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이 실패한 이유 [대국민 검찰 인식조사 ③] 이오성 기자 지난 기사(〈시사IN〉 제843호 ‘윤석열 정부 겨누는 칼, 끓어오르는 반검 정서’ 기사 참조)에서 여론조사 결과 우리 사회에 강한 ‘반검찰 정서’를 가진 이들이 약 57%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검찰 독재’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검사들이 정부 요직에 많이 진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다수 출마하는 것에 대해서도 3분의 2 넘는 응답자들이 반대했다.이제 이번 검찰 인식 여론조사 기획의 마지막 기사를 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검찰개혁을 보통 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검찰개혁이 실 윤석열 정부 겨누는 칼, 끓어오르는 ‘반검 정서’ [대국민 검찰 여론조사 ②] 이오성 기자 지난 기사(〈시사IN〉 제842호 대국민 인식 여론조사 ‘검찰을 묻다’ 참조)에서 검찰에 대한 첫 번째 인식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검찰에 대한 이미지, 그 이미지를 변화시킨 사건, 돈 문제, 언론과의 관계 등 여론을 살펴보며 검찰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밝혔다. 이번 호에는 ‘윤석열 정부와 검찰’ 편을 쓴다.지난 기사의 마지막 질문으로부터 글을 시작해보자. 우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진술을 익명으로 제시하고 그에 관한 생각을 물었다. ‘익명’을 택한 이유는 개인에 대한 호불호가 응답에 영향을 끼칠 것을 배제하 윤석열 정부는 ‘검찰공화국’인가, 시민들에게 물어봤다 [대국민 검찰 여론조사 ①] 이오성 기자 대한민국 검사(檢事) 수는 약 2100명이다. 전체 국민의 약 0.004%에 불과하다. 평범한 사람은 살면서 검사를 만날 일도 거의 없는데, 우리 사회에서 검사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선출직이 아니면서도 일반 공무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권한이 주어졌다. 그만큼 책임 또한 크다. 검찰청법은 검사를 ‘공익의 대표자’라고 정의한다.1990년대 문민정부 이후 국가안전기획부 같은 음지의 정보기관이 힘을 잃은 자리에 검찰이 등장했다. 우리 사회는 공적 갈등의 해결을 검찰에 맡기기 시작했다. 피의자를 조사하는 수사권, 그리고 그 피의자를 재판에 참사 1년, 시민들은 여전히 두렵다 [기자들의 시선] 이오성 기자 이 주의 여론조사이태원 참사 1년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우리 시민 10명 중 7명 이상(74%)은 여전히 ‘군중 속에서 발생하는 인파 사고’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거나(64%)’ ‘붐비는 곳에 가면 압사 사고가 발생할까 두렵다(63%)’는 인식도 절반이 넘었다. 47%는 ‘압사 사고 관련 사진이나 영상을 본 후, 큰 충격과 트라우마를 겪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응답자 64%는 ‘이태원 사고 발생 원인, 수습 과정, 후속 조치 등 진상규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한국은 ‘탄소 제국주의’ 시대의 식민지가 될 것인가 이오성 기자 2023년 10월은 인류사에서 꽤 중요한 날로 기억될 것이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타국에 무역 압박을 가하는 제도가 시작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유럽연합이다. 10월부터 유럽연합(EU)은 자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탄소비용’을 매기는 시스템을 시행했다. 철강·알루미늄·시멘트·전력·비료·수소 등 6개 품목이 대상이다.이 사상 초유의 제도 이름은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이다. 줄여서 CBAM이라고 부른다. 낯설고 복잡한 이름이지만, 나라 간에 사고파는 상 중국이라는 플랫폼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기자의 추천 책] 이오성 기자 한글날이 얼마 전이었으니 이런 이야기를 해보자. 한글을 만들 수 있었던 요인은 뭘까. ‘어린 백성’을 생각하는 왕의 ‘애민정신’이 가장 큰 동력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요인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고려시대 지식인들이 그 시기 국제도시였던 베이징에 머물면서 다양한 표음문자를 접했던 경험이 조선시대 한글 창제에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것이다.요즘 이런 주장을 하면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 한글 창제에 중국이 영향을 미쳤다니, 불쾌해할 분들이 꽤 있을 거다. 어떤 역사·문화적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인접한 두 나라가 서로 영향을 끼쳤으리라는 몽골 사람들이 한국을 좋아한다고? [프리스타일] 이오성 기자 몽골 사막화 문제를 취재하러 현지에 다녀왔다. 왕복 12시간씩 차를 타느라 고생했던 걸 빼면 뜻깊은 경험이었다. 선진국이 초래한 기후위기가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고 있음을 확인한 여정이었다.또 다른 궁금증도 있었다.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몽골 관련 콘텐츠는 대개 ‘국뽕’이다. 몽골에 한국 편의점이 넘쳐나고, 한국인이 지나가면 한국말로 말을 거는 등 한국에 무척 우호적이라는 내용이다. 왜 그런지 설명은 부족했다. 나 역시 기사 서두에 ‘한류의 인기에다 많은 몽골인이 한국 체류 경험이 있는 까닭에 한국 문 올여름 봤던 몽골의 초원, 앞으로도 안녕할까요? 울란바토르·어기노르/이오성 기자 몽골에 관해 인기 있는 콘텐츠는 대개 둘 중 하나다. 여름철 몽골의 드넓은 초원에서 은하수를 본 이야기, 그리고 이 나라 시민들이 한국을 유독 좋아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수도인 울란바토르에는 CU와 GS25 등 한국 편의점이 500곳 넘고, 한국 음식점도 즐비하다. 한국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 길에서 함부로 몽골에 대한 흉을 봐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 여행 팁이다.몽골 사람들이 왜 한국에 우호적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예의 케이팝, 드라마 등 한류의 인기에다 전체 인구 330만명 중 5만명 이상(2 캐시미어 쇼핑이 몽골에 끼치는 영향 이오성 기자 몽골 울란바토르의 랜드마크인 수흐바타르 광장. 거대한 칭기즈칸 동상이 서 있는 이 광장 오른편에 꽤 큰 쇼핑몰이 있다. 한국인 관광객으로 바글대는 이곳은 캐시미어 쇼핑몰이다. 최고급 의류의 대명사인 캐시미어의 원료는 주로 염소 털이다. 특히 몽골 염소의 털을 최고로 친다.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몽골에서 자라는 염소의 겨드랑이와 가슴에서 털이 새로 자라는데, 이 털을 뽑아 캐시미어 제품을 만든다. 몽골 현지 쇼핑몰에서도 목도리 하나에 10만원이 훌쩍 넘을 정도로 고가에 팔린다. 한국에서는 이보다 비싼 탓에 몽골 여행객들은 캐 ‘월 6만5000원’ 교통카드, 효과 있을까? [기자들의 시선] 이오성 기자 이 주의 평가9월15일은 삼성전자가 기업에서 쓰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며 're100'을 선언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독일의 비영리기관인 신기후연구소가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6월30일 발표)를 분석한 결과, 1년 만에 배출량을 59% 감소시켰다는 삼성 측의 주장은 다소 과장되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신기후연구소는 또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 삼성은 RE100 달성을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후환경단체인 플랜1.5 역시 삼성전자가 BAU(배출전망치)에 작은 절간이 야단법석이다, 그래도 살 만한 세상이라서 남원/글 이오성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 왜 그럴 때 있잖은가. 반복되는 일상에 넌덜머리가 나거나, 아무리 공들여 일해도 뭐에 씐 것처럼 번번이 엎어지거나, 무엇보다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에서 처절하게 나가 떨어질 때. 그럴 때마다 상처 입은 짐승처럼 으르렁대다 생각한다. 어디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숨어버리고 싶다.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쓴 활동가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발 딛고 선 하루하루가 각박하다. 쉴 곳도, 숨을 곳도 별로 없다. 밀려드는 일, 동지들끼리 쌓여가는 갈등, 전망이 보이지 않는 매일이 발목을 잡는다. 휴식은 언감생심. 어려운 이들을 위해 복무해야 한 헌신적이었던 24년 차 교사는 왜 교단을 떠나려 하나 이오성 기자 2000년 9월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올해로 24년 차 사회 교사다. 교편을 잡는 동안 학교 안팎에서 꽤 인정받는 사람이었다. 2013년에는 교사가 아이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자기 사연을 들어 생생하게 쓴 책 〈마음 일기〉를 펴냈다.이 책은 한 교사의 분투기이자, 교육 현장 르포이자, 학생·교사·학부모에게 띄우는 편지였다. 100차례 정도 강연을 다닐 만큼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이 교사는 교권 침해 사건의 피해자가 되어 휴직 중이다. 전라남도의 한 고교 교사 장혜진씨 이야기다.2년 전 3월, 새 아스파탐은 죄가 없다, ‘단맛 중독’이 문제일 뿐 이오성 기자 어제 저녁 당신은 친구들을 만나 막걸리에 돼지고기 수육을 먹었다. 맛있게 담근 보쌈김치와 오징어 젓갈도 곁들였다. 밑반찬으로는 고사리 나물과 고구마 튀김이 나왔다. 중간중간 담배를 피웠고 입가심으로 제로콜라도 한 잔 마셨다. 이렇게 당신은 어제 저녁 총 8종의 ‘발암성’ 식품을 섭취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그렇다.7월14일 IARC가 결국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2주 전인 6월30일 로이터에서 이를 예측하는 보도가 나오면서 아스파탐에 대한 관심이 커질 대로 커진 터였다. 2023년 여름 지리산 난개발 리포트 구례·남원 이오성 기자 수명을 다한 굴삭기 고무벨트가 산 중턱에 버려져 있었다. 아직도 땅은 굴삭기에 파인 자국으로 선명했다. 얼마나 많은 나무가 잘려 나갔을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지리산국립공원과 겨우 170m가량 떨어진, 고개를 들면 노고단으로 향하는 길목인 성삼재가 올려다보이는 곳이었다.3월 말 어느 아침이었다. 전남 구례군 산동면 관산리 사포마을 주민 박홍진씨는 산책을 나왔다가 마을 뒷산 소나무 숲이 통째로 사라진 걸 목격했다. 한 군데가 아니었다. 뒷산 곳곳 소나무 숲이 잘려 나갔다. 벌목 작업을 하던 인부들에게 물어보니 “소나무 재선충 방제 작 보건의료노조가 요구하는 것 [기자들의 시선] 이오성 기자 이 주의 조사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7월12일 ‘농어업·농어촌 정책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많은 국민이 고령화와 일손 부족(47.7%), 비싼 농축산물 가격과 복잡한 유통구조(42.5%) 등을 농업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또 수입 농산물보다 비싸더라도 국산 농산물을 먹겠다는 응답은 쌀(71.9%), 고추·마늘 등 양념 채소류(68.3%), 두부·된장 등 콩 제품(67.4%) 순으로 나타났다. 양곡관리법 이후 논란이 된 쌀값 유지 정책에 대해 농어업인들은 정부의 쌀 수매(22.8%), 타 작물 전환과 기후위기 진지하게 알고 싶다면 이 책부터 보세요 [기자의 추천 책] 이오성 기자 기후위기를 이해하고 싶다면 두 가지 사실만 알면 된다. 첫째,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열을 가둔다. 둘째, 인간은 화석연료를 태우는 행위 등으로 점점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방출해왔다. 즉 인간이 기후위기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IPCC)’ 역시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이미 2007년에 지적했다.지금이야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부정하는 이들은 거의 없지만, 사실 기후위기 문제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시민권’을 얻게 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인간이 지구온난화를 윤 대통령의 모내기에 농민들이 뿔난 이유 이오성 기자 대통령이 모내기를 했다. 6월7일 충남 부여군에서였다. 품종마다 다르지만, 통상 6월 초까지가 모내기 적기임을 감안하면 다소 늦은 모내기다. 주요 언론에는 대통령의 모내기 풍경이 훈훈하게 보도됐지만, 그 주변에서 농민들의 격앙된 시위가 벌어졌다는 사실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농민들이 모인 곳은 부여군 비정3리 마을회관 앞. 대통령 일행이 모내기 행사장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당시 현장을 취재한 〈한국농정신문〉에 따르면, 부여경찰서장이 직접 나서 농민들과 몸싸움을 하며 부딪쳤다. 도로변에 있던 농민들은 경찰에 밀려 마을회관 앞으로 자 MB와 놀랍도록 닮은 윤석열 정부의 ‘환경 역주행’ 이오성 기자 어떤 사람들에게는 앓던 이가 빠진 1년이었고, 다른 이들에게는 유례를 찾기 힘든 역주행 1년이었다. 외교 문제처럼 굵직한 이슈에 가렸지만, 윤석열 정부의 환경⸱기후 정책 또한 커다란 논란을 일으켰다.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환경부의 ‘태세 전환’이다.가장 최근 이슈는 제주 제2공항 문제였다. 제주 제2공항은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인근 지역 약 5.5㎢ 부지에 3.2㎞ 길이의 활주로 한 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현재 운영 중인 제주공항보다 약 1.5배 더 큰 면적이다. 이미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해양생태계 훼 의사와 간호사, 헤게모니 싸움이 시작된 걸까 [프리스타일] 이오성 기자 지인 중에 의사가 있다. 진보 성향 의사 단체에서 활동해왔고, 지역사회에서도 존경받는 이다. 그랬던 그가 간호법에 대해서 강경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이유를 들어보니 주류 의사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 주장과 별다르지 않았다. 간호법은 간호사 직역만을 위한 법이고, 그 결과 보건의료체계가 흔들릴 것이라는 이야기였다.간호법 논쟁에서 의사 개인의 목소리를 듣기가 어려웠다. 상당수가 반대하기도 하거니와 찬성한다 해도 실명으로 직접 의견 내기를 주저했다. 그렇다 보니 강원도의 왕진 의사 양창모씨가 〈한겨레〉에 쓴 ‘의사인 내가 간호법을 지지하는 2023년 간호사들이 싸우는 진짜 이유 이오성 기자 첫 번째 거부권 때와는 달랐다. 대통령의 두 번째 거부권은 일을 크게 만들었다. 농민을 상대로 한 양곡관리법 때와 달리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간호사들이 ‘준법투쟁’ 등 사상 초유의 단체행동에 나서면서 그간 의료계에 누적돼온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당장 불거진 것은 이른바 ‘PA 간호사’ 문제다. PA(Physical Assistant) 즉 진료보조 간호사는 공식적으로는 없는 직종이다.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채혈, 봉합, 대리수술, 기관 삽관 등 의료행위는 의사가 하지 않으면 불법임에도 이들 PA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