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그럴 리 없다는 착각 [기자의 추천 책] 김동인 기자 미국 기밀 문건 유출 이후 또다시 정보기관의 첩보활동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 문건에는 한국 정부의 핵심 인사를 도청한 정황도 담겨 있는데, 여기에 대응하는 한국 정부의 공개적 태도는 일관되게 ‘현실 부정’이다. 이쯤 되면 저 태도는 가짜고, 뒤에서는 미국 정부에 항의해 다른 이익을 챙겼으리라고, 우리 정보기관도 미국 정부를 도청하고 있을 것이라고 몽상을 펼치는 게 마음 편할 지경이다.첩보의 세계에서 친구란 없다. 오랜 기간 그랬다. 이 책은 이집트 고대문명 시절부터 에드워드 스노든의 NSA 기밀 문건 폭로까지 인류사와 함께한 0.04%의 행운, 무장애 놀이터 [포토IN] 박미소 기자 “하나 둘 셋!” 연우(10)가 탄 유아차 휠체어가 트램펄린 위에서 튕겼다. “연우야~ 행복해?” 연우 양옆에 선 교사 두 명이 번갈아 뛰며 묻는다. 선생님들의 뜀박질에 힘입어 오른 3㎝.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높이에 연우는 탄성을 내지른다. 4월27일 오전 서울 노원구 초록숲 통합놀이터(무장애 놀이터)는 뇌병변 장애아 김연우를 비롯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장애아 전문 보육시설 초록어린이집 앞 놀이터는 5년 전만 해도 이들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유아차 휠체어를 탄 아이들은 들어갈 수 없었다. 바닥이 모래로 채워져 있었기 때문 롯데 자이언츠, 올가을 ‘탑데’ 될까? [기자들의 시선] 김연희 기자 이 주의 서프라이즈부산이 연고지인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가 4월30일 10개 구단 가운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날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둔 롯데는 8연승을 이어갔다. 반면 직전 1위였던 SSG 랜더스는 두산 베어스에 패해 순위가 뒤바뀌었다. 11년 만의 1위 등극. 롯데가 마지막으로 1위를 기록한 것은 2012년 7월7일(10경기 이상 기준)이다. 롯데는 최근 5년간 시즌 성적 ‘7-10-7-8-8’을 찍는 등 만년 하위권 팀으로 통했다. 매년 봄철 반짝 선전에 그쳐 ‘봄데’라고 불리던 거인군단은 2023 시즌 윤석열 정부 최저 지지율 기록한 순간은? [윤석열 정부 1년] 이은기 기자 국정 지지율(지지율)은 대통령이 매주 받아드는 성적표다. 한국갤럽은 지난해 5월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 해 동안(2023년 4월 셋째 주까지, 명절 연휴 등 제외) 매주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 정책, 발언 등에 따라 지지율도 등락을 반복했다. 그래서 아래 지지율 그래프(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는 유권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1년을 어떻게 평가해왔는지 보여준다.윤석열 정부의 출범 후 첫 지지율은 52%로, 이명박 정부 1분기 지지율(52%)과 비슷한 ‘윤석열 비용’ 청구서가 쌓인다 [윤석열 정부 1년] 김은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때부터 많은 기록을 세웠다. 0.73%포인트(24만여 표) 차이라는 '역대급 신승'만이 아니라, 최초의 검사 출신 대통령이자 최초의 0선 출신 대통령이다. 의회 경험만이 아니라 정치 경험 자체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정치 참여를 선언한 날로부터 255일 만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정치인으로 변신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수반 자리에 올랐다. 논쟁적이고 까다롭고 때로는 예측이 불가능한 사안까지도 최종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역할을 맡았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3월10일 당선이 확정되고 이렇게 밝혔 “아예 민주주의 하지 말자.”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아예 민주주의 하지 말자.”4월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간호법과 방송법이 본회의에서 통과되어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어떻게 할 거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그리고 대통령실·국민의힘·검찰 이렇게 국가를 다 운영하겠다, 차라리 이렇게 선언을 하시라”고 덧붙여. “‘위장 탈당’이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28일 다시 민주당으로 복당한다며 올린 글 중 일부. '검수완박법' 통과를 위해 탈당했다는 비판 “저 송영길을 구속해주길 바란다” [기자들의 시선] 주하은 기자 이 주의 출석5월2일 ‘돈봉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송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로비까지 들어갔으나 검찰 직원에게 가로막혔다. 이내 청사 건물에서 나온 송 전 대표는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해주길 바란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의혹의 시발점이 된 ‘이정근 녹취록’에 대해서는 신빙성이 없다고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정치 쇼’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송 전 대표의 자진출석과 입장문이 “수사에 대한 놀이터와 소아과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시사IN〉 앞쪽에는 ‘포토IN’이라는 코너가 있다. 사진기자들이 매주 아이템을 발제하고 그중 하나를 골라 취재해 사진·글을 싣는다. 얼마 전 경력 기자로 합류한 박미소 기자가 무장애 놀이터(통합놀이터) 취재를 제안했다. 장애·비장애 어린이가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말한다. 5월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있어서 ‘포토IN’ 아이템으로 알맞아 보였다.사진 취재를 마치고 오면 편집국장, 미술팀장, 사진팀장, 해당 사진기자가 모니터를 앞에 두고 소회의를 한다. 사진을 보다가 물었다. 그런데 무장애 놀이터는 뭐가 다르지? 한 장 한 퀸도 아바도 레드 제플린도 혹평에 시달렸다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를 꼽으라면 그 대답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떤 밴드가 이름을 올릴 것인지 정도는 추측해볼 수 있다. 그중 가장 강력한 후보로 '레드 제플린'을 선택한다면 반론 제기할 사람, 거의 없지 않을까.통상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해당 분야의 전설일 경우, 데뷔와 동시에 주목받았거나 혹은 그렇지 못했더라도 소수의 비평가·팬들이 반응해 결국 레전드 반열에 등극했을 거라고 지레짐작한다. 꼭 그렇지는 않다. 등장과 동시에 평단의 혹평에 시달렸지만 결국 명예의 전당에 오른 뮤지션·밴드가 부지기수 아버지라는 보통명사와 고유명사를 관통하는 에르노의 소설 [여여한 독서] 김이경 (작가) 아버지가 떠나고, 길고 충실한 애도 기간을 보낸 뒤 내겐 하나의 목표, 아니 바람이 생겼다. 아버지의 시대에 대해 쓰고 싶다. 나는 아버지가 아니라 아버지의 시대에 대해 쓰고 싶었다. 이미 충분한 애도를 한 터라 아버지에 대해 더 보탤 말이 없기도 했고 무엇보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이미 아버지가 쓴 책이 있었다.아버지는 환갑 무렵부터 자서전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아버지의 돈으로 공부하는 처지여서 아버지의 명에 따라 당신이 쓴 글을 정서하는 일을 떠맡았다. 이면지에 쓴 글을 원고지에 옮겨드리면 아버지는 그걸 보고 고쳤다. 컴퓨터가 나 미지근한 거냉 막걸리에 굵은소금 안주를 먹는다 [밥 먹다가 울컥] 박찬일 (셰프) 지방 도시의 한 낡은 시장 골목을 걸었다. 시장 골목은 그 고장 사람들이 쌓아놓은 세월의 퇴적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 말고는 거기 아무것도 없다. 대폿집과 실비집은 이제 천연기념물이 되어간다. 통계를 내보나마나 대폿집 주인이나 손님이나 같이 늙어간다. 그들의 평균 나이는 이제 일흔을 웃돌 것이다. 페인트로 쓰거나 셀로판지로 붙인 간판, 그것들은 내구성이 나빠 글자가 멋대로 일어나서 떨어져버린다. 멀리서 보면 ‘주ㅊ지’로 보인다. 가까이 가면, 빛 흐린 시장의 골목이지만 간신히 탈락한 음소들을 채워 넣어 읽을 수 있다. 떨어져 나 저녁 8시마다 기후 뉴스를 보도하라? [기후위기 대응 선진국 독일의 고민 ③]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지난 3월, 독일 일간지 〈빌트〉는 경제기후부 장관 로베르트 하베크가 계획하고 있는 ‘난방시설 전환’에 대한 비판 기사를 다수 내보냈다. 경제기후부는 2024년부터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난방시설의 신규 설치를 금지하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기반 난방시설을 지원하는 법률안을 발표했다. 해당 안에 따르면 2045년까지 모든 난방시설은 재생에너지 기반 설비로 교체되어야 한다. 〈빌트〉는 해당 계획이 독일인에게 비용 1조 유로(약 1443조원)를 전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기사는 해당 내용의 출처가 독일 RWI 경제연구소 소속 마누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 시간이 27분이나 줄어든 까닭 [경기장의 안과 밖]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 야구가 빨라졌다. 세계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오랫동안 “야구가 지루한 경기가 됐다”라는 지적에 두려움을 느꼈다. 보고 듣고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한 경기를 치르는 데 3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야구 경기는 너무 길다. 프로야구가 성행하는 미국·일본·한국에서 젊은 세대가 장노년층에 비해 야구에 덜 관심을 보이는 현상은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2008년 딱 한 시즌 운영된 이스라엘 프로야구는 9이닝이 아닌 7이닝제 경기를 했다. 새로운 야구팬을 확보해야 하는 입장에서 긴 경기 시간이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그래서 야구 경기 시간을 줄 기후위기 앞에 갈아탈 방주는 없다 [반려인의 오후] 김영글 (미술작가) 화재나 홍수, 지진처럼 촌각을 다투는 재난 대피 상황을 떠올릴 때,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똑같은 고민이 앞설 것이다. 나도 자주 상상하고 염려하고 궁리한다. 어떻게 하면 고양이를 데리고 무사히 대피할 수 있을까?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도 힘겨운 재난 앞에서 누군가는 허튼 생각이라 단정할지 모른다. 동물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인간의 역사는 늘 생명에 순서를 매기며 생존해온 과정이었으니까.줄리언 반스의 소설 〈10과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에 실린 ‘밀항자’ 챕터는 나무좀의 시각에서 다시 학원물 전성시대, 정작 청소년은 왜 소외되는가 [K콘텐츠의 순간들] 김선영 (칼럼니스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021)의 세계적 성공 이후 불어닥친 K드라마 열풍의 중심에 K학원물이 급부상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뒤를 이어 넷플릭스 글로벌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한 〈지금 우리 학교는〉을 선두로, 디즈니 플러스 〈3인칭 복수〉,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 영웅 Class 1〉 등이 차례로 주목을 받았다. 3월31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은 유서 깊은 국제 드라마 페스티벌 ‘시리즈 마니아’에서 큰 호평을 얻기도 했다.최근의 K학원물은 KBS ‘〈학교〉 시리즈’로 대표되는 리얼리즘 기반의 정 “그리고 책은 복수를 한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금정연 외 지음, 편않 펴냄“그리고 책은 복수를 한다.”책도 많고 책에 대한 책도 많다.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은 어떨까. 8명 저자는 모두 책과 가까운 일을 한다. 출판계에도 몸담고 있다. 각자 책에 대한 책을 골라 읽고 글을 썼다. 서평가 금정연이 〈NO-ISBN〉에 대해 쓰고, 도서 마케터 김보령이 〈책에 바침〉을 소개한다. 번역가 노지양은 〈책인시공〉을, 편집자 서성진은 〈책이었고 책이며 책이 될 무엇에 관한, 책〉에 대해 말한다. 책에 둘러싸여 있지만 ‘책에 관해 주름을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 정말 알고서 한국 은행산업에 손대는 것인가?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은행은 예금으로 확보한 돈을 대출해주며 수익을 내는 기관이다. 예금에 내어주는 이자와 대출로 취득하는 이자율의 차이는 은행의 기본적인 수익의 원천이 된다. 대개 예금은 단기로 예치되지만 대출은 장기로 이루어진다. 보통의 경우 장기이자율이 단기이자율보다 높으므로 이러한 은행의 ‘만기 전환(단기로 빌려 장기로 대출하면서 이익을 취하는 구조)’ 기능이 수익을 낳는다. 이렇게 예금은 은행 수익의 기본이 된다.예금은 예금주가 언제든지 인출을 요구할 수 있다. 언제든 돌려주어야 하니 은행에게는 부채다. 인출 요구가 있으면 은행은 갖고 있는 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