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좌절에서 환호까지,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순간들[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전 ⟨포포투⟩ 편집장) 2022 카타르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아르헨티나가 36년 만에 우승 염원을 해소한 이번 대회는 결국 메시의 좌절에서 시작해 메시의 환호로 끝난 대회라고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29일간의 기록은 그보다 훨씬 다채롭다. 언제나처럼 동화 같은 이야기가 탄생했고, 새로운 역사와 진기록이 남았다. 불멸의 순간들을 정리했다.■ 아르헨티나, 36년 만의 월드컵 우승12월19일(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결승전은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경기였다. 90분으로는 승부를 가리지 ‘챗 지피티’를 제대로 활용하는 인간의 자세 [미디어 리터러시] 오세욱(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지난 12월1일 ‘오픈 에이아이(OpenAI)’가 공개한 ‘챗 지피티(chat GPT)’와 관련해 수많은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수학 문제 풀이, 프로그래밍 코드 작성, 기사 작성 등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챗 지피티’의 결과물은 놀라왔고, 그동안 ‘신’이라 불려왔던 구글마저 이제 필요 없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다. 챗 지피티의 성과에 대해 여기서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개인적으로 챗 지피티를 사용해보면서 새로운 습관이 하나 생겼다. 어떤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쓰려는 주제에 대해 챗 지피티에 먼저 물어보게 된 것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법의 끝에는 ‘사람’이 있다 [세상에 이런 법이] 오지원 (변호사) 이태원 참사 이후 대통령은 다른 일로만 바쁘다. 물론 참사가 발생했다고 다른 모든 일을 제쳐두고 그에 매달릴 수는 없다. 그러나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과 만찬하고 대국민 국정홍보 행사를 하고 크리스마스 행사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단 한 번도 길거리에서 죽어간 아이들과 그 가족들을 챙기지도 공감하지도 배려하지도 않는 모습은 오히려 이례적이다. 대한민국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며 대통령이 되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된 이들이 참사 한 달이 지나도록 유가족들을 만나주지도 않고, 이 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대안을 추진하겠다는 말도 없고, 수사 ‘1015 서비스 장애 회고’, 카카오가 보여준 얄팍한 치부 [테크 너머] 조경숙 (테크-페미 활동가) 2022년 10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은 전 국민이 피해를 본 사상 초유의 서비스 장애였다. 무려 3만2000여 대에 달하는 서버가 한꺼번에 중단됐고, 이후로는 기나긴 장애 복구의 시간이 이어졌다. 당초 카카오는 전원이 복구되기만 하면 2시간 이내에 서비스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서비스들이 모두 정상화되는 데에는 일주일 가까이 소요됐다. 이 사태로 카카오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 SK C&C 최태원 회장,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모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섰 너무나 복잡한 1990년대생의 생애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밀레니얼의 마음강덕구 지음, 민음사 펴냄“우리 세대가 경험한 2010년대는 모두가 불행한 시대였다.”‘MZ 세대’로 간단히 호명되기에 1990년대생의 생애는 복잡다단하다. 다양성을 지향하는 당당한 모습도, 혹은 극우주의와 혐오에 빠진 모습도 일면에 불과하다. 1992년생인 저자는 기성세대가 자신의 잇속에 따라 밀레니얼 세대라는 가상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1990년대생의 관점에서 2010년대를 직접 반추하고 증언하기로 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정치관을 형성한 기점이 2010년대라고 보기 때문이다. 밀레니얼에게 201 기소된 가상화폐 제국 FTX 창업자, 왜 워싱턴이 술렁이나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를 일궈내 비상한 주목을 끈 샘 뱅크먼프리드(30)가 사기와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가지 혐의로 최근 검찰에 기소되자 워싱턴이 술렁이고 있다. 그가 가상화폐 입법안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뿌린 거액의 ‘검은돈’이 다수의 공화당·민주당 의원들과 그 후원 조직에 유입됐기 때문이다. 사태가 터지자 자신의 이름이 노출된 대다수 의원들은 받은 돈 전액을 자선단체 등에 부랴부랴 기부하는 등 진화에 나섰고, 의회도 가상화폐 관련 입법에 그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바하마에서 체포돼 현재 미국 10·29 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 [취재 뒷담화] 고제규 기자 한 해를 정리하는 송년호 올해의 인물. 편집국 내 무기명 투표와 난상토론.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사람들’ 선정. 참사 초기부터 유족 취재를 해온 주하은 기자다.유족 취재 과정은?지난 12월1일 유족들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위원들을 만나러 오는 날, 회의실 앞에서 무작정 기다려. 이후 유가족협의회에 취재 요청을 했고 고 이주영씨 아버지가 연락을 해와. 아버지 협조로 주영씨 남자친구인 서병우씨도 함께 취재.주영씨 방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어머니가 참사 뒤 주영씨 물건을 많이 정리했다고. 주영씨가 소품 사업에 사용했던 고양이 캐 말들과 소망들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누가 왜 약물에 의존하게 되는가 임지영 기자 시너를 흡입하던 중학교 동창이 말했다. “사람은 배신하지만 시너는 배신하지 않으니까.” 마쓰모토 도시히코 정신과 전문의는 환자를 진료할 때 종종 지금은 죽고 없는 그 동창을 떠올렸다. 일본의 약물의존증 분야 권위자인 그는 전교생의 절반이 1회 이상 시너(환각 물질)를 흡입하는 분위기의 학교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때는 별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높은 점수를 받던 친구가 중학생이 되더니 폭력 서클 멤버가 되었다. 반복된 시너 흡입으로 결국 소년원에 갔고 졸업식 날이 돼서야 만날 수 있었다. 어머니와 둘이 살지만 거의 집에 들 연준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연준의 과거를 보라 이종태 선임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아서 번스(10대 의장)가 될 것인가, 폴 볼커(12대 의장)가 될 것인가? 번스는 역대 연준 의장 가운데 최악의 평가를 받는 사람이다. 다음은 랜들 퀄스 전 연준 이사가 미국 일간지 〈데저렛 뉴스(Deseret News)〉에 쓴 기고문(2022년 12월1일)의 일부다.“파월 의장에서부터 매주 금요일 사무실의 식물에 물을 주는 직원에 이르기까지 연준과 관련된 모든 사람은 ‘대악마(Great Satan)’ 한 사람을 알고 있다. 아서 번스다. 혹시 연준 빌딩에 갈 일이 있다면 당신의 가방을 ‘은행들의 은행’ 중앙은행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이종태 선임기자 중앙은행은 17세기 말, 유럽에서 탄생했다. 1668년에 설립된 스웨덴의 릭스방크(Riksbank), 1691년에 출범한 영국의 잉글랜드 은행(Bank of England)이 그것이다. 초기의 릭스방크와 잉글랜드 은행은, 공적 임무를 수행하는 현대의 중앙은행들과 많이 달랐다. 당초엔 이해관계자들이 각자의 사익을 채울 목적으로 세운 민간업체였을 뿐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사익을 실현하기 위한 업무가 공익과 겹치게 되었는데, 이 부분을 점차 제도화한 결과가 현대의 중앙은행이라고 볼 수 있다.17세기 말, 유럽 왕실(정부)들은 전쟁을 수 곰이 눈놀이 하는 ‘곰다운’ 보금자리 [프리스타일] 김다은 기자 2022년 팟캐스트 녹음을 위해 모인 자리에서 최태규 선생님과 처음 만났다. 방송을 녹음하다 목소리를 조금 크게 해달라고 부탁하니 그가 머쓱하게 웃었다. 동물들과 함께 있을 때 큰 목소리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다 보니 습관이 된 것 같다고 했다.조곤조곤한 목소리에 투박한 등산화를 신고, 자신을 ‘곰 쫓아다니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이 수의사의 진짜 정체는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활동가다.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는 사육 곰들을 구조해 이들이 남은 생을 ‘곰답게’ 살 수 있도록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는 프로젝트다.‘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의 지구를 위해 달력을 분해하세요 장일호 기자 새해 첫 주말에 하기 좋은 일은 뭘까? 지난해 달력을 처분하려다가 주저하며 내려놓았던 경험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종이로 분류하면 될 것 같지만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재활용 분리배출은 ‘제대로’ 하려면 꽤 번거롭거나 까다롭다. 달력만 해도 그렇다. 달력을 묶고 있는 철사 스프링을 분리하는 게 첫 번째 난관이라면, 종이도 다 같은 종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코팅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보면 사실은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인 경우가 더 많다.버려진 철사를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와이어 아티스트 좋아은경(활동명)씨에게 연말연시는 재료를 수급하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2022 올해의 사진] 사진 김흥구·글 정지돈(소설가) 친구가 말했다. 있잖아, 어느 날 골목을 지나는데 전기 노동자 한 분이 가로등에 매달려서 작업 중이잖아. 그때 길을 걷던 모녀가 있었거든. 애가 여섯 살 정도 됐나 봐. 위를 보더니 엄마한테 저 아저씨 뭐 해? 그러는 거야. 그러니까 엄마가 글쎄, 수리 중이야. 수리가 뭔데? 근데 골목이 조용해서 전기 노동자 분이 그 대화를 들었나 봐. 아래를 내려다보더니 아저씨는~ 집에 불이 들어오게 공사 중이에요. 밤이 되면 거리에도 불이 들어와야 되잖아요~ 걸을 때 잘 보려면~ 하는 거야. 그러니까 애가 위를 보며 아저씨 아저씨 하는데 그 장 그날 국회는 유족에게 규정을 들이밀었다 주하은 기자 2022년 12월25일 성탄절, 김원준씨의 큰누나 김선아씨(가명)는 오랜만에 녹사평역 인근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12월14일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때 김원준씨의 영정 사진을 놓으러 온 이후 첫 방문이었다.직장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바쁜 일상에도 김씨의 머릿속에서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동생이 어떻게 죽었는지, 너무 고통스럽게 가진 않았는지, 언제까지 이 참사를 마음에 품고 살아야 할지…. 풀리지 않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래도 분향소에 오니 그나마 마음이 편하다고 그는 말했다 금리 계속 올리겠다는 연준, 인플레이션 꺾을까 이종태 선임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12월14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0.5%포인트 더 올렸다. 4.25~4.50%다. 인상 폭은 줄였다. 0.75%포인트씩 4차례 연속 인상한 것과 달리 이번엔 0.5%포인트 올리며 2022년을 마무리했다. 인플레이션이 진정 국면에 들어가기 시작했으니 금리인상 속도 역시 늦췄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같은 시기 대비)이 2022년 10월과 11월에 두 달 연속 하락했다.그러나 시장은 반가워하지 않았다. 더 큰 것을 갈망해왔 정치 혐오에 갇힌 당신에게 [기자의 추천 책] 전혜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노동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노동문제가 정쟁과 정치적 문제로 흘러버리게 되면, 정치도 망하고 경제도 망하게 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가장 ‘정치적’인 문제마저 ‘정치’와 분리해서 생각하는 사람이 우리의 대통령이다. 윤석열 정부의 덜컹거림은 다른 무엇보다도 정치 그 자체의 결여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정치가 도대체 뭐지?이 질문에 답하기 가장 좋은 입문서가 〈정치의 발견〉이다. 정치학 박사인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이 정치인과 정치인 지망생들에게 한 강의를 엮었다. 2011년 출간돼 201 신년 특별사면 명단 속 검사들 [기자들의 시선] 이종태 선임기자 이 주의 사면2022년 12월27일 발표된 ‘신년 특별사면·복권’ 대상 명단에, 각종 범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직 검사가 다수 포함되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조작’ 수사를 방해한 장호중·이제영 전 검사, 불법 사찰 혐의로 징역 1년을 확정받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국정원 블랙리스트 사건에 관여한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출신), 국정원 특수활동비 불법 수수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서울남부지검장 출신) 등이 그 이름이다. 이 주의 좌표민주당이 이재명 시대에 맞선 30년의 노래, ‘만인보’가 되다 이오성 기자 12월에, ‘12월 이야기’를 들었다. 소설가 한강이랑 듀엣으로 부른 이 노래. 겨울이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은 노래. 노랫말처럼 ‘모든 것이 흩어져도 가슴속에 남은 노래’. 그런데 이 노래 부른 사람이 누구더라.가수 이지상(58). 이름은 몰라도 그가 만들고 부른 노래는 안다. 양희은의 노래로도 잘 알려진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작업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 추모곡 ‘그 쇳물 쓰지 마라’, 1990년대 학생운동 진영의 인기곡 ‘내가 그대를 처음 만난 날’···.이지상은 2022년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1991년 전대협 통일노 ‘차린 건 쥐뿔도 없다‘는 이영지의 판, 언제까지 커질까 김영화 기자 스무 살이 된 래퍼 이영지가 꿈꿔온 삶은 이런 모습이었다. 헌팅 포차에서 우발적인 만남을 가져보고, 포차에서 어묵 꼬치 세다가 옆 테이블과 시비도 붙어보는 것, 또 길거리에서 누워 자다가 지갑 한 번쯤 뺏겨보는 경험. 하이퍼 리얼리즘처럼 디테일하게 펼쳐지는 그의 입담에 좌중이 폭소한다. 하지만 “역병이 터져버리는 바람에” 아무 로망도 실현할 수 없었단다. 10대에 데뷔한 연예인에겐 통과의례처럼 주어지는 질문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막상 성인이 되어보니 열리는 건 음원 사이트 19금 노래 듣는 것 정도?” 무대가 어디든 이영지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