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왜 말이 많은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나 [프리스타일] 이상원 기자 말이 많은 취재원은 대부분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야기를 캐내야 하는 기자로서는 이런 상대가 편하고 고맙다. 정구도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이사장은 근래 만난 취재원 중 가장 말이 많은 이였다. 질문 하나에 30분, 40분 이상 답이 이어졌다. 하지만 수다스러운 사람들과는 어딘가 달랐다. 말을 즐기는 이들의 이야기는 여기저기 가지를 뻗어나가는데, 정 이사장의 화법은 깔때기를 연상케 했다. 모든 이야기가 72년 전 그날 노근리 사람들이 얼마나 억울하게 죽었는지, 국가가 이들을 얼마나 소홀하게 대접했는지로 귀결됐다.33년간 진상규명 앱으로 진료받는 시대, 환자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다 변진경 기자 병원 갈 일이 생겼다. 스마트폰을 켠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연다. 진료 과목이나 의사를 선택한다. 증상 입력란에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적는다. 환부가 있으면 사진도 찍어 첨부한다. ‘진료 접수’ 버튼을 누르고 잠시 뒤 의사와 연결된다. 음성 혹은 영상 통화로 의사와 문답을 나눈다. 전화를 끊자 전자처방전이 발행된다. 약 받을 주소를 입력하고 ‘새벽 배송’을 신청한다. 진료비와 약값, 배송료는 미리 등록해놓은 신용카드로 결제된다. 다음 날 아침 문 앞에 놓인 약 봉투를 수령한다.비대면 진료가 우리 삶 속에 들어왔다. 오랫동안 갑론을 [영상] 천하람 “이준석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과의 완벽한 결별 선언” [정치왜그래?] 김진주 PD·최한솔 PD 〈시사IN〉이 만드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 정치왜그래?의 '왜그래 콜센터'는 시청자 여러분이 남겨주신 질문으로 만들어집니다. 왜그래 콜센터가 연락한 여섯 번째 정치인은 국민의힘 천하람 혁신위원입니다.당대표 상실 위기에 처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월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에 충성하는 국민의힘을 넘어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을 불태워 버려야 한다”며 ‘윤핵관’들에게 수도권 열세지역에 출마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대통령이 원내대표에게 보낸 어떤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대통령의 지도력 위기”라고 말하며 윤석열 대통령에 [영상] 다시 설레고 싶어서 당대표 출마 했다는 강훈식 의원 (근데 사퇴함) [정치왜그래?] 최한솔 PD·김진주 PD ‘정치왜그래?’에 두 번째 손님이 왔습니다. 8월28일 치러질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강훈식 의원입니다. 대중에게는 아직 이름이 생소한, 충남 아산을 지역구로 둔 강 의원이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것만으로 큰 주목을 받았죠. 그런데 ‘민주당을 다시 가슴 뛰는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그가 8월15일 돌연 후보직을 사퇴했습니다. 사퇴 의사를 밝히기 사흘 전, 강훈식 의원은 시사IN과 만났습니다. 당대표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 만들고 싶은 민주당은 어떤 모습인지 등 허심탄 개와 고양이처럼, 토끼도 사지말고 ‘입양’해주세요 나경희 기자 사방이 조용했다. 소리를 내지 않는 작은 초식동물, 토끼 60마리가 지내는 전국 최초 소동물입양센터 ‘꾸시꾸시’에 들어서자 진한 풀 냄새가 풍겼다. 시민들의 후원으로 꾸시꾸시를 운영하는 단체 ‘토끼보호연대’에서 활동하는 혜금씨(활동명·37)는 들어서자마자 건초가 가득 담긴 포대를 끌고 보호소를 한 바퀴 돌았다. 그중 한 케이지는 비어 있었다. “원래 기니피그 두 마리가 살았는데요, 최근에 입양을 보냈어요.” 건초를 채워주던 혜금씨가 활짝 웃었다. 꾸시꾸시는 혜금씨처럼 출퇴근길에 들러 3~4시간씩 자원봉사를 하는 활동가 20여 명이 같은 부대 두 번째 죽음, 군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이은기 기자 “그냥 군에 들어오지 말았어야 했다. 뭐가 좋다고 와서는. 군 입대만 안 했어도 지금보다 잘 살 수 있었을 텐데. 진짜 후회한다.” 7월19일 오전 8시께 공군 여군 부사관이 부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는 사망한 강 아무개 하사(21)의 유서로 추정되는 다이어리가 놓여 있었다. 지난해 2월 임관한 강 하사는 두 달 뒤 공군 제20전투비행단(20비)으로 자대배치를 받았다. 20비는 성추행 피해 뒤 사건 은폐 협박, 2차 가해 등에 시달리다 지난해 5월21일 사망한 고 이예람 중사가 근무하던 부대다.강 하사의 아버지가 기억하는 [기자들의 시선] ‘가세연’ 강용석 후원자 목록에 낯익은 이가 있다 변진경 기자 이 주의 사퇴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월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장관직 사퇴를 발표했다. 7월29일 발표한 ‘만 5세 입학’ 개편안 등으로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던 와중이었다. 박 전 부총리는 지난 5월26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가족 셀프 장학금’ 등으로 비판받던 김인철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이 후보에서 낙마한 이후였다. 박 후보 역시 음주운전, 논문 중복 게재 등 논란이 이어졌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7월4일 임명을 강행했다. 이후 35일 만에 박 전 부총리는 결국 사퇴했다. 교육부 장관 자리는 [포토IN] 폭우에 잠긴 서울, 기후위기가 보내는 경고 조남진 기자 지난 8월8일부터 서울 등 수도권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인명·재산 피해가 상당하다. 8월12일 오전 10시 현재, 사망과 실종자가 각각 13명과 6명으로 늘어났다. 갑작스런 폭우로 인해 반지하 주택 등이 침수되면서 일가족 세 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등 저지대에서는 차량 수백 대가 순식간에 침수되기도 했다. 아파트 옹벽이 무너지고, 개천이 범람해 시장과 상가가 물에 잠기는 등 시민들의 생활터전이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정체전선은 8월10~11일 충청권을 휩쓴 뒤 8월12일 현재 호남·영남 등 남부지역에 많은 결국 철회한 ‘만5세 입학’, 설익은 정책 왜 그리 서둘렀나 주하은 기자 그야말로 ‘폭탄 발언’이었다. 7월29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모든 아이가 1년 일찍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학제개편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라고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계획 보고를 앞두고 진행된 브리핑에서였다. 만 6세인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안이다. 대선 공약에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적 없는 깜짝 정책이었다.박순애 장관은 학제개편 이유로 교육격차 해소를 들었다. 아동이 공교육 제도로 들어오는 시기를 앞당겨, 지역이나 가정 여건에 따라 발생하는 유아기 교육격차 [기자의 추천 책] 왜 집을 샀는데도 ‘패닉’이 계속될까 이은기 기자 출근길에 “‘패닉 바잉’하던 2030 고금리에 패닉”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띄었다. 8월2일 한국부동산원 발표를 인용하며, 지난해 ‘패닉 바잉’ 열풍을 주도했던 20·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내용이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젊은 층일수록 타격이 크다고도 덧붙였다. 비슷한 내용의 기사들이 쏟아졌다.자가 소유가 안정적인 삶을 의미하는 사회에서 집은 많은 시민에게 ‘영혼까지 끌어모아야 하는’ 욕망의 대상이 되었다. 패닉 ‘바잉’할 수 있는 20·30대도 전체 청년의 일부일 테지만, [기자들의 시선] “제가 사는 서초동 아파트도 침수됐다” 전혜원 기자 이 주의 장면 1일가족 3명이 폭우로 숨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반지하 주택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 대통령실은 참사 이튿날인 8월9일 윤 대통령이 우산을 쓰고 쪼그려 앉아 현장을 보고 있는 이 사진에 “국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등 문구를 넣어 홍보용 카드뉴스를 올렸다.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8월10일 “참사 현장이라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 죄송하다”라며 삭제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당시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나 “제가 사는 서초동 아파트는 언덕에 있는데도 1층이 침수될 정도였다”라는 말을 남겼다 대통령 취임 100일, 이제 18분의 1 지났다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8월17일이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이다. 윤 대통령의 임기는 5월10일부터 2027년 5월9일까지다. 100일이면 대략 18분의 1이 지나는 시점이다.그간 사건·사고가 많았다.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취임 전에 사퇴했고, 정호영·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했다. 6월1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12명 당선(민주당은 5명)으로 승리했는데, 어느새 이준석 당대표가 ‘아웃’되고, 권성동 직무대행도 ‘내부총질’ 문자로 사퇴한 상황이 되었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도 이어 “대통령이 스텔스기인가?”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대통령이 스텔스기인가?”수도권 폭우 때 윤석열 대통령의 처신을 두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한 말. 8월10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아비규환에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라며 이렇게 말해. 윤 대통령이 8월8~9일 자택에서 전화로 폭우 피해 보고를 받은 데 대해 비판이 일자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대통령 계신 곳이 곧 상황실”이라고 주장하기도. ‘아크로비스타 상황실’에서 만기친람하는, 보이지 않는 그분의 치세.“펠로시 방문의 슬픈 현실: 한국은 타이완 방어를 돕지 않을 것이다.”8월9일 미국 정치 전문 도덕적 허세는 진보적 좌파의 것?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저스틴 토시와 브랜던 웜키가 쓴 〈그랜드스탠딩〉(오월의봄, 2022)은 미국 이야기이지만 한국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그랜드스탠딩(grandstanding)은 ‘사람의 눈길을 끌어 인기를 노리는 행위’라는 뜻으로, 미국에서는 오래전인 1888년부터 야구 경기를 해설하면서 사용해왔다. 불가능한 공을 잡아챈 수비수가 공을 잡고 나서 과시하듯이 바닥에 몸을 구르는 행위가 바로 그랜드스탠딩이다. 하필이면 특별관람석(grandstand)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요량으로 그랬기 때문에 그와 같은 말이 만들어졌다. 야구팬들에 무너진 모래성, 스테이블 코인은 존재해야 하는가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주식시장에 유혈이 낭자하다. 코인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암호화폐 정보 웹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올해 초 2조2500억 달러였던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7월8일 현재 9700억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그림 1〉 참조). 40여 년 만에 찾아온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고 있고, 한동안 이 같은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은 암호화폐(코인)들의 가치 하락을 부채질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치솟았고, 특히 5월 중순 테라·루나 사태 이후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