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보다 음악 차별하는 게 더 나쁘다고?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처음부터 이해가 되지 않았다. 라디오에서 가끔, 디제이나 게스트가 “음악을 차별하는 건 인종을 차별하는 것보다 나쁘다고 폴 매카트니가 말했어요”라고 언급할 때마다 나는 솔직히 “그게 말이 되나?” 싶었다. 도저히 동의가 안 되었다.그렇지 않나. 객기 넘치는 10대 시절 “내가 듣는 음악이 최고야”라고 누구든 한 번쯤 생각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런데 “인종차별보다 음악을 차별하는 게 더 나쁘다고? 아니, 누가 봐도 인종차별이 비교도 안 되게 나쁜 거 아닌가? 폴 매카트니가 진짜 저런 말을 했다면 좀 실망인데?” 이게 내 솔직한 감상평 찐개는 맞고 나서 만터우를 먹었다 [밥 먹다가 울컥] 박찬일 (셰프) 우리 동네 살던 친구 ‘찐개’가 내민 건 만두였다. 오래된 중국집 홀에서 맡던 냄새가 나던. 녀석이 한번도 내게 주지 않았던 만두. 나는 만두를 정말 좋아했다. 찐개 같은 ‘짱꼴라’가 먹는 만두가 진짜라고들 했다. 내 호기심은 더 높아져갔다. 찐개에게서 최초의 진짜 중국 만두를 얻어먹을 수 있었다.1977년도 쯤이었을까. 그와 내가 옆 동네에서 신나게 얻어터지고 난 후였다. 친해지기 어려웠던 찐개랑 그날 비로소 친구가 되었다. 나의 화교(음식)에 대한 오랜 짝사랑은 그렇게 한 계단 올라섰던 것 같다. ‘짱꼴라’가 준 만두를 먹었으니 ‘챗지피티에 물어봤다’ 그만하고 다른 것을 질문하라 [미디어 리터러시] 조선희 (민주언론시민연합 미디어감시팀 활동가) “고종의 아이패드 도난 사건에 대해 알려줘.” 인공지능(AI) 회사 ‘오픈AI’가 내놓은 대화형 AI ‘챗지피티(ChatGPT)’에 물어보면 대답이 술술 나온다. “2013년 4월에 발생한 사건으로, 당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였던 고종의 아이패드가 도난당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고종의 자손이었던 한 회사원이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아이패드를….” 챗지피티의 허술함이 터무니없는 질문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 단체에 대해 알려달라는 말에 챗지피티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설립된 단체’라고 대답했다. 아무리 영어 기반 서비스라 해도 아직 독립운동가 김마리아의 짧고도 길었던 사랑 이야기 [역사 속으로] 김형민 (SBS Biz PD) 사랑은 곧잘 비극적이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이룰 수 없는 사랑, 이뤄져서는 안 될 사랑 등등. 사랑의 작대기들은 맞아떨어지는 경우보다 그렇지 않을 때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비극의 크기 또한 각양각색이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만 남긴 채 가물가물 추억 속에만 걸쳐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평생에 지울 수 없는 화인(火印)으로 마음속을 갈라 흐르는 은하수로,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으로 또박또박 새겨지는 사랑도 많다. 1944년 3월13일 해방을 한 해 앞두고 숨져간 여성 독립운동가 김마리아(1892~1944)와 조 치매 환자가 치매에 대해 쓰다 [여여한 독서] 김이경 (작가) 지갑을 깜박해 다시 집에 돌아오고 냄비를 태워먹고 냉장고 문을 열고 우두커니 서 있는 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난다. 아무리 건망증과 치매는 다르다지만 이런 일이 거듭되면 치매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치매 진단에 많이 쓰는 ‘하세가와 척도’라는 게 있다. ‘오늘이 몇 년 몇 월 며칠인가요? 암산으로 100에서 7씩 계속 빼보세요’ 같은 문항으로 이루어진 검사인데, 암산에 약한 나는 자꾸 막히는 계산에 치매를 걱정한다.진단법을 만든 일본의 치매 전문의 하세가와 가즈오에 따르면, 노령은 치매의 주요인이다. 아무리 조심해도 늙으면 ‘다음 김홍영’의 비극을 막아낼 수 있을까 [세상에 이런 법이] 최정규 (변호사·⟨얼굴 없는 검사들⟩ 저자) “학생이 일하다 죽었는데 누구 하나 내 탓이라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 2017년 이동통신사 현장 실습 고등학생이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다음 소희〉에서 소희의 죽음을 추적하는 경찰 유진의 대사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한 사람의 죽음을 끝까지 추적해주는 경찰을 쉽게 만날 수 없다. 그 지난한 일은 대부분 유족의 몫이다.2016년 5월19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초임 검사가 자살했다. 유족은 “내 아들이 아무 이유 없이 그럴 리가 없다”라며 검사장을 찾아가 진상을 규명해달라고 요청했다. 복잡한 증권 범죄의 개가 없다, 개가 없다, 풋코가, 없다 [반려인의 오후] 정우열 (만화가·일러스트레이터) 개를 떠나보낸 지 한 달이 지났다. 며칠 전 일 같은데 벌써 한 달이나 지났나 싶다가도 또 어떤 때는 그런 일이 정말 있었는지 아득히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시간 감각 같은 건 원래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언제나 과거를 회상할 때면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다니, 하고 놀라거나 아직도 시간이 이만큼밖에 안 지났다니, 하면서 놀라게 되는 것 같다.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개를 ‘떠나보낸다’라는 표현을 썩 좋아하진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게서 떠나 어디론가 가는 거라고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게 하늘 로맨스엔 관심 없다, 성공 위해 달린다 [K콘텐츠의 순간들] 김선영 (칼럼니스트) 2022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JTBC)의 후속작 〈대행사〉는 회의적인 시선 속에서 방영을 시작한 작품이었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전작과의 성적 비교, 톱배우 이보영을 제외하면 다소 무게감이 덜한 캐스팅, 극성이 큰 장르물이 아니라는 점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실제로 〈대행사〉의 서사 구조는 매우 익숙하다. 주인공 고아인(이보영)의 성공기는 현대 여성의 대표적인 성장 서사인 ‘칙릿(chick literature)’ 유형에 속하고, 여기에 K드라마 ‘사골’ 소재인 재벌가 이야기를 더했다. 전도연·정경호 농인들의 시선에서 본 대선 TV 토론회 [대학기자상] 김연희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쏘아 올린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대학 언론인들 사이에서도 단연 화두였다. 제14회 〈시사IN〉 대학기자상 응모작 가운데 상당수가 배리어프리 이슈를 다루었다. 최종 수상작 6편 중 3편이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조명했다. 매체마다 접근법은 달랐다. 서울대 〈대학신문〉은 휠체어를 타고 시내를 이동하는 서울과 도쿄 대학생의 하루를 비교했다. 부산대 〈채널PNU〉는 제보에서 출발해 교내 배리어프리 지도를 제작했다. 경상국립대 〈개척자〉는 진주를 대표하는 ‘남강 유등축제’의 배리어프리 실태를 조사했다.2022년 1월부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의 ‘멍게 세일즈’? [금요시사회] 장일호 기자·최한솔·김진주 PD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기조는 ‘그랜드 바겐’입니다. 과거사 문제를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려놓고 포괄적 합의를 이뤄내겠다는 의미입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그랜드 바겐이 “외교의 기본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주장”이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방일 성과를 두고 논란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에 준 건 확실한데 우리가 받은 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빈손 외교’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기는커녕 “한일관계도 과거를 넘어서야 한다” “욕먹을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비판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안후성 (2021년부터 종이책 구독, 인천)‘공수처 무용론’을 종종 봐온 터라 〈시사IN〉 제809호 ‘두 돌 지난 공수처에 존재 이유 묻는다면’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 범죄의 범위가 무 자르듯 나뉘는 게 아닌데도 수사의 영역은 잘린 듯 나뉘었다는 게 의아했다. 범죄의 밑단부터 차근차근 수사하는 게 어려워 그 맥락과 스토리를 온전히 파헤칠 수 없고, 결론적으로 고위공직자까지 닿기 힘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공수처 수사 가능 범위를 어디까지 넓히는 게 좋을까. 그 변화가 검찰에 대한 견제로 향할지, 공수처가 검찰과 비슷해질지 포스코건설, 포스코이앤씨(POSCO E&C)로 사명변경 ADVERTORIAL 포스코건설이 내년 창립30주년을 앞두고 친환경 미래 신성장 선도 기업으로의 의지를 담아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포스코이앤씨(POSCO E&C – POSCO Eco & Challenge)ʼ로 사명을 변경했다.지난해 포스코그룹은 100년 기업으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ʼ를 비전으로 설정한 바 있다.이에 따라, 포스코건설도 대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지속성장 기반을 구축하고자 ‛친환경/미래 비즈(Biz) 확장, 디지털 기반 생산성 향상, 위기에 강건한 경영관리 체계 구축ʼ 국내 섬유업계 최초 GRS·에코 프로덕트 마크 등 친환경 인증도 지원 ADVERTORIAL 효성티앤씨는 국내 섬유업계 최초로 중소 협력사들의 친환경 인증 발급도 지원한다. 글로벌 친환경 인증 획득이 ESG 규제 대응 등 협력사들의 ESG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효성티앤씨의 대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과 옥수수 추출물로 만든 세계 최초의 바이오 섬유인 ‘크레오라 바이오베이스드’로 원단을 제작하는 21개 중소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GRS △SGS 에코 프로덕트 마크 인증을 위한 비용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에코 프로덕트 마크는 △친환경 원재료를 사용하고 △인체에 무해하며 △ESG경영을 통한 친 한국에는 왜 테슬라가 없냐고? [지구를 구하는 기후테크] 김다은 기자 기술이 기후위기로부터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하이테크(Hi-technology, 고도의 과학기술)’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안도감을 경계하며 ‘기후테크(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기술)’ 스타트업 세 곳을 찾았다.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풀기 위해 ‘비장의 무기’를 벼리고 있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이 가진 진짜 무기는 기술이 아니라 관점이라는 것이었다. 에너지·순환경제·모빌리티, 세 분야에서 치열하게 미래를 디자인하고 있는 혁신가들의 현재를 만났다.■ 무인 전기트럭 스타트업 | 서울다이나믹스이거송 대표는 학교를 졸업하고 공항에 청년 언론인 22명 ‘청년 정치’를 파헤치다 [대학기자상] 김연희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쏘아 올린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대학 언론인들 사이에서도 단연 화두였다. 제14회 〈시사IN〉 대학기자상 응모작 가운데 상당수가 배리어프리 이슈를 다루었다. 최종 수상작 6편 중 3편이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조명했다. 매체마다 접근법은 달랐다. 서울대 〈대학신문〉은 휠체어를 타고 시내를 이동하는 서울과 도쿄 대학생의 하루를 비교했다. 부산대 〈채널PNU〉는 제보에서 출발해 교내 배리어프리 지도를 제작했다. 경상국립대 〈개척자〉는 진주를 대표하는 ‘남강 유등축제’의 배리어프리 실태를 조사했다.2022년 1월부터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노동가치 탐구김영용 지음, 도서출판 참 펴냄“게임에서 첫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 다른 이후 관문을 통과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면, 이 게임을 시작한 사람은 억울하다고 생각할 것이다.”한때 대학가에서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 읽기가 유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도전자’들은 〈자본〉의 초입부에서 나가떨어지기 일쑤였다. 상품과 교환, 화폐에 대한 논리가 전개되는 제1권의 1, 2, 3장이야말로, 〈자본〉에서 가장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마르크스 특유의 서술 순서로 인해 책 전체를 먼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초입 광풍 못 막는 환경부, 설악산에 봄꽃 대신 케이블카가 피었다 나경희 기자 네이버 지도에 ‘설악산 케이블카’를 검색하면 두 가지 결과가 나온다. 하나는 1970년에 만들어진 ‘설악 케이블카(권금성 케이블카)’다. 설악산 소공원에서부터 높이 700m 봉우리인 권금성까지 1.1㎞를 잇는다.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직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맏사위 일가가 사업 허가를 받아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다른 하나는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다. 이름 뒤에 ‘(2026년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지난 2월27일 강원도 양양군의 오색 케이블카 사업계획이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를 사실상 통과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1 “우크라이나 전쟁, 옳고 그름 떠나 러시아 입장도 궁금하다” [시사IN 독자위원회] 임지영 기자 제14기 〈시사IN〉 독자위원회의 네 번째 모임이 3월4일 열렸다. 독자위원 네 명이 〈시사IN〉 기사에 대한 의견을 넘어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한 개인적 경험과 견해를 들려주었다. 4개월 활동의 마지막 자리이기도 했다. 이재환씨는 독자위원이 된 후부터 세상을 볼 때 〈시사IN〉이 판단의 근거가 되었다고 말했다. 줄곧 수도권에서 살아온 신다인씨에게 독자 모임은 ‘지역’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박용석씨는 기사를 읽을 때 기자들 이름을 좀 더 눈여겨보게 되었다. 공부하듯 기사를 읽었다는 정은자씨는 자세히 보니 더 포스코건설, 포스코이앤씨(POSCO E&C)로 사명변경 ADVERTORIAL 포스코건설이 내년 창립30주년을 앞두고 친환경 미래 신성장 선도 기업으로의 의지를 담아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포스코이앤씨(POSCO E&C – POSCO Eco & Challenge)'로 사명을 변경했다.지난해 포스코그룹은 100년 기업으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를 비전으로 설정한 바 있다.이에 따라, 포스코건설도 대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지속성장 기반을 구축하고자 '친환경/미래 비즈(Biz) 확장, 디지털 기반 생산성 향상, 위기에 강건한 경영관리 체계 구축' The Last Korean [굽시니스트 시사 만화] 굽시니스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