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영국 음식 선데이 로스트 [맛없는 나라, 맛있는 이야기] 김세정(변호사) · 최은주(이학박사) 근 20년 전에 영국인임을 꽤나 자랑스러워하는 영국인 할머니에게 ‘진정한’ 영국 음식으로 뭘 꼽을 수 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대답은, 일요일에 먹는 로스트, 즉 선데이 로스트였다. 일요일 아침 교회 가기 전에 미리 준비한 고기를 오븐에 넣어두고, 예배를 보고 돌아와서 고기 익어가는 냄새를 맡으며 식전주로 셰리를 마시는 그 풍경 전체가 선데이 로스트라는 설명이었다. 어쩐지 매우 영국적으로 들리는 근사한 묘사이기는 하다. 물론 당시 속으로는 ‘결국 오븐에 고깃덩어리를 넣어 구워 먹는다는 얘기 아닌가’라고도 생각했지만. 로스트란 큰 한국전쟁에 참전한 영국군 부대의 용기 김형민(SBS Biz PD) 지난 9월8일 세상을 떠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1926년생이다. 20세기의 역사적 증인이라 할 그녀는 자동차 정비병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최후의 국가원수였고, 한국전쟁의 일부 기간에는 영국 여왕이었다. 그리고 영국은 유엔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파견한 나라였지. 그중에는 오늘 얘기할 영국군 29여단 글로스터 대대도 포함돼 있었어.1951년 초 압록강까지 진군했던 국군과 유엔군의 뒤통수를 호되게 후려치고 중공군은 거침없이 북위 38°선을 넘었다. 유엔군은 북위 37°선까지 후퇴하게 되지. 평택과 삼척을 동의 없는 성관계 엄벌하는 스페인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는 제주도에서 물질을 하는 해녀 영옥과 해녀들을 물질 장소로 데려다주는 작은 배의 선장 정준이 등장한다. 서로 호감을 갖고 있던 영옥과 정준은 사귀기로 결정한 뒤 함께 여행을 떠난다. 긴장한 두 사람은 숙소에서 상대방이 샤워를 하는 동안 연거푸 술을 마신다. 잠시 후 장면이 바뀌고, 식탁 앞에 앉은 두 사람은 이런 대화를 나눈다.영옥:그럼 우리 합의 본 거야. 아무 일 없이 그냥 술만 마시는 걸로.정준:네.영옥:술 먹고 그러면?정준:우리 사랑이 모두, 전부, 싹 다 술기운이 되니까.영옥:아침에 일어나서 내 세조, 폭군과 명군 사이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세조, 폭군과 명군 사이김순남 지음, 푸른역사 펴냄“바로 그 순간 수양이 어을운에게 눈짓했다. 어을운은 철퇴로 김종서를 내리쳤다.” 조선 7대 왕 세조라고 하면, ‘어린 조카의 왕위를 찬탈하고 살해한 폭군’이란 인상을 가장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사병을 동원해 공적 시스템을 무너뜨린 계유정난을 일으킨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선 전기 정치사를 전공한 저자는 실록에 기반한 서술로 세조를 ‘초월적 절대군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친 정치가’로 해석해낸다. 그동안 드라마·영화 등에서 사욕 없는 ‘단종의 충신’으로만 묘사되던 고양이의 색깔이 말해주지 않는 것 김영글(미술작가)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다. 사람이 함께 살 고양이를 고르는 게 아니라 고양이가 사람을 간택하는 것이란다. 살다 보니 확실히 ‘묘연(猫緣)’이라는 게 있기는 한 것 같다. 내가 오랫동안 꿈꾸던 반려 고양이는 흔히 ‘치즈’라 불리는 노란색 고양이였다. 어렸을 때 잠시 돌보던 고양이가 치즈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쩐지 치즈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지금 나는 짙은 회갈색 무늬의 ‘고등어’ 둘, 흰 바탕에 밤색과 황색의 반점이 있는 ‘삼색이’ 하나와 함께 살고 있다.이들과 가족이 된 후, 자세히 봐야 보이는 것들이 비로소 보였다. 고등어 무늬 쉽지 않은 엑스포 유치, 남은 버팀목은 BTS뿐? 이상원 기자 부산은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을까. 엑스포 유치는 부산시의 최대 당면 의제다. 2019년 문재인 정부는 이를 국가사업으로 선정했고, 윤석열 대통령 역시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자체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와 국회, 재계까지 발 벗고 나섰다. 민관 합동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유치위)를 꾸렸다. 개최지는 내년 초 각국 대표의 실사를 거쳐, 그해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투표로 선정한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회원국 상대 유치전은 험난하고,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BTS) 병역특례론으로 논란이 순위에 집착한 미국 대학의 위기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요즘 미국에선 한국으로 치면 고3에 해당하는 12학년 학생들이 대학 원서라 할 수 있는 ‘커먼앱(common application)’을 작성하느라 바쁘다. 그 와중에 ‘대학 순위 사건’이 터졌다. 학생들이 주된 선택 기준으로 삼아온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유에스뉴스)의 대학 순위 지표에서 컬럼비아 대학이 지난해 2위에서 올해는 18위로 급락한 것이다. 그러면서 유에스뉴스의 대학 순위 지표도 공정성 시비에 휩싸였다. 1983년 처음 시작한 이래 이 순위 집계는 미국 내 대학 서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선별 기준에 따른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고유진 (2022년부터 전자책 구독, 서울)폭등하는 물가, 환율에 대한 뉴스가 연일 헤드라인을 차지하고 있다. 〈시사IN〉이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 원인, 그리고 향후 상황을 예측하는 두 기사(‘성장을 죽여야 인플레 잡는다’ ‘이렇게 된 이상 경기침체로 간다?’)를 게재해 주의 깊게 읽었다.인플레이션의 원인을 한 번 더 짚어주고 각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하고자 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해주어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많이 올리는데, 이는 높은 실업률과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영상] 한·미·일 동해 합동 훈련, 친일 국방? 자연스런 안보협력? [정치왜그래?] 최한솔 PD·김진주 PD 지난 9월30일 한국·미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동해 공해상에서 연합 대잠수함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훈련의 목적이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SLBM 능력 고도화 등 점증하는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번 한·미·일 합동 훈련을 두고 여야가 또 한 번 맞붙었습니다.10월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번 한·미·일 동해 합동 훈련에 대해 ‘극단적인 친일행위'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았습니다. 10월10일 자신의 유튜브 채 중요한 뉴스가 알아서 나를 찾아낼 것이라는 착각 [미디어 리터러시]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저널리즘 관련 수업을 시작하는 달에는 추천 기사를 몇 건 골라 수강생에게 소개한다. 살펴본 후 짧은 소감을 써내라는 과제도 내준다. 기사 선정의 특별한 기준은 없지만 시의성과 무관하게 언제라도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좋은 기획기사 중 고르려 한다. 지난 학기의 경우, 이주민과 조화롭게 살아갈 방안을 모색한 ‘공존:그들과 우리가 되려면(〈동아일보〉)’, 파견노동자의 임금 착취 실태를 파헤친 ‘중간착취의 지옥도(〈한국일보〉)’, 폐지 수집 노인의 저임금 노동에 대해 보도한 ‘GPS와 리어카(KBS 대구총국)’ 등 10여 건을 소개했 성장을 죽여야 인플레 잡는다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인플레이션을 낮추는(잡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지상 과제다. 적어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여러 차례 밝혔던 바에 따르면 그렇다. 그의 말은 연준이 심지어 경제성장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인플레이션과 싸울 것이라는 의미로 들렸다. 물론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싸우면서도 실업률(성장)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이 때문에 파월 의장은 물가를 잡는 것이 실업문제보다 더 중요한 목표라는 점을 확실히 다져두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최근 미국의 실업률은 3.7%로 당분간 물가에만 집중해도 되는 사정도 있겠다.인플레이션과 실 ‘오징어 게임’ 이후 1년, 드라마 판이 바뀌었네 임지영 기자 2017년 개봉한 영화 〈남한산성〉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관객 500만명은 들어야 하는데 384만명에 그쳤다. 제작사인 싸이런픽쳐스의 김지연 대표는 당시 황동혁 감독에게 “다른 거 없나. 돈을 벌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농담을 던졌다. 그때 황 감독이 대본을 보여주었다. “어린아이들이 하던 게임을 어른들이 목숨 걸고 하고 거액의 돈으로 인생을 바꾼다는 상황이 재미있었다.” 9월16일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기념 간담회에 참석한 김 대표가 회고했다.그때 그 대본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2021년 9월17일 넷플릭스에서 공 ‘아베 국장’이 끝났지만 논쟁은 이어지네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9월27일 오후 2시 일본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아베 신조의 국장(國葬)이 열렸다. 일본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G7 국가 정상이 모두 불참하고 일본 내 국장 반대 여론이 절반을 훨씬 넘기는 등 규모나 내용 면에서 ‘그들만의 국장’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처음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7월8일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중 피격으로 세상을 떠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추모 열기가 뜨거웠다. 그 결과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7월11~12일 〈요미우리 신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0% 이상이 자신의 표심에 피격 사건이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 육개장 냄새 없는 ‘세 모녀’ 장례식장 [프리스타일] 나경희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어둠 속으로〉를 봤다. 태양의 자기장이 갑자기 뒤집히는 바람에 햇빛에 노출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그런 디스토피아를 그린 벨기에 드라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고 아직 해가 뜨지 않은 밤 시간대 지역을 찾아 ‘어둠 속으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우여곡절 끝에 한 비행기에 타게 된 승객들은 서로 다툰다. 누군가 죽자 갈등이 폭발한다. 그 좁은 비행기 안에서 서로 악을 쓰며 비난한다. 하지만 장례를 치러줄 때는 한마음이다. 기름과 식료품을 채우기 위해 잠깐 활주로에 내렸을 때 그들은 예의를 갖춰 죽은 이를 미국 달러의 초강세 언제까지? 이종태 선임기자 2007년 말 1파운드(영국 통화)를 사려면 2달러 정도를 내야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 동안 1파운드의 가치는 1.4~1.8달러 사이를 오갔다. 이랬던 영국 파운드가 지난 9월26일에는 1.03달러까지 내려갔다. 역사상 최저치다. 이전까지 파운드의 최저 기록은 37년 전(1985년 2월26일)의 1.04달러였다.이 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사흘 전인 9월23일(현지 시각) 발표된 영국 정부의 야심찬 대규모 감세안이었다. 막 출범한 리즈 트러스 내각이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며 세금을 대폭 내리기로 한 것이다. 소득 [비장의 무비] 전철만 제때 온다고 될 일은 아니었다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전철만 제때 오면 될 일이었다. 누군가 정시 운행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가뜩이나 마음 바쁜 출퇴근 시간에 열차가 멈춰 서는 일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쥘리(로르 칼라미)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터였다. 아니, 오히려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었다.중요한 면접이 잡혀 있었다. 드디어 ‘풀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이었다. 처음으로 ‘미래’라는 게 보이는 직종이었다. 파트타임 비정규직 호텔 룸메이드는 가닿을 수 없는, 삶의 다른 차원이 눈앞에 있었다. 그런데 대중교통 전면 파업이 모든 걸 망쳤다. 오지 않는 전철 때문에 내게 와야 할 귀먼 자들의 도시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영상] 여성가족부를 둘러싼 황당한 루머 모음.zip [정치왜그래?] 김진주 PD·최한솔 PD 윤석열 정부가 10월 6일 ‘정부조직개편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사라지고 여성가족부의 주요 기능은 다른 부처들로 넘어간다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정부는 보건복지부 산하에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해 여가부가 맡았던 기능을 이관하겠다고 했습니다. 여가부 장관 소관 사무였던 ‘여성정책의 기획·종합’ ‘지위 향상’ 등은 사라집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아쉬움은 없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은 왜 여가부를 없애겠다고 하는 걸까요?김현숙 장관은 “지금까지 여성 중심으로 이뤄진 정책을 진보적 세계관에 던지는 도발적 질문 전혜원 기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노동운동을 하려고 공장에 취직했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졌다. 신문을 보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데모를 잘 하기 위해’ 대학에서, 또 독학으로 경제학을 공부했다. 스웨덴 사회민주당의 역사를 접하며 ‘장기 집권의 비결은 유능한 경제 정당이 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진보정당에서 10년 넘게 활동하다 2012년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국회 보좌관 등 정책 영역에서 활동했다. 5년간 책 200권 이상, 보고서 300개 이상을 참고해 최근 〈좋은 불평등〉 (메디치미디어)을 펴냈다. 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