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동물을 사랑하냐고요? [기자의 추천 책] 김다은 기자 스물여섯 살의 전직 웨이트리스, 낙제로 수의학과에 가지 못한 물리치료사, 인류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 그다지 ‘과학적’이지 않은 이력을 가진 세 여성이 ‘주류 과학의 판을 바꾸며’ 역사적 성취를 이룬 이야기다. 주인공은 아프리카 곰베에서 침팬지를 연구한 제인 구달과 르완다에서 마운틴고릴라를 연구한 다이앤 포시,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정글에서 오랑우탄을 연구한 비루테 갈디카스다. 이름이 많이 나오는 책이다. 주인공마저 일반 독자들에게 이름이 낯선데, 등장하는 유인원 수십 마리에게도 이름이 있다. 그 혼란까지 즐기며 읽을 만하다. 책을 방통위원장 면직 다음은 언론 장악? 김동인 기자 “(임기가) 2개월 남았는데 왜 이런 절차를 밟고 있는지. 거꾸로 제가 여쭙고 싶다.” 5월24일 국회에 출석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자신의 면직 절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7월25일 감사원 감사를 시작으로 한 위원장에 대한 압박은 전방위적으로 쏟아졌다. 여당 주요 인사들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후안무치(지난해 6월16일,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몰염치로 버티기에 급급하다. 뻔뻔함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5월2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라는 말로 방통위원장 퇴진을 1년 넘게 외쳤다.5월30일, 윤 2023년 간호사들이 싸우는 진짜 이유 이오성 기자 첫 번째 거부권 때와는 달랐다. 대통령의 두 번째 거부권은 일을 크게 만들었다. 농민을 상대로 한 양곡관리법 때와 달리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간호사들이 ‘준법투쟁’ 등 사상 초유의 단체행동에 나서면서 그간 의료계에 누적돼온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당장 불거진 것은 이른바 ‘PA 간호사’ 문제다. PA(Physical Assistant) 즉 진료보조 간호사는 공식적으로는 없는 직종이다.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채혈, 봉합, 대리수술, 기관 삽관 등 의료행위는 의사가 하지 않으면 불법임에도 이들 PA 어느 계엄군의 ‘43년 만의 진료’ 나경희 기자 5월이지만 새벽 공기는 한겨울처럼 차가웠다. 모포를 뒤집어써도 철모 끈을 꽉 조인 턱이 덜덜 떨렸다. 운전병 옆자리에서 꾸벅꾸벅 졸던 20사단 61연대 1대대 소속 박윤수 상병(66·당시 23세)은 문짝이 없는 지프차에서 굴러 떨어지지 않으려고 기를 썼다. 1980년 5월21일 새벽, 서울에서 출발한 20사단 지프차 14대가 광주까지 쉼 없이 달리는 중이었다. 20사단 병력은 이미 용산역을 출발해 송정역에 도착한 상태였다. 지휘관들이 타는 지프차는 열차에 실리지 않아 운전병과 당직병이 차를 몰고 광주까지 내려가야 했다.1979년 1 “그때 이상민 장관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 이은기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탄핵 심판대에 올랐다. 국무위원이 탄핵 심판을 받는 건 헌정 사상 최초다. 헌법은 공직자가 직무집행 과정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을 때 파면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2017년 3월10일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씨(최서원)의 국정 개입을 허용하고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해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배했다는 등의 이유로 파면됐다.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었던 희생자 이주영씨의 아버지 이정민씨는 5월23일 이상민 장관 탄핵 심판 2차 변론기일을 앞두고 물었다. “참사 직후 현장에서 ‘여기가 대한민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대치동 그 학원 이야기에서부터 수능 자체에 대한 의심까지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두 주 전 편집국 기획회의 때였다. 한 선배의 ‘제보’ 이야기가 나왔다. 올해 전국 의대 ‘정시’ 합격자 절반이 한 재수종합학원에서 나왔다고 했다. 수능도 아닌 학력고사를 봤던 세대인 다른 기자가 무척 신기해했다. 수능 성적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선호하고, 입시 경쟁이 치열하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이 정도 ‘싹쓸이 입학’이 가능하다니. 그 학원 관련 취재를 하기로 했다. 누군가 말했다. ‘기사를 어떻게 써도, 학원 홍보처럼 읽을 사람들이 있겠는데요.’ 기사 기획 단계부터 학원 이름을 가리기로 했다. 이상원 기자가 “한·일 관계 완전한 복원 이뤘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당연히 시료의 채취 주체는 도쿄전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유국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 시찰단 단장(원자력안전위원장)이 5월31일 시찰단 점검 결과 발표 자리에서 한 말. 시찰단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의 ‘다핵종제거설비(알프스)’의 입·출구 오염수 농도 분석 결과 원자료를 확보하고 주요 설비들의 설치 현황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고 발표. 하지만 모두 ‘일본 측이 제공한 자료, 일본 측이 보여준 설비, 일본 측이 채취한 시료’를 기반으로 해. 오염수 방출에 관해 거짓말과 약속 깨기 전력이 허다한 일본 정 대통령실 보도자료가 검사가 쓴 공소장? [기자들의 시선] 김은지 기자 이 주의 압수수색압수수색 속보가 자주 뜬다. 5월30일에는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MBC 임 아무개 기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 자료가 유출되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MBC 기자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직장인 MBC 본사와 국회 사무처도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언론 탄압이라고 반발하는 MBC 구성원들과 대치하다, 경찰은 해당 기자의 책상만 수색하고 돌아갔다. MBC는 “해당 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날리면-바이든 발언’ 논란을 TV 뉴스로 처음 보도 어색하기 짝이 없는 ‘노사 법치주의’ [세상에 이런 법이] 임자운 (변호사) 노동자 A는 많이 아팠다. 외국계 IT 회사에 입사한 그는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상황에서 주말·야간에도 계속되는 업무 지시에 시달렸고, 잦은 업무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우울증, 공황장애 진단까지 받았다. A는 회사에 병가를 요청했지만, 회사는 ‘업무 능력 부족’을 이유로 A를 해고했다. 명백한 부당해고였다. 근로기준법상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할 수 없는데, A에 대한 해고가 그 기간 안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법대로라면’ 회사는 A를 바로 복직시켜야 르세라핌 신곡에 참여한 전설적인 뮤지션, 데이비드 보위와는 어떤 작업했나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나일 로저스라는 뮤지션이 있다. 기타리스트이자 작곡자, 프로듀서인 그는 한때 세계 최강 디스코 그룹이었던 시크(Chic)의 멤버로 히트곡을 여럿 쏟아냈다. 음악 팬들에게 나일 로저스는 독특한 리듬 커팅으로 유명하다. 이를 처킹 기타(Chucking guitar)라고 부르는데 한두 개의 코드 혹은 음표만으로 펑키한 그루브를 만들어내는 스타일이라고 보면 된다. 그가 참여한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걸작 ‘겟 러키(Get Lucky)’를 감상해보면 바로 이해할 수 있다.최근 나일 로저스는 한국 아이돌 르세라핌의 신곡 ‘언포기븐( 카스바에서 하는 망향, 자기 연민의 서사를 넘어서기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국민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일제 시기에 교육받은 분이었다. 일제 시기 말 소년비행병 학교에 지원한 일이 큰 자랑거리였다. 항공점퍼에 비행모와 고글을 쓰고 조종석에 앉은 사진을 보여주며 뿌듯해하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종전 때문에 진짜 출격을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수업 시간에는 열중쉬어 부동자세를 취해야 했고, 남학생은 상고머리, 여학생은 커트 단발만 허락됐다. '나의 조국'과 군가를 부르며 매일 제식훈련을 받았다. 운동회 때는 분열행진 시범도 보였다. 논산에서 받은 제식훈련이 훨씬 쉬웠다. 그이의 일제 시기는 끝나지 않았 악어에게서 살아난 뒤 알게 된 진실 “사람도 먹이다” [여여한 독서] 김이경 (작가) 호랑이한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무게를 나는 사파리 버스를 타보고야 알았다. 호랑이가 다가오더니 한껏 입을 벌렸다. 세상에, 호랑이에게 나는 한 입 거리구나. 버스 안에서 웃고 있는 게 한심하게 여겨졌다. 호랑이한테 물리면 나는 정신을 차리긴커녕 그대로 숨이 넘어갈 위인이다. 이런 주제이기에 나는 호랑이 앞에서도 끄떡 않는 사람을 존경한다. 일테면 〈악어의 눈〉을 쓴 발 플럼우드 같은 사람.오스트레일리아의 페미니스트 생태철학자 발 플럼우드는 마흔여섯 살 때 혼자 카누를 타다가 악어의 공격을 받았다. 마라도나 신화를 넘어, 바닥에서 정상으로 간 나폴리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온사이드> 편집장) 2020년 12월4일, 이탈리아 항구도시 나폴리를 연고로 하는 SSC 나폴리의 홈구장 스타디오 산 파올로는 57년 만에 이름을 바꿨다. 새로운 이름은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축구의 신’ 마라도나의 풀네임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그는 펠레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축구선수 자리를 놓고 생전에도, 사후에도 치열하게 경쟁한 인물이다.21세기 스포츠는 자본주의의 전장이다. 경기장 이름은 그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축구단에 수천억 원을 쏟은 구단주 소유 회사명이나 글로벌 기업명이 경기장(각국 언어에 따라 스타디움, 스타디오, 아 반려동물에게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 [반려인의 오후] 김영글 (미술작가) 나와 함께 사는 세 고양이의 이름은 나이 순서대로 요다, 모래, 녹두다. 이들은 모두 길에서 3월 내지 반년가량을 지내다 우리 집 식구가 된 뒤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살고 있다. 고양이들의 이름은 아마도 내가 집에서 가장 자주 입에 올리는 단어일 것이다. 나는 그 이름을 밥이나 간식을 줄 때도 부르고, 가르치거나 혼내야 할 때도 부르고, 칭찬하거나 예뻐할 때도 부른다.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불러볼 때도 있다.이름을 불렀을 때 돌아보는 동물 가족의 작은 얼굴은 수천수만 번을 봐도 여전히 변함없는 감동을 준다. 자기를 부른다는 걸 알아 독자리뷰 시사IN 편집국 박승연 (2019년부터 종이책 구독, 서울)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에 대해 불법인지 아닌지의 논쟁만 보다가, 공직자로서 가져야 할 자질 가운데 ‘무엇이 부족했나’를 다룬 〈시사IN〉 제819호(사진) 기사를 읽으니 반가웠다. 김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때 ‘이모’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장관 후보자가 공직을 수행할 자격이 있는지, 한 나라의 장관이 될 자격이 있는지 판가름했어야 할 그즈음, 그는 개인의 자산 증식을 위해 코인 거래를 한 것이 들통났다. 한마디로 근무 태만이다. 국민과 의원은 일종의 ‘노사관계’라 사교육에 뚫린 수능 ‘킬러 문항’ 알고리즘 [금요시사회] 장일호 기자, 최한솔·김진주 PD 2023학년도 39개 의과대학 정시 총정원은 941명입니다. 그중 49.9%인 470명이 서울 대치동 A 재수종합학원 출신입니다. 서울대·연세대 등 대학병원을 갖춘 주요 6개 의대로 범위를 좁혀도 이 학원의 합격자 비율은 51.2%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수능이 변질하여 사교육에 공략당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A 학원은 한두 문제 차이로 결과가 갈리는 수능의 허점을 노립니다. 이른바 ‘킬러 문항’이 담긴 교재 개발(모의고사 제작)에 공을 들입니다. 해당 교재는 현장 강의 수강생들에게만 독점적으로 판매됩니다. 재수생 기 시사IN 제821호 - 수능의 타락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김은지 기자 기자들의 시선/김영화 기자 포토IN/임계점 넘어가는 정부의 집회 통제COVER STORY IN기울어진 저울 위 춤추는 사교육정시는 수시보다 투명하다. 그런데 공정할까? 한 재수종합학원에서 전국 의대 정시 합격자 절반이 배출됐다. 수능이 변질되어 사교육에게 공략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정한 게 아니다 ‘방어’하기 쉬울 뿐”ISSUE IN ‘일본은 왜 그럴까?’ 역사학자에게 물었다 노란봉투법 입법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 “남은 건 각자도생뿐” 신탁 이토록 흥미진진한 내전기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국공내전이철의 지음, 앨피 펴냄“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도 재미있어할 것 같아 내전기를 쓰게 되었다.”1945~1949년 장제스가 이끄는 국민당과 마오쩌둥이 이끄는 공산당이 패권을 놓고 벌인 내전을 다룬다. 5년 동안 양쪽이 각각 500만명이 넘는 병사를 동원한 전쟁이었다. 장제스의 국민당 정권이 타이완으로 가며 내전은 끝이 났다. 철도 노동자로 일하며 노동운동을 해온 지은이는 중국어를 익혀 내전을 다룬 중국 드라마를 보다가 이 주제에 빠져들었다. 여러 차례 배낭여행을 다니며 내전 관련 장소를 방문했다. 국공내전은 전 바이러스 재난 웹툰의 최종 완성은 댓글이다 [K콘텐츠의 순간들] 박인하 (만화평론가) 쥘 베른의 소설 〈15소년 표류기〉(1888)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소년 열다섯 명이 무인도에 고립되어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다. 윌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대왕〉(1554)에서는 고립된 환경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사악한 본성에 주목했다. ‘고립-생존’ 서사를 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살아 있는 사람을 습격하는 낯선 존재를 등장시키기도 한다.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끈 웹툰 〈스위트 홈〉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고립된 곳에 괴물과 좀비를 등장시켜 생존의 조건을 더 극한까지 끌어올렸다.네이버 웹툰 〈어느날 갑자기 서울은〉은 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