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세상’으로 이어지는 작은 오솔길 송지혜 기자 생태·환경 분야 올해의 책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 폴 길딩의 〈대붕괴〉(두레)다. 이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은 “기후변화가 야기하는 미래상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 세세하게 제시돼 있다”라고 추천했다.〈밀양을 살다〉(오월의봄)도 주목할 책으로 꼽혔다. 최성각 풀꽃평화연구소 소장은 “‘지리멸렬’한 사건으로 우리 사회가 무엇을 잃고 얻었는지 꼼꼼하게 정규직 꿈꾸었던 그녀의 죽음 송지혜 기자 지난 9월26일 저녁 7시, 안방 침대에서 권 아무개씨(24)가 잠이 든 어머니 나은숙씨(가명)를 내려다보았다. 살짝 잠이 깬 나씨는 딸의 눈에 잔뜩 고인 눈물을 보았다.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이후 한 달 동안 권씨는 매일 울었다. 그날도, 그렇게 울음을 삼킨 날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두 시간 후 잠이 깬 나씨는 딸의 방에서 쓰러진 권씨를 발견했다. 말끔히 정리된 딸의 책상에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우리 엄마’로 시작하는 편지 두 통이 놓여 있었다.‘나는 우리 미래에 대해 희망이 없어. 내가 2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정을 쏟 17년 길벗독자의 고언 송지혜 기자 독자 번호: 107102166이름: 하정수(42)주소: 경기도 용인시‘독자와의 수다’ 요청을 드리자마자 “영광입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정수씨의 친절함에 기자가 감동했다. 그는 무려 ‘10년’ 정기구독을 약정한, 이른바 ‘〈시사저널〉 사태’를 꿰는 창간 독자다. 하씨와 ‘정통 시사주간지’의 인연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생 시절, 유익한 책 제목의 숨은 뜻이 ‘아파도 참아’였어? 송지혜 기자 김연두씨(가명·30)가 출판사 쌤앤파커스에 입사한 때는 2011년 5월. 입사 이전, 직장 세 군데를 옮긴 이력이 있었다. 쌤앤파커스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 베스트셀러를 낸 유명 출판사다. “수습은 3개월이지만 본인 역량이 부족하면 더 늘어난다.” 직장 상사 이 아무개 상무(47)는 김씨와 동기 5명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할매’의 그 돈 어디서 왔나? 송지혜 기자 10월 초순에는 청도의 특산품인 씨 없는 감 반시를 딴다. 거두는 날이 하루 이틀만 차이가 나도 과실 맛의 깊이는 달라진다. 하지만 제때에 모든 수확을 마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8월 초 청도 주민 빈기수씨(50)는 셋이 하던 일을 혼자 하면서 수확 시기를 놓친 복숭아를 고스란히 바닥에 버려야 했다. 평소 손을 보태던 빈씨의 어머니 최남이씨(78·동촌댁 망명 갈 건데 따라와 보든지 송지혜 기자 “대통령 모독 발언이 도를 넘었다.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성 발언이 사회의 분열을 가져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발언한 지 9일 만이다. 9월25일 검찰은 사이버 허위사실 유포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주요 포털 사이트 등 인터넷 공간을 모니터해 피해자의 고소·고발 없이 감시와 처벌의 잣대를 들이대겠다는 발상이다. 시민들은 국내 모바일 메신저인 아들이 떠났다 스승의 모습으로 송지혜 기자 대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던 아들(남윤철 전 단원고 교사·35)은 소식이 없다. 매년 명절이면 고향인 충북 청주에 와서 어머니 송경옥씨(61)를 도와 설거지를 하고 음식을 날라주던 그다. 송씨는 아들이 없는 추석, 차례 지내기를 포기했다. 다니던 성당 신자들이 보내준 음식으로 명절 분위기를 낸 게 전부다. 그녀는 충북 청원군 천주교 공원묘지에 안장된 아들의 유민 아빠는 이제 ‘밥심’으로 싸운다 송지혜 기자 유민 아버지 김영오씨(47)는 ‘간장’ 이야기를 하며 모처럼 활짝 웃었다. ‘간장이 이렇게 맛있었다니!’ 연방 감탄사를 쏟아냈다. 곡기를 끊은 지 40일째 그는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병원에서도 단식을 계속했다. 지난 8월28일, 46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그는 묽은 미음 200㎖와 간장으로 첫 식사를 했다. 단식용 소금 대신 간장이 놓여 있을 뿐 물병 박근혜 대통령, 얼음물 샤워에 도전할까? 송지혜 기자 유민 아빠 김영오씨(47)가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됐다. 단식 40일째인 8월22일, 완강히 버티다 결국 들것에 실렸다. 김씨 곁을 내내 지키고 있는 유가족 법률지원단 원재민 변호사는 “‘기력을 찾는 즉시 광화문으로 데려가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겨우 병원으로 옮겼다”라고 말했다. 병원에 도착한 뒤에도 김씨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미음 등 식사를 거부하고 단 아들과 함께 당신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송지혜 기자 8월15일 새벽 4시 안산시 합동분향소 단원고 유가족과 생존 학생 36명을 태운 버스가 대전 월드컵경기장을 향해 출발했다. 천주교 신자인 정혜숙씨(46·세례명 체칠리아)와 딸 박보나씨(22·세례명 보나)도 버스에 올랐다. 이들은 세월호가 침몰하는 그림과 ‘We want the truth(우리는 진실을 원한다)’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가족 대표, 서울공항에서 교황 맞는다 송지혜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시각으로 13일 저녁 11시 한국 방문 길에 올라, 14일 오전 10시30분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공항에 나가 직접 영접하는데, 공항에서 교황을 맞는 인사들 가운데 세월호 참사 가족 대표도 포함되었다.공항에 나가는 세월호 참사 가족 대표는 성호군의 아버지 박윤오씨, 남윤철 단원고 교사의 아버지 남수현씨, 일반인 희 강우일 주교 “세월호 유족 끌어안고 가겠다” 송지혜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 위원장인 강우일 주교(69·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강론에서 “프란치스코 교종의 방한은 잔치나 축제가 아니라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이들, 억압과 미움으로 대결하는 이들, 분쟁과 폭력에 희생돼 눈물 흘리는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는 지향이 드러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4대강 정비 사업을 반대하는 활동에 앞장서면서 평화·생명의 목소리를 높인 대표적인 그리스도인으로 통한다.8월6일 제주 중앙성당에서 강우일 주교를 만났다. 그의 가슴에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 ‘돌아와…’ 송지혜 기자의 팽목항 편지 송지혜 기자 〈시사IN〉과 아름다운재단이 함께한 ‘노란봉투’의 기적을 아시죠? 〈시사IN〉 독자 배춘환씨가 쌍용자동차 손해배상 기사를 읽고 씨앗을 뿌린 ‘4만7000원의 기적’. 그녀가 읽은 기사를 쓴 주인공이 송지혜 기자입니다.송 기자는 눈물이 많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안산 지역을 취재하라고 보냈더니, 취재를 끝내고 돌아와 컴퓨터 화면을 멍하게 쳐다보며, 하염없이 울기만 했습니다.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는 김밥을 같이 말았고, 밀양 송전탑 현장에서는 끌려가는 할머니들을 도우려고 경찰에 맞서 앙칼지게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회팀장인 저 다윤아, 팽목항에 깜비도 왔어 송지혜 기자 “내일 우리도 다윤이 찾아서 안산으로 갈 거예요.” 단원고등학교 2학년2반 다윤이의 어머니 박은미씨(44)는 작별 인사를 꼭 이렇게 했다. 박씨와 다윤이 아버지 허흥환씨(50)는 8월1일 현재 108일째 진도에 머물고 있다.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10명의 가족이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에 흩어져 지낸다.다윤이 어머니 박씨의 몸은 더 가냘파졌다. 150㎝ 조금 넘 엄마는 오늘도 너를 기다려 송지혜 기자 안산 단원고 2학년3반 지현양 어머니 신명섭씨(49)는 팽목항 방파제에 밥을 차린다. 지현양은 라면을 좋아했지만, 살이 찐다며 한 달에 한 번만 먹었다. 지난 3월 이후 신씨는 4개월 만에 딸에게 라면을 끓여주었다. 7월22일 오후 5시30분, 그는 잘 익은 라면 몇 가닥을 바다에 뿌렸다. “지현아, 친구들 손잡고 나와라. 이제 집에 가자, 응? 라면 먹고 “수색이 재개되어서 기쁘고 또 슬프다” 송지혜 기자 ‘기적을 믿습니다.’ 빛바랜 노란 종이에 담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진도 실내체육관 현관을 가득 채운 노란 쪽지들은 아무런 힘이 되지 못했다. 자원봉사자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취재용 카메라가 빼곡했던 2층에는 카메라가 단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한때 ‘기자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통제하던 체육관 1층은 아무런 제재 없이 드나들 수 있다. 세월호 참사로 아직 뭍으로 나오지 못한 11명(단원고 학생 5명, 교사 2명, 승무원 1명, 일반인 3명)의 가족만 여전히 그곳에 남아 있다(7월18일, 승무원 이묘희씨(56)가 뭍으로 올라왔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송지혜 기자 촛농이 녹아 흐른 자국만 남았다. 단원고 교문에 놓였던 아이돌 브로마이드도, 음료수도, 과자도, 생환을 바라는 글이 담긴 쪽지도 보전을 위해 치워졌다. 교문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플래카드만 걸려 있었다.지난 6월25일 세월호 참사에서 생존한 학생 73명이 71일 만에 등교했다. 학생들은 손목에 ‘리멤버(remember) 0416’이라는 노란 “유가족…입니다 서명 받고 있습니다” 송지혜 기자 7월2일 새벽 5시, 안산 합동분향소에 세워진 붉은색 버스 두 대는 ‘천만 인의 약속’ ‘세월호 가족버스’라는 간판을 달았다. 사람들은 노란색 손수건, 유인물, 서명지 따위를 차에 싣느라 분주했다.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와 국민대책회의가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전국 서명운동에 나섰다. 동부권(창원-김해-부산-울산-포항-대구-청주-원주-의 ‘닭치고’의 용기에 경의를… 송지혜 기자 정치 풍자 개그가 돌아왔다. 6월29일부터 방영된 KBS 〈개그 콘서트〉 ‘닭치고’는 첫 방송부터 화제를 모았다. 30초면 잊어버리는 닭들이 다니는 고등학교가 그 배경. 교훈은 ‘지난 일은 잊자’이다. 불닭을 반장으로 뽑았지만, 그가 나가자 다른 학생을 반장으로 뽑고, 그마저 나가자 나머지 학생을 반장으로 삼는다. 심지어 교장 꽉끼오는 ‘학교 못 다니겠다’ 순식간에 타오른 ‘인재’, 한 달째 책임 돌리기 송지혜 기자 지난 5월26일 오전 9시께 신태훈씨(56)는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터미널에서 울산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울산에서 플라스틱 제조 사업을 하는 신씨는 가족이 있는 일산 집에서 매주 주말을 보낸 뒤 월요일 오전이면 울산으로 돌아갔다. 주말부부로 지낸 지 17년째. KTX와 승용차를 이용하던 평소와 달리 이날은 버스를 타려고 했다. “차비가 3만원씩이나 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