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인가 전략적 선택인가, 김만배 침묵의 계산법 문상현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의 시작과 끝, 사업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을 통하지 않고서는 설명되지 않는다. 검찰이 최근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의 ‘범죄 혐의’ 퍼즐, 대장동 사업 관계자들의 폭로 진위 여부, 50억 클럽 중심의 로비 의혹 조각 모두 그를 거쳐야만 맞춰진다. 그래서 김만배 전 부국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사법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다.김만배 전 부국장은 침묵한다. 끝을 알 수 없는 진실공방 속에서도 말을 보태지 않는다. ‘검찰이 원하는 답’도 주지 않고 있 주 69시간 논란을 복기해야 하는 이유 전혜원 기자 고용노동부가 3월6일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현행 일주일에서 더 넓히는 것이다. 현재는 특별한 제도를 이용하지 않는 한, 일주일에 52시간 넘게 일을 시키면 불법이다. 이걸 유연화해서, 일이 많은 주에는 52시간 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반면에 일이 적은 주에는 52시간보다 덜 일할 수 있다. 일주일이 아니라 월·분기(3개월)·반기(6개월)·연 ‘평균’ 주 52시간 이내이면 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현행 주 52시간 상한제가 “날로 다양화·고도화되는 노사의 수요를 장하준 교수가 보는 세계 경제, 한국 경제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최근 통장 입출금 내역을 확인하다 1년 치까지 훑어보았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계단처럼 늘어났다. 내 통장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을 체감했다. 매달 상환액에서 ‘자이언트 스텝’이니 ‘빅 스텝’이니 하는 단어의 위력을 느꼈다. 그것도 강하게.경기침체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수출도 불안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동향(잠정)’을 보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3.6%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째 감소세다. 대중국 수출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33.4% 감소). 무역수지는 13개월 연속 적자를 체코 야구의 성취가 한국 야구에 말하는 것 [경기장의 안과 밖]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대 스타는 단연 오타니 쇼헤이다. 일본 대표팀 소속 오타니는 결승 라운드 경기를 위해 전세기편으로 3월17일(한국 시각) 미국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장에서 오타니는 체코 야구 국가대표팀 모자를 쓰고 있었다. 체코는 세계 최고 야구선수로부터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는 팀이었다.프로리그가 활성화된 동아시아 팀과 야구가 국기인 쿠바 정도를 제외한 WBC 출전국은 선수단을 거의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 선수로 채운다. 하지만 체코에는 현역 마이너리그 선수도 한 명 없었다. 그럼에도 1라운드 새가 어리석다고? 인간이 어리석다! [여여한 독서] 김이경 (작가) 너무 오래 사람을 보느라 내 안이 텅 빈 걸 몰랐다. 빈 마음에 남의 시선과 말들이 가득 차 쉴 곳이 없다. 지친 나를 데리고 뒷동산을 오른다. 나무에 푸른 물이 오르고 봄빛 아래 매화 꽃송이가 벙글고 있다. 눈이 환해지고 귀가 열린다. 깍깍 까악 삐이익 꾸룩꾸룩 또로롱, 소리를 찾아 고개를 젖힌다. 까치·까마귀·직박구리·멧비둘기는 익숙한데 가지 틈의 주황색 깃털, 저 새는 뭐지? 딱새인가.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 눈이 시도록 올려다본다. 그 덕택에 머리 까만 박새도 보고 까치 부부가 아옹다옹 집 짓는 것도 제대로 봤다. 얼마나 지 잘못을 하얗게 못 지워도 두부를 먹었다 [밥 먹다가 울컥] 박찬일 (셰프) 1970년대에 이미 서울은 만원이었다. 이촌향도라고 했다. 나중에 언론은 그것을 박정희 정권의 정책이라고 했다. 곡물 가격을 낮춰서 농민들이 고향을 버리고 도시로 향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들이 수출 역군이었다. 처녀 머리카락을 끊어서 가발 만들어 수출을 하며 뭐든 수출해야 먹고살 수 있다고 외쳤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인가. 학생들은 ‘백억불 수출 천불 소득’이라는 리본을 달고 다녔다. 서울엔 구로공단이 있었다. 최근에 그 동네를 걷는데, 상전벽해였다. 이른바 벤처타운으로 변한 구로동이라니. 변하지 않은 건 ‘수출의 다리’였다. 오 빚더미 안긴 전세 대출 사기, 금융사·금감원 책임은 없나 [세상에 이런 법이] 임자운 (변호사) ‘대출모집인 제도’라는 게 있다. 금융회사들이 대출상품 홍보, 상담, 신청서류 접수 따위를 제3자인 대출모집인에게 맡길 수 있는 제도다. 금융회사들은 영업망이 크게 확장되는 이익을 얻지만, 소비자들은 과잉 대출, 불건전 대출 위험에 노출되고 개인정보 유용에 따른 범죄 피해를 보기도 했다.그래서 금융위원회는 2010년 ‘대출모집인 모범규준’을 만들었다. 금융회사가 모집인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했고, 모집인을 통한 대출 약정 시 본인 확인 절차를 엄격하게 하도록 했다. 하지만 말뿐이었다. 금융회사들은 ‘모범규준’을 따르지 고양이는 산책을 하고 싶어 할까? [반려인의 오후] 김영글 (미술작가) 고양이와 함께한 시간이 어느새 11년이 넘었다. 우리는 충만한 평화와 애정 속에 서로를 길들이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따금 개를 키우는 사람이 부러울 때가 있다. 반려인의 얼굴만 봐도 펄쩍 뛰어오르며 한없이 반가움을 표현하는 개를 볼 때면 그 투명한 감정에 놀라고 약간은 감동까지 받는다. 물론,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귀를 까딱하는 걸 보면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음이 분명한데도 끝내 못 들은 척을 하는 고양이와 살다 보면 말이다.그런데 가장 부러운 건 따로 있다. 함께 야외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볼 때다. 언젠가 개를 키우는 지 올해, 위대한 연주자 네 명이 세상을 떠났다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올해 들어서만 벌써 여러 차례 부고를 접했다. 그들 중 직접 노래를 부른 것이 아닌 ‘연주자’의 이름이 여럿 있었기에 추모의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대표곡도 부기했다.제프 벡 (향년 78세)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2010년 첫 내한공연 당시 한국에서 기타 좀 친다고 하는 프로 연주자들이 짜기라도 한 듯 곳곳에 앉아 있었다. 우리는 보통 누군가를 존경할 때 다음 같은 헌사를 바친다. ‘해당 분야의 멤버들이 존경하는 멤버.’ 제프 벡이 그런 연주자였다. 그는 기타리스트들의 기타리스트였다. 적어도 일렉트릭 기타 연주 하나만 놓고 보자 ‘진짜 전문가’를 기사에 인용하려면 [미디어 리터러시]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최근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인터뷰 발언을 날조해 보도한 〈중앙선데이〉 기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지난해 1월 〈중앙선데이〉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의 화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신 교수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는데, 당시 신 교수가 〈중앙선데이〉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는데도 취재 없이 발언을 지어내 보도했다는 것이다. 이는 명백히 비윤리적이다.그런데 이 건을 둘러싼 생각은 전문가 취재의 어려움과 전문가 인용의 쓸모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기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일상 업무 중 하나가 저출생 해법으로 유럽은 ‘이것’ 선택했다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하다 보니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나이 차이가 꽤 난다. 주로 20대 초중반인, 이른바 ‘Z세대(1997~2012년생)’에 속하는 이들이 낯설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그런데 내가 이들을 흥미롭게 보는 만큼이나 이들도 나를 흥미롭게 보는 모양이다. 스위스 이민자의 삶이라든가,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는 일상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는다. 얼마 전에는 한 중국인 학생이 진지하게 의논할 게 있다며 따로 만나자고 했다. 들어보니 결혼과 출산에 관한 고민이었다. 25세 중국인 C의 고민을, 그의 동의를 얻어 ‘극우’ ‘막말’ 전광훈에게 국민의힘이 끌려다니는 이유 [금요시사회] 장일호 기자·김진주·최한솔 PD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습니다. 총선 미리보기라 할 수 있을 4.5 재보궐 결과는 투표율이 낮아서 보수 세력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뜨렸습니다. 특히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안방'이나 다름없는 울산에서 민주당 소속 기초의원과 진보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총선 위기감'은 한층 커지는 모양새입니다.김기현 대표는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는 등 일찌감치 총선 채비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김 대표 취임 이후 국민의힘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민주당에 앞서지 못했습니다. 리더십이 보이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정한신 (2011년부터 종이책 구독, 〈시사IN〉 토론모임 ‘일상학교 뉴스카페’ 진행, 울산)〈시사IN〉 제811호 커버스토리(“못 알아들으면 알 때까지” 정권의 눈독에 흔들리는 KT)를 통해 KT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부·여당의 압박에 민간기업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왜곡되고 경영 공백이 발생해 주주들과 국민의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이들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일념으로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명분은 민간기업 지배구 최진영 소설 〈쓰게 될 것〉 최진영 (작가) 모두 지난 일이다. 그리고 반복될 일이다. 나는 이제 그것을 이해한다.‘이해한다’는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태어나면서 세상을 받아들이듯.그러므로 싸우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나의 할머니는 전쟁을 세 번 겪었다. 첫 전쟁은 할머니가 어린이였을 때 일어났다. 역사는 그것을 진압이라고 기록했다. 진압당하는 사람에게는 전쟁과 다를 바 없었다. 할머니의 엄마가 할머니를 살렸다고 한다. 감추고, 경고하고, 부둥켜안으며 이 고난에는 끝이 있을 거라고 말하면서. 그리고 정말 끝이 났기 때문에 할머니는 희망을 믿는 사람이 되었다.할머니가 어른이 재심 당사자들이 보상금으로 설립한 장학 재단 ‘등대’ [사람IN] 문상현 기자 “식사는요?” “휴게소에서 간단히.” 차에서 내리자마자 얼굴만 슬쩍 보고 대충 인사하더니, 공구통부터 꺼내 들었다. 이른 새벽 부산에서 출발해 이제 막 도착한 그였다. 뒤도 보지 않고 올라간 곳은 2층 사무실. 삐죽삐죽 나온 전선들을 모아 긴 플라스틱 막대(몰드) 안에 넣고 전동 드릴로 고정하기 시작했다. 도와드릴게요, 하니 그와 함께 온 남자가 그냥 두라고 말린다. “이거 하려고 수원 간다 하더라고.”공구통을 든 남자는 최인철씨(61), 함께 온 남자는 장동익씨(64)다. 1991년 경찰의 고문과 폭행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RM의 외신 인터뷰가 신선했던 이유 [K콘텐츠의 순간들]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최근 케이팝 신을 떠들썩하게 한 화제 가운데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El Pais)와 인터뷰한 RM이 있다. 인터뷰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으로 시작한다. ‘케이팝의 엄청난 성공이 아티스트를 비인간화한다고 생각하나요?’ 한국 매체였다면 아마 질문 사전 수급 단계에서 과감히 삭제당했을 이 질문에 RM은 대답한다. 개인을 위한 시간은 많지 않지만, 그것이 케이팝을 빛나게 한다고. 20대만이 가질 수 있는 에너지로 안무와 영상, 음악을 완성하기 위해 밤낮으로 싸우고 그 모든 것으로 인해 빅뱅이 일어난다고.뒤이은 질문은 좀 더 핵심을 파고든 은행 규제 완화가 불러온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테크·바이오 분야 등에서 스타트업 회사들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뉴욕의 시그니처은행이 최근 잇따라 파산했다. 그러자 미국 연방정부와 규제 당국이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부산한 모습이다. SVB 파산에서 비롯된 금융 불안을 조기에 해소하지 못하면 자칫 2008년 최악의 금융위기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가 SVB 사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5월1일까지 이번 사태의 원인 규명 세상을 바꿀 챗지피티가 두렵다 [취재 뒷담화] 고제규 기자 기사인가 논문인가? 처음엔 복잡한 수식만 보고 헐~. 읽고 나선 머신러닝 원리까지 담은 집약적 설명에 허얼~. 경제 전문기자이지만, 간혹 최첨단 IT 기사도 쓰는 ‘학구파’ 이종태 기자다.도대체 자료를 얼마나 보고 썼는지?머신러닝 등을 가장 직관적이고 쉽게 설명할 방법으로 기사화했다. 수학 공식 비슷한 게 조금 들어가는데 그건 사실 중학교 수학 과정에 나오는 것이다. 독자들이 미리 겁먹지 않고 읽으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수학책과 딥러닝 개론서, 자연어 처리 관련 자료들과 챗지피티 신간들까지 살펴본 뒤 최대한 알기 쉽게 썼 거시적으로다가 [굽시니스트 시사 만화] 굽시니스트 일본 아카시 유족이 한국에 온 이유 글 전혜원 기자·사진 신선영 기자 일본 효고현 아카시시 육교 압사 사고 유족들이 3월16일부터 18일까지 2박3일간 한국을 찾았다. 시모무라 세이지 씨(65·아카시 육교 희생자 모임 회장)와 미키 기요시 씨(54)다. 이번 초청은 세월호 참사 유족을 비롯한 재난 피해자들의 연대를 지원하는 4·16재단,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 10·29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5개 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했다.이들은 아카시 유족을 초청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재난 참사 피해 가족이 자신의 경험을 그 이후 발생한 다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