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노란봉투’에 마음을 담아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이번 호에 나경희 기자가 쓴 것처럼, ‘노란봉투’와 〈시사IN〉은 인연이 남다르다. 2013년 12월25일. 크리스마스였지만 수요일 마감을 위해 출근했다. 이숙이 당시 편집국장이 “이런 크리스마스카드가 왔다”라며 우편물을 보여주었다. 배춘환씨가 4만7000원을 동봉해 보낸 것이었다. 배씨는 〈시사IN〉 제326호에 실린 ‘쌍용차 노동자 약 47억원 손해배상 판결’ 기사를 보고서 돈과 크리스마스카드를 부쳤다. 그 기사 제목이 ‘직장 잃은 게 5년인데 4,681,400,000원…’이었다. 그 주 마감을 하고 몇몇 기자가 회사 앞 맥줏집 윤석열 정부의 좋은 말 대잔치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재정과 건전성. 국어사전에서 각각 찾아보면 ‘국가 또는 자치단체가 행정 활동이나 공공정책을 시행하기 위하여 자금을 만들어 관리하고 이용하는 경제활동’ ‘온전하고 탈이 없이 튼튼한 상태의 성질’을 뜻한다. 단어를 조합해 ‘나라의 재정이 건전성을 유지해야지’ 하면 꽤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런데 이 그럴듯한 말이 항상 정답일까?7월7일 정부가 ‘2022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다. 올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인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3% 이내로 개선하겠다는 재정운용 방향을 논의했다. ‘건전재정’이라 ‘MB 기시감’ 해소하는 법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감사원이 전방위적 감사에 나섰다. 이번 호 커버스토리가 전하는 내용이다. 해경·국방부·선관위·방통위 등 감사 대상도 다양하다. 감사원은 6월22일 ‘김의철 KBS 사장 임명 절차’에 대해 국민감사 청구가 접수되었다며 KBS에도 자료를 요청했다. 최근 홍장표 KDI 원장도 한덕수 총리의 사퇴 압박에 이어 감사원이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사퇴한 바 있다.기시감이 든다. 2008년 이명박 정권 초기, 정연주 KBS 사장 때가 대표적이다. 그해 6월, 감사원이 KBS를 특별감사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이 국민감사를 청구했다는 게 명분이었다. 부 허준이 교수는 정말 ‘수포자’ 였을까?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허준이 교수가 한국계 최초로 필즈상을 받은 게 꽤 화제였습니다. 적분 이후의 고교 수학책은 그저 페이지만 넘긴 ‘수학 반포기자’로서 ‘대수기하학을 이용해 조합론 분야에서 다수의 난제를 해결하고 대수기하학의 새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게 되었다는 말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뭔가 대단한 성취를 했나 보다’ 하며 박수를 보냅니다.수상 덕분에 필즈상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수학자들이 4년마다 모여 연구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세계수학자대회가 있습니다. 1897년에 처음 열렸다죠. 캐나다의 수학자 존 찰스 필즈가 1924년 대회 윤석열 대통령의 말, 차라리 농담이었으면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요즘 SNS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한 ‘짤’을 보면, 이게 사실인지 합성인지 확인하게 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러 가던 6월27일 밤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하기 전 기내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했다는 장면도 그중 하나였다. 자막처럼 대통령의 말이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나토 동맹국에다가 초청받은 파트너 회담만 한 두 시간 반 되고, 나머지는 다자회담이 짧게 짧게 있어 가지고 (회담을) 길게는 못합니다. 시간이 많지는 않아 가지고 얼굴이나 익히고, 간단한 현안들이나 좀 서로 확인하고, 다음에 다시 또 보자 그런 우크라이나, 유모차, 그리고 케이크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쓴 일기가 있다. 임지영 기자에게 이 얘기를 들은 게 6월 초다. 저 멀리 우크라이나인이 쓴 원고가 러시아 기자를 거쳐 〈시사IN〉에 도착했다. 번역 원고를 읽었다. 전쟁이 한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개인이 겪는 감정 변화가 생생했다. 〈시사IN〉에 게재하자는 판단은 빨리 했는데, 분량이 문제였다. 200자 원고지로 100장에 가까웠다. 한 번에 다 실을까, 3회에 걸쳐 나누어 실을까. 팀장들에게 원고를 공유하고, 회의를 열었다. 금세 결정되었다. 한 번에 다 싣기로.이미지는 어떻게 하지? 일러스트레이 언론을 신뢰한다는 것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최근 언론 관련 자료 두 건이 공개되었습니다. ‘직업적 흥미’를 가지고 보았습니다. 숫자가 많이 나옵니다만 독자 여러분도 한번 봐주시길. 첫 번째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입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표했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참여했습니다. 46개국 국민의 디지털 뉴스 이용·인식을 조사한 자료입니다. 이에 따르면, 한국 이용자 3명 가운데 2명(67%)은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경험이 있습니다. 2019년보다 13%포인트 늘어난 수치입니다. 왜 그럴까요? “뉴스가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4 송해, 무엇을 더 보여줄지 고민한 사람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6월8일, 〈전국노래자랑〉의 MC 송해씨가 별세했다. 그는 34년 동안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다큐멘터리 〈송해 1927〉(2020)과 제작진이 쓴 같은 이름의 책, 그리고 지난해 11월의 〈씨네21〉 인터뷰를 살펴보았다. 영화와 글에서 인상적이었던 대목을 소개한다.다큐 제작진과의 저녁 자리에서였다. “그런데 선생님, 왜 영화를 찍겠다고 결심하셨어요? 4~5개월 정도 고민하셨다면서요?” 그의 답은 이랬다. “응, 내가 뭘 더 보여줄 게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어.” 그 대답에 제작진 모두 놀랐다. 구순을 훌쩍 넘긴 방송인이 여전히 선거 승패보다 중요한 ‘뒤풀이’ 시간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가수 정태춘씨의 노래 ‘92년 장마, 종로에서’는 내 애청곡이다. ‘다시는 종로에서 깃발 군중을 기다리지 마라/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중략) / 다시는 시청 광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말자/ 물대포에 쓰러지지도 말자.’ 가사에서 1991년 5월 이후의 기억이 떠오른다.1991년 봄, 명지대 학생 강경대의 죽음 이후 열 명이 더 숨졌다. 시위가 격화했고,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가 쏟아졌다. ‘유서 대필 조작 사건’이 있었고, 국무총리 서리가 외대에서 밀가루 세례를 받았다. 수세에 몰린 정부·여당이 공세에 나섰다. 그리고 6월에 지방선 시사IN 제 769호 - 민주당은 어디로?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이오성 기자들의 시선/변진경 포토IN/ “대한민국 법이 살아 있긴 하나 보네?”COVER STORY IN민주당이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숫자더불어민주당의 ‘0.73%포인트 차이 석패’는 어떻게 고작 두 달 사이 ‘5대 12 대패’로 벌어졌을까.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숫자는 크게 세 가지다. 당의 리더십과 맞닿아 있다. 전멸 대신 참패, 민심은 경기도 남겼다 꽃다발 증정식 생략한 ‘초선’ 이재명 의원 어차피 지는 선거? 목표는 당선 아니야ISSUE IN 법무부 사람들이 꼭 봐야 할 영화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2019년 11월 〈한겨레〉가 본격적으로 N번방 보도를 할 때, 사실 기사를 꼼꼼히 읽지 않았다. 기사 얼개만 파악하고 뜨문뜨문 읽었다. 구체적 내용은 피하고 싶었다. 이 사건을 취재했던 김완 〈한겨레〉 기자가 ‘혹시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면 이 취재를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안 하고 싶다. 진짜 지옥이죠. N번방 자체가 지옥문 같아요”라고 답할 정도였으니. 끔찍한 사건 기사에 마음이 무거웠다.다큐멘터리 〈사이버 지옥:N번방을 무너뜨려라〉가 넷플릭스에 떴을 때도 비슷했다. ‘찜’해놓고, ‘언젠가 봐야지’ 하고 미루어두었다. 그러 5·18의 이름들, 사라져선 안 된다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김군이 나타났다. 강상우 감독의 영화 〈김군〉을 보고서, 그가 궁금했다. 1980년 5월 광주. 금남로 페퍼포그 차량 위에 기관총을 잡고 서 있는 사내. 당시 이창성 〈중앙일보〉 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된, 강한 눈매의 사내. 극우 논객 지만원씨는 그를 북한 특수군 ‘광수 1호’로 지목했다. 마치 북한이 광주민주화운동에 개입한 증거인 양 온라인에 유포되었다. 다큐 제작진은 ‘김군’을 찾지 못했다. 그 과정이 책으로도 출간됐다. 그랬던 김군이 42년 만에 나타났다. 그 소식에 ‘아’ 하고 작은 탄성마저 터져나왔다.차복환씨(62). 경기도 새 대통령의 취임사를 읽으며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5월7일 아침, 습관처럼 휴대전화를 들여다봤다. 드라마 〈D.P.〉로 제58회 백상예술대상 남자 조연상(TV 부문)을 받은 조현철 배우의 수상소감 영상이 눈에 띄었다. 누워서 무심코 보다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배우는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말을 건네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아픈 이름들, 박길래·김용균·변희수·이경택·세월호 아이들 등을 호명했다. 수상소감이 어떤 위로처럼 들렸다(못 본 분들은 이 수상소감 영상을 보시길).처음엔 몰랐다. 맨 앞에 거명한 ‘박길래 선생님’이 누구인지. 그는 한국에서 최초로 공해병 판정을 받은 이였다. 1 잘 부탁드립니다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전 직장’에서의 이야기다. 15년 전 이맘때. 나는 서울지검 앞에서 누군가의 검찰 조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 누군가는 독자 여섯 명이었다.당시 나는 7년 차 기자였다. 출판 편집자로 2년 반 일하고, 2001년 한 시사주간지에 입사했다. IMF 외환위기의 여파 탓인지 이후 신입 기자 공채가 없었다. 2006년 여름, 경영진의 지시로 삼성 관련 기사 3쪽이 인쇄소에서 사라졌다. 그 일로 회사 안에서 6개월 동안 싸웠고, 또 6개월 동안 파업했다. 기자 24명 가운데 17명이 징계를 당했다. 기자들을 지지하는 독자모임이 꾸려졌다 규칙이 없어서 생기는 이익 [2021 행복한 책꽂이] 차형석 기자 〈규칙 없음〉은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CEO와 비즈니스 스쿨 인시아드(INSEAD)의 에린 마이어 교수가 함께 쓴 책이다. 에린 마이어는 넷플릭스의 경영 방식과 기업문화를 알기 위해 200명이 넘는 전현직 직원을 인터뷰했다.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에선 어떻게 일할까? 독특한 기업문화에 대해 두 사람이 주고받는 ‘티키타카’가 꽤 속도감 있다.넷플릭스엔 ‘규칙이 없는 것’이 규칙이다. 예를 들어, 정해진 휴가 기간이 없다. 출장을 갈 때 어떤 등급의 비행기 좌석을 예약할지, 어느 정도의 비용을 쓸 수 있는지 비용 규정이 없다 ‘다 같이 잘 살자’는 시진핑, 헝다를 어떡한다? 차형석 기자 헝다그룹(恒大集團·Evergrande Group)의 이름은 ‘항상 크다(恒大)’는 뜻이다. 잘나가는 기업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명명했겠지만, 역설적으로 헝다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부동산 기업이 되었다. 부채 규모가 무려 1조9700억 위안(약 360조원)에 달한다. 빚 많은 기업도 잘나갈 수 있다. 그러나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미가 보이면 해당 기업은 물론 관련 기업들에 이르기까지 패닉이 확산된다.헝다그룹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 지난 9월 말에 두 차례 예정되어 있었던 1억3000만 달러 규모 [연휴 정주행 추천 콘텐츠] ‘그깟 공놀이’가 이렇게나 마음을 움직이다니 차형석 기자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7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9%가 올해 추석에 귀성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설문에서 57.7%가 귀성을 포기한다고 답했는데, 2년 연속 귀성 포기자들이 절반을 넘었다. 어느 때보다 집에 머물 시간이 많은 추석이다. 〈시사IN〉 기자들이 ‘방콕 정주행’에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한다. 타이완 드라마, 자연 다큐멘터리, 스포츠 소재 다큐·드라마,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등 각자의 취향을 담았다. 랜선을 통해 세상과 감동을 만나는 추석 연휴가 되기를 소망 수출 역대 최대, 정작 수출기업은 “살려달라”는 이유 차형석 기자 한국의 7월 수출이 554억 달러로 역대 최대 금액을 경신했다. 2017년 9월(551억 달러) 이후 3년10개월 만이다. 글로벌 제조업 수요 회복과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2분기 전체로는 전년 동기 대비 42.1% 늘어났다. 8월은 통상적으로 휴가 등의 영향으로 수출 금액이 감소하는 달인데도, 일평균 수출액이 21.5억 달러로 고공 행진 중이다.그런데 국제물류주선업 분야에서 일하는 최 아무개씨는 이런 뉴스가 반갑지만은 않다. 수출은 호황이라고 하는데, 최씨가 하는 일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에 몇 배는 늘 기사 후~폭풍 차형석 기자 정치의 계절. 〈시사IN〉 제726호(사진)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대선을 책임지고 있는 두 당대표를 만났다. 송영길·이준석 두 정치인에게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조건을 무엇이라고 보는지 물었다. 각자가 생각하는 20대 대선의 주요 쟁점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의 인터뷰가 온라인에서 많이 읽혔다. 인터뷰 영상을 각각 제작해 〈시사IN〉 유튜브 계정에도 올렸는데,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인터뷰 영상의 조회수가 많았다.제725호에 실린 “남한에서는 간첩, 북한에서는 ‘혁명 영웅’이었던 남자” 기사도 온라인에서 널리 공유되 [기자의 추천 책] “한국 사회는 ‘불로소득 유발형 부동산체제’다” 차형석 기자 부동산 하면, 답이 없어 보인다. 이 정부 들어서 크고 작은 대책을 26차례 내놓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다. 세계 최저 출산율, 경제적 양극화, 세대 갈등 등도 부동산 투기와 무관치 않다. 저금리·유동성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부동산 경기 과열을 우려한다는 소식을 듣고 있자면 ‘정말 답이 없나’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 틈을 타 부동산 공급 확대론자의 목소리만 도드라진다.이 책의 지은이인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한국 사회를, 부동산으로 이득 보는 걸 당연시하고 그런 관점에서 법 제도와 사회구조 및 관습 등이 구성된 ‘불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