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중견 작가 고민의 시대를 비추다 [2022 행복한 책꽂이] 김영화 기자 문학의 인기가 도드라진 한 해였다. 출판인이 추천한 올해의 책(국내서) 상위 10권 중 문학 분야가 절반을 차지했다. 최근 몇 년간 출판인이 응답한 〈시사IN〉 ‘행복한 책꽂이’ 목록을 보면 에세이나 사회비평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문학작품은 소수에 그쳤다. 올해는 달랐다. 소설부터 시, 각본집까지 여러 문학 작품들이 2022년 올해의 책으로 이름을 올렸다. 신인 작가보다는 중견 작가가 주를 이뤘다.출판인들의 압도적 추천을 받은 책은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다. 딸의 시선에서 ‘전직 빨치산’ 아버지의 장례식 3일을 다뤘다 두 번째 밤 [2022 올해의 사진] 사진 윤재완·최형락, 글 김연수(소설가) 다리는 끊어졌다. 부서진 건물은 골조를 드러내고 길에는 잔해가 흩어졌다. 죽지 않는 것들이 죽었다. 인형도 죽고 유리도 죽고 자동차도 죽고 비행기도 죽고 탱크도 죽고, 그들을 모두 죽인 포탄도 죽었다. 죽는 것들인 우리는 아직 살아 있다. 다행인 걸까? 우리에게 죽은 건 표정뿐이다. 안심한 표정, 앞날을 내다보는 표정, 미래를 기약하는 표정.가장 슬픈 죽음은 전쟁을 막을 수 있었던 수많은 기회가 그대로 죽어버린 일이라고 한 노인은 말했다. 짙은 색 털모자를 쓴 노인이었다. 얼굴은 온통 수염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때 우리는 어둠 속에 이젠 달리지 않아도 괜찮아 [2022 올해의 사진] 사진 신선영·글 아정(동물해방공동체직접행동DxE) 학교에선 가르쳐주지 않았다.안전하다고 느낄 때 말도 드러눕는다는 사실을.말의 평균수명이 서른다섯 살이라는 것도.좁은 마사(馬舍)에 갇힌 커다랗고 탄탄한 몸속엔 갖가지 약물이 흐르고달리고 싶지 않아도 달려야 했던 너는우승의 표식을 발목에 찬 채로 도살장에 끌려와 흰자위를 번득이며 뒷걸음질쳐야 했다.절박한 너를 살려낸 누군가가 만든 대안의 공간.사람들은 그곳을 생추어리(sanctuary)라 불렀다.장소-없음의 유토피아.구조한 동물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조성한 안식처란다.누군가는 매일 꼴을 베고, 등을 쓸고, 씻기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