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
한국·EU FTA 협정문에 오역이 있는 채로 국회 비준 요청이 들어온 사실이 확인되자,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2월25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부를 질타하며 한 말. 예산이다 뭐다 매번 고분고분 굴었으니, 내가 정부라도 만만해 보이겠다.

“국정원이라면 처벌해도 실익이 없지 않나.”
국가정보원이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의 숙소에 침입해 노트북을 훔치려 했다는 스캔들이 일자, 조현오 경찰청장이 2월21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수사 의지가 없음을 내비쳐. 촛불집회 참석자에게 벌금을 물리고, G20 포스터에 쥐 그림 그린 범인을 잡아냈던 ‘혁혁한 전과’에 비하면, 영 사소한 일이라 내키시지 않는 모양.

ⓒ시사IN 양한모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57년간 영국을 통치하고 있지만, 아무도 그녀를 비난하지 않는다.”

민중 시위로 퇴진 위기에 몰린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2월25일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전화 연설에서 자신의 42년 집권을 정당화하며 한 말. 버킹엄 궁에서 유유자적하던 여든다섯 살 할머니, 졸지에 세계 최장수 독재자 되셨다.


“니 같은 시민 필요 없거든.”
동남권 신공항 유치 활동을 벌이는 엄용수 밀양시장이, 2월1일 유치 반대 운동을 하는 시민과 승강이를 벌이다 시민에게 한 말이 뒤늦게 알려져. 이날 엄 시장이 시민에게 수차례 퍼부은 폭언이 고스란히 녹취되기도. 보통은 필요한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건 그 반대쪽에서 하는 거 아닌가?

“이슬람채권법 계속 추진하면 대통령 하야운동 벌이겠다.”
2월24일 한기총 회장 취임 감사예배에서 축사를 하며,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한 말. 이 나라가 기독교 국가인 줄 아는 심각한 문제 발언이기는 한데, 정작 그렇게 착각하게 만든 당사자가 대통령이니 누굴 탓하기도 참 그렇네.

“두 번 잘리는 거 괜찮겠어요? 미안해요.”
강원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출마 선언 전날인 2월24일 의원실 보좌관들을 모아놓고, 출마하면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해서 모두 직장이 사라지는데 괜찮겠냐며 건넨 말. 최 의원은 2009년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항의해 의원직 사퇴서를 던져 1년 가까이 보좌관 월급을 못 챙겨준 ‘전력’이 있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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