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시작은 요란했으나… 변진경 기자 “경제민주화는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는 과제다(박근혜).” “다음 정부의 시대적 과제는 정치적 민주화를 바탕으로 경제적 민주화를 이루어내는 것이다(문재인).”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경제민주화는 꼭 이뤄져야 하는 시대의 과제다(안철수).”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뉴스를 생산한 대선 후보 세 명이 경제민주화에 관해서는 입을 맞춘 듯 같은 이야기를 했다. 생존의 위기에 처한 골목 상권 상인들은 연일 경제민주화 실천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고, 대기업과 보수 언론들은 경제민주화의 폐해를 성토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고 사설을 썼다. 2012 정리해고는 어떻게 인간을 파괴하는가 송지혜 기자 지난 3월30일 서른여섯 살 이윤형씨는 경기도 김포시 한 임대아파트 23층에서 몸을 날렸다. 투신자살. 유서는 없었다. 유족에게 부고를 알리기 위해 경찰이 들어간 집은 42.9㎡(13평) 크기 1인 가구였다. 빈 생수통 여러 개가 거실 가운데 놓여 있었고, 약봉지가 흩어져 있었다. 집안 한구석에 놓인 이력서가 눈에 띄었다. 경력 난에는 ‘쌍용차 재직’이라고 쓰여 있었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직계가족이 없던 그를 쌍용자동차 동료들은 충남 서산에 뿌렸다. 모친의 묘가 있는 곳이다. 쌍용차의 ‘22번째 죽음’의 흔적은 그렇게 사라졌다. 이효리 브랜드는 어떻게 롱런할 수 있었을까 임지영 기자 ‘소셜테이너’ 이효리. 어울리는 수식어일까. 〈시사IN〉 편집국의 고민은 여기에 있었다. 배우 김여진과 방송인 김제동은 이쪽 ‘업계’에서는 이미 좀 식상한 이름. 그런데 좀 걸리는 게 있었다. 사회 이슈에 자신의 생각을 밝히거나 참여하는 연예인을 ‘소셜테이너 금지법’이라는 이름으로 출연 금지시키는 방송사 때문. 올해의 소셜테이너로 꼽힌다면 피해가 가진 않을까. 실상 그녀는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성공적인 엔터테이너다.올해 가수 이효리는 노래 대신 책과 방송, 그리고 트위터를 통해 동물권과 환경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언론 인터뷰에 ‘싸이월드’, 갈 데까지 가볼까 허은선 기자 장면 하나. 지난 12월 초 터키로 여행을 떠난 대학생 한 명이 요즘 그야말로 ‘말’처럼 지낸다고 페이스북에 근황을 남겼다.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몸치로서의 피로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로테스크한 투정이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밝히는 순간 터키인들이 대뜸 말춤부터 춰달라고 했다는 사연이다.장면 둘. 지하철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던 중년 여성 세 명이 가운데 여성의 휴대전화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이거 우리 딸이 카카오톡으로 보내줬어, 재밌지?” 나머지 두 여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환호했다. 그녀들이 보던 동영상은, 유튜브에 올라 여의도 텔레토비, 그 욕설 섞인 시크함이라니 고재열 기자 시사 풍자 프로그램 tvN 〈SNL 코리아 시즌3〉의 정치 풍자 코너인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의 인기가 〈시사IN〉 편집국 기자들 사이에서도 좋았다. 젊은 기자들 중에서는 ‘올해의 정치인물’로 꼽기도 했다. 이런 성원에 힘입어 ‘올해의 루키’ 부문을 신설해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를 선정하기로 했다. 9월부터 방영된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는 케이블TV에서 방영된 후 인터넷에서 다시 유통되는데, 에피소드당 유튜브 조회수가 20만~30만 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구라돌이(이정희)’ ‘문제니(문재인)’ ‘엠비(이명박) 김정은, 북한의 덩샤오핑 될까 남문희 대기자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 선정을 위한 인터넷 투표에서 김정은 제1비서가 1위에 오를 정도로, 그의 등장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의 은둔형 신비주의 전략에서 벗어나 대중 앞에서 당당히 정견을 밝히는 젊은 지도자의 모습은 북한의 ‘동토’ 이미지를 바꿔놓았다. 반면, 4월에 실패했던 장거리 로켓 발사를 12월에 다시 강행하는 모습에서, 역시 마찬가지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그러나 이는 한 그림의 두 측면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 중국이 그러했듯이, 북한도 지금 은둔과 고립의 왕국에서 벗어나 분노와 절망의 한 해 변진경 기자 화내고 가슴을 치다보니 1년이 훌쩍 지났다. 정권 말기, 대통령 일가친척들은 어김없이 비리 의혹으로 검찰청 을 들락거렸다. 5년 동안 착실히 밟아온 방송 장악 시나리오는 결국 ‘편향 방송’이라는 꽃을 피웠고, 5년 동안 열심히 땅을 파온 4대강 공사는 온 나라 강줄기마다 ‘녹조 라테’를 남겼다. 개발 논리 아래 마을이 사라지고, 성장 구호의 외침 속에 땅과 인수위가 인수할 것들 김경수 (만화가) ‘올해의 인물’ 안철수, 앞으로 더 빛날 존재감 김은지 기자 〈시사IN〉 편집국은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인 12월17일 안철수 전 대선 후보를 2012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올해 대선판을 가장 많이 뒤흔든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막상 대선 결과를 받아보고는, 안 전 후보를 올해의 인물로 꼽는 게 적절한지 내부 토론이 있었다. 75.8%라는 높은 투표율 속에 과반 득표로 ‘첫 여성 대통령’이 된 박근혜 당선자의 저력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대세론’을 일찌감치 누그러뜨리고 여야 간 1:1 대결 구도를 이끌어낸 데에는 안철수의 힘이 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