관련 행사는 완전히 다르다. 대다수가 청년세대다. 스타트업 창업자, 금융 투자자도 관심을 보인다. 단체 활동가 중에는 변호사, 고학력 유학파도 있다. 이들은 낯선 외국 자료를 가공해 눈길 가는 보고서를 작성할 줄 안다. 공동체의 미래를 위 책 보는 이가 적어도 시 읽는 이가 줄어도 장일호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4월18일 발표한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중 책을 단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의 비율인 종합독서율은 43%. 10명 중 6명은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 와중에 창비시선이 500호, 문지 시인선이 600호를 펴냈다. 임지영 기자가 그 의미를 짚었다.시집이 꾸준히 나온다는 게 어떤 면에서는 경이롭다.시의 전성기가 언제였는지 궁금증이 있었는데 문지 시집의 경우 대부분 출간된 해에 재판을 찍는다고 했다. 꼭짓점의 전성기보다 꾸준히 찾은 독자들이 있다는 의미이고 역사가 쌓여 구간의 ‘계단뿌셔클럽’의 명랑 계단 정복기 김영화 기자 맛집을 갈 땐 1층인지, 아니면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인지부터 확인한다. 혹여 건물 앞에 5㎝ 문턱이라도 있다면 갈 수 없다. ‘핫플’로 불리는 동네였지만 휠체어 이용자에게는 식당 찾는 게 늘 일이었다. IT 회사에서 일하던 박수빈씨(35·오른쪽)와 이대호씨(34)는 점심을 먹으며 자주 푸념했다. “앱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는 시대인데, 왜 도대체 이런 서비스는 없는 걸까요?” 지도 앱에 올라와 있는 맛집 리뷰처럼 계단 정보도 알 수 있으면 했다. 기획력 좋은 박수빈씨의 제안에 “한번 사이드 프로젝트로 해보자”라며 이대호씨가 화답했 인공지능과 민주주의가 만난다면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AI 시대의 정치이론마티아스 리스 지음, 박성진 옮김, 그린비 펴냄“인공지능은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인가?”‘생성형 인공지능’이 출현한 이후 세상의 속도가 훨씬 빨라진 느낌이다. 인공지능은 예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기능으로 인간의 정신적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모르는 사이 정치에도 끼어들기 시작했다. ‘내’가 남긴 여러 데이터로 ‘나’의 정치 성향을 분석한 뒤 맞춤형 광고를 보낸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사회적 대립을 고조시키는 내용이지만 격렬하게 재미있는 동영상들을 추천해 나의 정치 성향을 더욱 과격하게 만들어준다. 철학박 “주민들이 다 함께 씩씩이를 살렸습니다” [사람IN] 김다은 기자 두 달 전 태어난 고양이 씩씩이는 얼마 전 죽을 고비를 넘겼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을 가로지르는 20m 높이의 고가도로(내부순환로) 아래에 나흘간 갇혀 있었던 것이다. 홍제천 산책을 나온 주민들이 상공에서 나는 가느다란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고 씩씩이를 발견했다. 3월16일, 아직 도톰한 겉옷을 입어야 하는 쌀쌀한 초봄이었다. 밤에는 4℃까지 기온이 떨어졌다. 어미 없는 새끼 고양이가 밥도 물도 없이 홀로 견디기엔 추운 날씨였다.주말 내내 중고거래 앱 ‘당근’의 동네생활 게시판에는 씩씩이를 구조할 방법을 찾는 글이 올라왔다. 며칠 녹색정의당의 퇴장, 김준우 대표 “함께 해법 찾겠다” 이은기 기자 심상정 의원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의 5선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이번 총선에서 심상정 녹색정의당 의원(경기 고양갑)은 18.4%로 낙선했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45.3%), 한창섭 국민의힘 후보(35.3%)에 이어 3위다.정치인 심상정은 한국 진보정당이 낳은 최대 정치 자산이다.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제17대 국회에 입성했다. 제19~21대 총선에서는 지역구에서 내리 세 번 당선됐다. 진보정당 소속으로는 유일한 4선 정치인이다.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는 진보정당 역대 최고 득표율 6.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