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은 있는데 ‘K언론’은 왜 없을까 변진경 기자 “이미 결론은 정해져 있어요. 그저 내 말에서 따옴표를 따기 위해 취재하는 거죠(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대부분 현상에 대한 표면적인 사실을 알고 싶어 할 뿐이지 그 이면이나 진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이야기하려고 들면 인터뷰를 끝내고 싶어 했습니다(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 “새벽 5시가 되면 전화가 와요. 대개 초짜 사건기자들이에요. 오늘은 몇 명 들어왔냐, 어디로 갔냐…. 담당 기자도 매일 바뀌어서 설명한 거 하고 또 해야 돼요(공공병원 홍보실 관계자).” “기자님들이 그렇게 반말을 많이 하시더 ‘뉴노멀’의 어린이는 배고프고 아프고 외롭다 변진경 기자 소민이(가명)네 가족은 다섯 명이다. 엄마, 고3 큰오빠, 고1 둘째 오빠, 중1 셋째 오빠, 그리고 초3 소민이. 이전부터 녹록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이후 소민이네 가족의 삶은 더 힘겨워졌다. 홀로 4남매를 키우는 엄마는 공공근로를 통해 월 130여만원을 벌어 아이들을 먹이고 키운다. 엄마가 일 나간 동안 아이들은 온종일 집에 머물렀다. 집이 교실이 되고 운동장이 되고 급식실도 되어야 하는, 이른바 ‘뉴노멀’이 소민이네 4남매에게도 찾아왔다.가난한 아이들에게 ‘뉴노멀’은 특히 불평등하다. ‘노멀’이 뜻하는 정상과 평범의 범주가 코로나19가 전 세계 언론에 묻는다 변진경 기자 〈시사IN〉 저널리즘 콘퍼런스 - ‘팬데믹 시대 저널리즘의 역할’코로나19가 전 세계 언론에 묻는다코로나 시대 기억될 단 하나의 언론코로나19 최고의 보도는 어떻게 나왔을까44년차 감염병 전문기자가 말하는 팬데믹 시대 언론의 역할 하나의 바이러스가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뒤흔드는 공통 사건이 되었다. 하나의 바이러스가 전 세계 언론이 취재하는 공통 주제가 되었다. 모든 언론이 같은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같은 취재원에게 인터뷰를 청하며, 같은 문제의 답을 찾아 나섰다.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하나로 통합시켰다. 코로나19는 또한 전 “고3 수능만큼 초1·중1 등교도 중요하다” 변진경 기자 코로나19로 교문이 내내 닫혔다가 처음 열리게 되었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이 가장 먼저, 가장 자주 등교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등교 정책이 하나 발표될 때마다 여러 갈래로 갈리던 여론도 그 부분에서는 비교적 일치했다. “고3이 코로나19도 안 걸리는 천하무적이냐”라는 반론이 간간이 나올 뿐 입시를 코앞에 둔 고3 우선 등교에 대해 우리 사회는 빠르게 수긍하고 지나갔다.고3은 어떤 의미로 천하무적이 맞다. 수능과 입시는 2020년 대한민국에서 최고 가치로 떠오른 방역과 맞붙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영역이다. 원래도 비행기 지속 가능한 방역에 대한 어느 의사의 질문 변진경 기자 지난 9월16일 기자회견 하나가 잡혔다가 취소됐다.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중앙임상위)의 기자회견이었다. 주제는 ‘코로나19 겨울, 의료시스템 준비’. 오명돈 중앙임상위 위원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이 발표자로 예고돼 있었다. 회견 시작을 몇 시간 앞둔 당일 오전, 취소 공지가 기자들에게 날아왔다. “발표 내용에 대한 우려 의견들이 있어 취소를 결정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무엇이 중앙임상위의 기자회견을 막았을지 추측들이 무성하게 나왔다.오명돈 교수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을까. 그리고 왜 멈추었을까. 여러 차례 뭔가는 해야 할 텐데 출석 체크도 벅차다 글 변진경 기자·그래픽 최예린 기자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 전의준씨(이하 교사 이름 가명)는 오늘도 헤드셋을 끼고 전화를 돌린다. “○○야 일어나라” “□□아 어서 출석 체크하렴”…. △△는 아예 전화를 계속 안 받는다. 학생 5~6명과 연이어 전화 상담하고 난 다음에는 종종 귀에서 이명이 들릴 때도 있다. 전씨는 “요즘 가끔 내 직업이 교사인지 콜센터 직원인지 헷갈린다”라고 말했다.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 남상욱씨는 오늘도 ‘방송 중’이다. 카메라 앞에 서서 실시간으로 학생들과 만나기도 하고 녹화를 한 다음 편집해서 올리기도 한다.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과 씨름하느 돌봄 위기는 가난한 집에 더 ‘비싸다’ 글 변진경 기자·그래픽 최예린 기자 코로나19 이후 학부모(보호자)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여러 부문 삶의 질이 떨어지고, 계층 격차가 벌어졌으며, 교육의 ‘뉴노멀’에 목소리를 내는 코로나19 이후 초중고 자녀(10~19쪽 기사 참조)를 바라보며 학부모들은 무엇을 하고 무엇을 느꼈을까? 경기도교육연구원의 ‘코로나19와 교육:학교 구성원의 생활과 인식을 중심으로’ 조사(학부모 3만1042명 응답) 결과, 그간 예상대로 학부모들은 오프라인 학교의 부재로 인한 ‘학습·돌봄 공백’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학부모들은 보호자 역할에 더해 자녀들에게 학습 교사, 생활지도 교사 적나라하게 드러난 팬데믹 시대 교육 불평등 글 변진경 기자·그래픽 최예린 기자 사상 초유의 1학기가 지나갔다. 초중고교 개학이 4차례 연기됐고 온라인으로 겨우 학사 일정을 맞춰가다가 6월이 되어서야 제한된 횟수로나마 오프라인 등교가 시작되었다. 어찌어찌 수업시수를 채우고 여름방학도 보냈다. 이제 또 사상 초유의 2학기가 시작되었다. 8월 중순 수도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2차 대유행 탓에 고3을 제외한 초중고 학생 대부분이 집에서 텔레비전이나 태블릿 PC 화면을 바라보며 새 학기 수업에 들어갔다. 곧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고 겨울방학도 찾아와서 2학기가 끝날 게 분명하다. 이렇게 1년을 채우면 초1은 초2로 독자와의 수다 변진경 기자 독자 번호:114020340이름:전정혁(40)주소:강원도 춘천시전정혁씨는 리조트업계 HR(인사) 부문에서 일한다. “여러 직원들을 만나고 이야기 듣고 이해하고 설득도 해야 하는 일의 특성상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소양이 필요한데, 〈시사IN〉을 읽으면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균형 있는 관점을 얻기 위해 해마다 진보·보수 여러 잡지를 번갈아 구독하다가 2016년부터는 〈시사IN〉으로 정착했다. “편파적이지 않고 매력이 있더라고요. 구독료 이상의 가치를 느낍니다.”시간이 없어도 맨 앞 ‘편집국장의 편지’와 맨 뒤 기사 후~폭풍 변진경 기자 최원호 마산의료원 전문의의 ‘현장 의사의 코로나19 일지(제655호)’에 많은 독자들이 호응했다. 〈시사IN〉 페이스북 계정 (facebook.com/sisain)에는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모두는 헌신적인 의료진께 빚을 졌습니다.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들이 계셔서 이나마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었습니다”와 같은 댓글이 달렸다.스위스 취리히에 사는 김진경 자유기고가가 쓴 ‘스위스 채팅방에서 벌어진 패싸움’ 기사(제655호)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역설적으로 스위스 민주주의가 독자와의 수다 변진경 기자 독자 번호:112124871이름:이승호(40)주소:부산시 금정구이승호씨는 〈시사IN〉 창간 때부터 구독을 이어온 장기 독자다. 중간에 잠시 구독을 중단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가 무려 “중독성이 너무 강해서 하던 공부에 방해가 되어서”였단다. 공부를 끝낸 뒤 다시 구독을 신청했다. “읽고 돌아서면 또 읽고 싶은 〈시사IN〉”이라는 칭찬으로 기자를 춤추고 싶게 만들었다.매주 화요일쯤 〈시사IN〉을 받아들면 ‘굽시니스트 만화’를 먼저 본 뒤,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페이지를 넘긴다. 커버스토리 기사와 편집국장의 편지, 마지막 페이지 ‘시 기사 후~폭풍 변진경 기자 제670호 김연희 기사의 ‘인류 최후의 무기 백신의 모든 것’ 기사가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SNS 등에서 많이 읽히고 공유되었다. “정말 유익하고 좋은 기사입니다. 알기 어려운 백신과 개발 과정에 관해서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체계적으로 아주 잘 정리해놓으셨네요. 김연희·최예린 기자님 감사합니다. 백신 연구하는 모든 연구소, 학교, 기관, 국가 모두 힘내세요!”(네이버 ‘low1****’)와 같은 칭찬 댓글이 많았다. “백신 접종 단계가 왔을 때 상황도 흥미진진하겠다 생각했는데 후속 기사 궁금하네요”(네이버 ‘thei****’)라 우리들의 ‘방역 방심’ 수학 모델링은 알고 있다 변진경 기자 건국대학교 수학과 정은옥 교수팀은 올해 초부터 수학 모델링을 활용한 코로나19 확산 시뮬레이션을 연구해왔다. 보통 감염병 확산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리 모델은 ‘SEIR’이다. 인구집단을 ‘감수성군(Susceptible:비감염자이지만 감염 가능성이 있는 집단)’ ‘감염 노출군(Exposed:잠복기 상태 혹은 타인 전파 가능성이 없는 바이러스 감염군)’ ‘감염 환자군(Infectious)’ ‘회복 환자군(Recovered)’으로 나누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환자 발생을 예측하는 모형이다.연구팀은 이 모델에 한 가지 모수(母數)를 가늘게, 길게, 애틋하게 코로나19를 톺아보다 변진경 기자 ‘주간 코로나19’ 멤버들이 다시 뭉쳤다. 길고 차분한 호흡으로 코로나19가 불러일으킨 사회의 여러 모습을 톺아보자는 취지 아래 〈시사IN〉은 지난 3월부터 총 아홉 차례 전문가 대담을 진행했다. 팬데믹, 마음건강, 대구, 교육, 언론, 외교, 노동, 공공의료, 인권 등이 그 주제였다. 지면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더 보태 단행본으로도 출판했다. 〈시사IN〉이 만든 새 출판 시리즈 ‘시사IN 저널북(SJB)’의 첫 책, 〈가늘게 길게 애틋하게〉이다.〈가늘게 길게 애틋하게〉는 정식 출간 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을 통해 “확진자 무조건 입원? 이제 바뀌어야 한다” 변진경 기자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6가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 2층에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이라는 사무실이 생겼다. 전에 없던 곳이다. 새로 마련한 티가 나는 책상과 컴퓨터 앞에서 직원 20여 명이 엑셀 파일을 만지거나 전화기를 붙들고 어딘가와 통화를 한다. 이들은 한 기관 소속이 아니다. 국립중앙의료원 기존 직원과 함께 중앙정부의 보건복지부, 서울시·인천시·경기도 세 지자체에서 각각 파견 나온 공무원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다.사무실 중앙에 위치한 대형 텔레비전 화면에는 엑셀 표들이 띄워져 있다. 지역별, 의료기관별 병상수와 확진자 데이터 8월의 수도권은 2월의 대구보다 위태롭다 변진경 기자 8월 말인 지금의 상황은 예측 불가능했나? 그렇지 않다. ‘전광훈’ 변수를 빼고 보더라도 이번 수도권발 코로나19 대유행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대구 유행’에 맞먹는 2차 파도가 올해 내 반드시 닥칠 것이라는 경고가 지난 수개월 동안 수많은 전문가들을 통해 울려나온 바 있다. 일종의 ‘휴지기’였던 그동안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징과 전파력은 그대로였다.바뀐 것은 ‘숙주’들의 행동이었다. 최근 주말마다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집회가 열렸다. 7월24일부터 교회 소모임 금지 조처가 해제됐다. 숙박·외식 할인쿠폰이 뿌려졌다. 코로나19 세계사는 ‘네버엔딩 스토리’ 변진경 기자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던 2020년 1월 말 긴 잠에 빠져들었다가 반년 뒤 눈을 뜨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어리둥절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눈을 감기 전 마지막 본 ‘코로나19 세계지도’는 〈그림 2〉(아래)와 같은 모습이었다. 1월29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그린 그림이다(Situation report-9). 코로나19 발생 지역은 하얗게, 미발생 지역은 회색으로 표시했다. 빨간색 동그라미의 크기가 클수록 누적 확진자 수가 많다. 이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는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었다. 유럽 일부와 아메리카 대 위험이 헷갈릴 때는 ‘새로 고침’ 버튼을 [프리스타일] 변진경 기자 반년 내내 문 닫힌 동네 구립도서관을 지나가며 생각한다. 일상으로 언제 돌아갈 수 있을까. 학생들로 바글바글한 영어, 수학, 독서논술 학원들을 들여다보며 생각을 바꾼다. 일상은 이미 돌아왔나. 불투명 칸막이 앞에서 급식을 씹어 삼키는 초등학생들을 보고 가슴이 저미다가, 왁자지껄 술잔을 부딪치며 떠드는 시내 술집 풍경 앞에서 마음이 복잡해진다. 출퇴근 시간, ‘사회적 거리두기’ 포스터들을 지나 지하철을 타면 내 어깨 바로 뒤에 타인의 코와 입이 있다. 내 코와 입은 또 다른 이의 어깨나 얼굴을 한 뼘 남짓 거리로 마주한다. 마스크로 그런 의사는 진짜 있다 변진경 기자 입시학원 건물 벽에 붙은 의과대학 합격자 명단 현수막을 본다. 드라마 〈스카이캐슬〉 속 의대 진학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학생과 학부모를 떠올린다. 거기에서 의사란 무엇인가? 성공한 자의 표본이다.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이 보장되고, 주변의 부러움을 받고, 남들보다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최고 선호 직업 중 하나다.이런 세상에서 다음과 같은 문장들은 다소 놀랍다. “환자들이 힘겹게 병을 고쳐가는 과정에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생명보다 돈이 우선시되는 의료 환경에 저항하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건강할 권리마저 절망과 분노에 꽃을 피우는 목소리 변진경 기자 마이크 쥔 사람이 목소리를 내면 모두가 귀를 기울인다. 말의 힘, 마이크의 위력이다. “승객 여러분,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계십시오.” 세월호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476명을 배 안에 붙들어놓았다. 그렇게 말이, 마이크가 무섭다.사회자 최광기씨(52)는 마이크가 가진 그 무게를 안다. 두렵고 부담스럽지만 놓지 않는다. 그 힘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아프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KTX 여성 승무원 해고 복직 투쟁, 세월호 관련 문화제, 김복동 할머니 영결식, 노숙인 추모 문화제…. 수많은 사람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