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일하다 죽는가, 영국 ‘로벤스 보고서’의 질문 전혜원 기자 ‘국가는 어디에 있었느냐’라는 이태원 참사 유족의 물음은 2023년 한국 사회에도 무겁게 울린다. 세월호 참사 8년 만에 일어난 국가적 비극 앞에서, 우리는 왜 넘어진 곳에서 또 넘어지는지 자문할 수밖에 없다.이런 ‘사회적 실패’가 만연한 곳이 있다. 바로 일터다. 한국에서 매년 800명 넘는 사람들이 일하다 죽는다. 그중 절반 이상이 ‘추락’이나 ‘끼임’ 같은 재래형 사고다. 한국 산업안전 수준은 OECD 38개국 중 34위. 어떻게 보아도 한국은 선진국이 아니다.한국도 다른 나라처럼 산업안전에 관한 법이 존재한다. 교육도 하고 다누리, 드디어 달에 도착했다 [기자들의 시선] 김연희 기자 이 주의 도착밤하늘에 달이 보이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다누리도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가 2022년 12월27일 목표했던 달궤도에 최종 진입했다. 같은 해 8월5일 지구를 떠난 다누리는 145일 동안 594만㎞를 비행해 달에 도착했다. 지구와 달 사이 거리는 약 38만㎞이지만 다누리는 태양과 지구, 달의 중력을 이용해 연료 소모를 줄이는 ‘탄도형 달 전이(BLT)’ 방식을 택해 먼 길을 돌아갔다. 12월17일 예정대로 달 중력에 포획된 다누리는 달 상공 약 100㎞에서 두 시간마다 달을 한 바퀴 도는 현재 ‘야마’가 센 대통령의 말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언론계 은어 중에 ‘야마’라고 있다. 산(山)을 뜻하는 일본어다. 일제강점기부터 사용된 업계 은어다. 달리 말하면 ‘기사의 핵심 주제’쯤 되겠다. 안 쓰려고 하다가도 무심코 “그래서 기사의 야마가 뭔데?”라고 되묻곤 한다. 왜 이런 용어가 생겼을까? 왜 ‘산’이 등장하지? 언론 비평 전문지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언론계에서 ‘신문 연재소설은 시시하지 않게 한 회분마다 야마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흡입력 있는 ‘산의 꼭대기’ 같은 클라이맥스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간혹 ‘기사의 야마’를 물으면서도, 언젠가부터 “골든타임이 지난 시각이었다. 제가 놀고 있었겠나?”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그 시간은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각이었다. 제가 놀고 있었겠나?”이태원 참사 당시 사고를 안 지 85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다는 지적을 받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반박하며 한 말. 2022년 12월27일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첫 기관보고 자리에 참석한 이 장관은 위기관리 대응에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는 윤건영 의원의 지적에 “나름대로 상황 파악을 하고 있었다”라며 억울한 듯 성토. 입만 열면 경신되는 장관의 막말 어록. 그럴 거면 ‘행정안전부’에서 ‘안전’은 떼는 게….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점에 대해 노동자들의 절박함을 ‘쇼’로 전달한다고? 김다은 기자 단식농성장 한편에 생일파티 풍선이 매달려 있었다. 지난 12월11일은 유최안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거통고지회) 부지회장의 마흔한 번째 생일이었다. 단식 12일 차였다. 생일파티 풍선은 텐트 밖에서 찬바람이 불 때마다 가늘게 떨렸다.2022년 11월30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조와 제3조 개정안인 일명 ‘노란봉투법’ 통과를 요구하며 노동자 여섯 명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노조법 제2조 개정안은 ‘근로자’ ‘사용자’ 개념과 노동쟁위 범위 확대를, 노조법 제3조 개정안은 직접 얼굴이 통째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2022 올해의 사진] 사진 김흥구·글 오은(시인) 고향 가는 길, 비전향 장기수들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고향으로 향하는 길에서 역설적으로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심정을 헤아리는 것이다. 얼굴에 감정이 실리면 표정이 되고, 그 감정이 길어지면 표정은 굳은살이 된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얼굴이 통째로 이야기를 들려준다.형형한 눈빛을 통해 농밀한 사연을 짐작하고 구불구불한 주름을 통해 그들이 살아온 자취를 살핀다. 앙다문 입술 안에서는 가족에게 끝끝내 전하지 못한 말이 맴돌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말을 해도 귀를 닫아버리는 사회에서 그들의 심신 일부는 여전히 감옥신세를 지고 있다.여 닮았구나, 슬프도록 당연하게 [2022 올해의 사진] 사진 조남진·글 유희경(시인·서점지기) 지금 나는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 이 ‘당연함’을 두고 투쟁해야 하는 부조리함에 대해 분노하여 일갈해야 한다. 대체 언제쯤, 어떻게 해야 우리는 ‘우리’라는 단어에 담긴 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질문하고 그 가능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런데 한 부자(父子)간의 사진을 두고 상념에 빠져 있다. 닮았구나, 슬프도록 당연한 사실에 사로잡힌 채. 닮음이란 개개별 각기 다른 존재들이 서로를 확인하고 안심하여 살아가는 조건이다. 사람은 닮았기에 다르지 않다. 다르지 않기에 더불어 산다. 그것 외에 더 무엇이 필요한지 나는 모르겠다. 앞다투어 ‘모셔갔던’ 두 사람의 자리 [2022 올해의 사진] 사진 신선영·글 이은기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 올해 대선 당시 유력 주자이던 두 후보 곁엔 두 사람이 서 있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유세 현장에서 두 대선주자는 메시지도, 지지층도 달랐던 두 젊은 정치인의 손을 각각 붙잡았다. 두 사람이 대변하려는 유권자층을 끌어안겠다는 의미였다.박지현과 이준석, 두 사람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견은 선명히 나뉜다. 하지만 대선과 지방선거 이후 두 젊은 정치인이 처한 상황은 비슷해 보인다. 대선 때 앞다투어 ‘모셔갔던’ 두 사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