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먹을 수 있다 운이 아주 좋다면…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한국인은 묵은 김치(묵은지)를 참 좋아한다. 1년 묵은 것 정도로는 묵은지 취급도 안 한다. 2년, 3년은 묵어야 “아, 그 묵은지 제대로다” 한다.김치가 건강에 좋다 하니 김치를 오래 묵힌 묵은지는 건강에 더 좋을 것이라 착각해서 일어나는 양상이다. 김치가 건강에 좋다 하는 것은 유산균 때문이다. 그런데 김치의 유산균은 6개월 정도 지나면 다 죽는다. 초 막국수 마니아라면 이곳을 꼭 들를 것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한 입맛 한다는 사람들끼리 항상 팽팽하게 의견 대립을 보이는 음식 중에 막국수가 있다. 전국의 유명 막국수집 이름을 좔좔 외며 낱낱이 그 품평을 할 때면 명색이 맛 칼럼니스트인 나도 입을 닫아야 한다. 여기에다 춘천식이니 봉평식이니, 영동식이니 영서식이니 하고 따져 들어갈 때면 짐짓 먼 산을 바라보는 게 낫다. 막국수 맛이야 워낙 제각각이라 어디의 어느 식 잃어버린 메밀의 향을 찾아서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막국수란,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의 메밀을 ‘막’(마구) 갈아 국수를 내려 먹는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요즘은 제분기가 좋아 메밀껍질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 그래도 꺼뭇꺼뭇 껍질 가루가 들어 있는 막국수를 흔히 볼 수 있다. 막국수의 정체성을 확보하여 일반의 메밀국수와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으며, 막국수는 거뭇한 가루가 섞여 있어야 한다 좋은 건오징어? 빨판을 보라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건오징어가 국민 간식 1호이던 때가 있었다. 질겅질겅 씹는 맛으로 먹었다. 요즘은 잘 안 먹는다. 부드럽고 연한 음식만 먹어온 젊은 세대에게는 건오징어가 딱딱하고 질긴 것이다. 1970년대 중반에 등장한 쥐포에 밀린 감도 없잖아 있다.오징어는 밤에 활동하므로 어선들도 밤에 조업을 한다. 배에 집어등이 달려 있는데, 불빛으로 오징어를 모으기 위한 것이다. 끝 황태국이냐 사골국이냐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황태에 관한 몇 가지 오해가 있다. 첫째는 황태의 제철이 언제냐 하는 것이다. 인제 산골에 황태가 걸려 있는 풍경은 늘 겨울의 것이다. 눈 쌓인 덕장에 줄줄이 걸려 있는 황태는 텔레비전에서도 많이 본 영상일 것이다. 그러면 황태의 제철은 겨울? 아니다. 그때에 말릴 뿐이다. 황태는 춘삼월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 때 덕장에서 거둔다. 그러면 봄? 그것도 아니다 가마솥에서 탄생한 엿 드세요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슈퍼에 가면 요리당, 물엿 등이 진열되어 있다. 라벨을 보면 산당화엿, 맥아엿 두 종류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산당화엿은 쌀, 옥수수 등의 녹말에 산 처리를 해 얻는 것이다. 이 엿으로 음식을 하면 반짝반짝 윤이 나기는 하지만 금방 질리고 만다. 또 오래 두면 딱딱해진다. 맥아엿은 전통 엿인 듯이 보이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맥아, 즉 엿기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