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조선인 시인은 왜 4·3의 ‘승화’를 반대하나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일본 도쿄(4월20일)와 오사카(4월21일)에서 제주4·3 76주년 추도식이 열렸다. 올해 도쿄의 추도식은 재일조선인 시인 김시종의 강연과 현기영의 4·3 소설 〈순이 삼촌〉을 오페라로 창작한 ‘순이 삼촌’의 갈라 콘서트로 구성되었다. 그의 시 〈웃다〉 낭송으로 추도식이 시작됐다.‘기억에는 기억을 멀어지게 만드는/ 기억이 있다./ 긴 세월 동안 뒤섞이고 쌓여서/ 그 순간 순간이 또 다른 장면으로/ 변하기도 해서/ 잠들 수 없는 밤의 모처럼의 잠을/ 방해하고 만다./ 돌이켜보면 다시금 똑같은/ 쫓기다 숨던 공포에 떠는 꿈이다(〈웃다〉 재난의 공동체 무정과 동정을 넘어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정조 1년(1777년) 초여름 가뭄이 심했다. 정조의 일기 〈일성록〉 5월15일자에 가뭄 이야기가 나온다. 왕이 말했다. “어제는 비가 올 듯한 기미가 매우 다분했는데 끝내 비가 내리지 않았으니 너무도 안타깝다. (중략) 천시(遷市, 시장 옮기기)는 몇 차에 행하는가?” 예조판서 홍낙성이 대답했다. “11차에 행한다고 합니다.” 왕이 한탄했다. “선조(先朝)께서 늘 중대하고 어려운 일로 생각하여 거행하지 않았었다.”농경사회에서 가뭄은 심각한 위기였다. 통치의 기초가 흔들리는 재난이 될 수도 있었다. 뭐라도 해야 했다. 천시 또는 사 쥰 : PART 2 굽시니스트 스파이와 영화감독 하는 일은 비슷하다 임지영 기자 사춘기 시절 박찬욱 감독은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를 읽고 반했다. 이 책은 1963년 영국의 첩보 소설가 존 르 카레가 쓴 소설로 냉전시대 이중 스파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거대한 거짓말’을 창조하고, 그 거짓말을 ‘진짜’로 만들기 위해 치밀하게 설계하는 스파이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대립하는 가운데, 거기 어딘가에서 톱니바퀴로 종사하던 한 개인이 비극적으로 파멸한다는 이야기에 깊숙이 빠졌다.왜 그렇게 빠져들었는지 설명하기 어려웠는데 지금 와서 보니 스파이 소설을 좋아하는 성향과 자신을 영화감독으로 새를 찾아보세요 당신의 아파트에서 김연희 기자 아파트는 삭막한 도시의 상징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자연이 꿈틀대는 탐험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새를 관찰하는 탐조인(探鳥人)들에게 그렇다. 인공화된 도시에서 아파트 단지는 작은 숲 구실을 한다. 그곳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며 살아간다. 아파트는 인간만의 보금자리가 아니다.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탐조책방’은 국내 1호 탐조 전문 독립서점이다(제823호 ‘새 관찰이 처음이라면 탐조책방을 찾자’ 기사 참조). 2021년 4월 문을 열었다. 책방 주인이자 생태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는 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