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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기자들의 ‘자학 개그’

대학원 웹진, 자치언론, 학보사, 방송국에서 활동해온 수상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들은 대학 언론이 갈수록 척박해지고 있다며 신세 한탄과 ‘자학 개그’도 서슴지 않았다.

천관율 기자 yul@sisain.co.kr 2011년 02월 04일 금요일 제1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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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시사IN> 대학기자상 수상자들이 1월18일 한자리에 모였다. 공교롭게도 대학원 웹진, 연 2회 발행하는 자치언론, 학보사, 방송국에서 다양하게 수상자가 나온 덕에 오늘날 대학 언론의 현실을 폭넓게 들을 수 있었다.

훈훈한 수상 소감으로 시작한 대담은 뒤로 갈수록 ‘신세 한탄’과 ‘자학 개그’가 난무하는 살풀이 판이 되었다. 갈수록 척박해지는 대학 언론의 토양을 아랑곳 않고 맨땅에 헤딩을 마다않는 수상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상을 받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단비뉴스>에서 이보라 편집장·김화영·송지혜·전은선 기자, 사회 보도상을 수상한 서울대 <교지 관악>에서 손세영·윤병용·함규원 편집위원, 영상 보도상을 받은 동국대 교육방송국(DUBS)에서 이수지 기자가 참석했다. 학내 보도상 수상자인 <경북대신문> 정혜미 기자는 해외에 있어서 안솔지 편집장이 대신 참석했다.

   
ⓒ시사IN 윤무영
대상을 수상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의 <단비뉴스> 편집진.
 수상 소감과 기획 의도


이보라
(대상):1년 전에 기획해서, 기자들마다 최소 2주에서 한 달까지 현장에서 일하면서 쓴 체험 기사다. 그때 다 같이 너무 고생했고, 당장 언론사 입사시험이 코앞인데 이걸 하는 게 맞나 하는 고민도 많았는데, 상을 받으니 몸으로 체험해서 기사를 썼던 것이 맞는 방향이었다고 해주시는 것 같아 고맙다.

김화영
(대상):기사가 워낙 장기 프로젝트라 지금도 연재 중이다. 공모 시한 이후에 기사를 쓴 친구들은 수상자 명단에는 들지 못했지만, 모두 함께 받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

송지혜(대상):고마우면서도, (대학원생인) 우리가 받는 것이 편치만은 않다(웃음). 현장에 있었던 기억을 되살려준 계기가 된 것이 가장 감사하다.

함규원
(사회):지난해 여름방학 때 기륭전자 기사를 보면서, 아! 이 사태가 아직도 해결이 안 됐구나, 내가 이걸 잊고 살았구나, 그렇다면 다른 학생들도 잊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끄러웠다. 두 달 동안 현장에서 함께하면서 느낀 분위기와 감정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기성 언론에서 하지 않는 문학적인 표현도 많이 넣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저희가 취재하는 동안 기륭 문제가 타결이 돼서(웃음), 상금 나오면 비정규직 투쟁하시는 분들과 연대하자고 했다.

이수지
(방송):항상 휴먼 다큐만 만들다가, 방송국 활동 끝내면서 의미 있는 작품을 남기고 싶었다. 이명박 정부가 늘 내세우는 ‘소통’이란 키워드를 대학생의 시각으로 접근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에 처음으로 시사 다큐 만들 생각을 했다.

안솔지
(학내):취재기자 대신 불려왔다(웃음). 학보사에서 기사를 쓸 때면 대학 홍보지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고, 총학생회가 잘못하기만 기다리는 게 스스로 느껴진다. 그 둘 아니면 기사가 없는 거다. 그게 답답해서 방학 중에 기획팀을 꾸려서 학생들이 정말 불편해하는 게 뭔지,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기획을 하자고 준비했다. 여러 개 구상했는데 다 엎어지고 하나 살아남은 것이 이 ‘강의실 대기 환경’ 기사다.

   
ⓒ시사IN 윤무영
사회 보도상을 수상한 서울대 <교지 관악> 편집진.
 독자의 피드백은?


안솔지
(학내):학보 읽는 독자를 찾기 힘드니까, 지인에게 강제로 읽히고 평가를 받아내는 경우가 많다. 독자평가위원회가 있기는 한데, 평가위원 구하는 것도 일이다. 역시 지인 팔 비틀기로 해결한다.

이수지
(방송):그래도 학보사가 부럽다. 신문은 그나마도 읽는 편인데, 방송은 인터넷까지 찾아 들어와서 봐야 한다. 그런 시청자는 없다고 보면 된다. 거의 피드백 자체가 없다.

함규원(사회):우리는 한 학기에 한 권 낸다. 역시 지인을 통해서 반응 듣는 수준이다. 원체 두껍게 내다보니, 교지의 가장 큰 독자는 우리라고 늘 얘기한다(웃음). 의외로 ‘구글링’을 하면 개인 블로그에 올려놓은 감상이 몇 건 걸릴 때가 있다. 그 외에는 퇴임한 전직들 정도.

   
ⓒ시사IN 윤무영
영상 보도상을 수상한 이수지 동국대 교육방송국 기자.
이보라
(대상):우리는 웹진이라 조회 수·추천 수가 나온다. 댓글도 종종 달려서 일반 대학 언론보다는 상황이 낫다.

김화영(대상):<한겨레>나 <오마이뉴스> 같은 매체에 공동 게재를 할 때가 있는데, 그쪽에서 주요 기사로 올려주면 포털에서 받아간다. 그러면 클릭 수·댓글 수가 많이 나와서 피드백이 가능해진다. 일종의 제휴 모델이 만들어지는 단계다.

 데스킹은 누가?


전은선
(대상):학부 때 학보사를 했다. 학보사는 수습기자·정기자·부장·편집국장 순서로 ‘데스킹(취재·구성·문장 등 기사 전반에 대한 데스크의 피드백)’이 이루어진다. 거의 1~2년차 선후배 사이다.

함규원
(사회):우리는 좀 다르다. 필진은 편집위원이라는 이름을 쓴다. 수직적 데스킹은 없고, 원고를 다 같이 보고 다 같이 피드백한다. 함께 만드는 책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한다. 우리 나름으로는 민주적 체제라고 보는데, 시간은 꽤 오래 걸린다.

안솔지(학내):기획·아이템 선정은 전적으로 학생 기자가 한다. 하지만 마감 후에는 신문사 주간이나 대학원 선생님들이 오셔서 기사에 대해 논평한다.

윤병용(사회):학보사 같은 경우에는 간사를 맡은 교수가 전문적인 지적을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독립 언론은 독자 쪽 피드백이나 전문적인 피드백 양쪽 모두 생각하기 힘들다. 최대한 내부 토론을 통해 알아서 움직인다.

송지혜
(대상):명사 인터뷰를 종종 하는 편인데, 인터뷰이 성향에 따라 ‘센 발언’이 나올 때가 있다. 그런데 그게 우리 데스킹 과정에서 ‘톤 다운’되곤 한다. 전문가들에게 배우는 건 좋은 기회이지만, 기성 언론 문법이 갖는 한계를 공유하는 거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 치열한 현장성, 그러나 다른 기사


   
ⓒ시사IN 윤무영
안솔지 <경북대신문> 편집장.
김화영
(대상):대학원생 웹진이 좋은 게, 다들 기사 쓰고 싶고 프로그램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 누구 한 명이 좋아서 치고 나가면 다 따라붙는다. 억지로 끌고 가는 게 없다. 이번 ‘5대 불안’ 기획도 원래 1부 ‘근로 빈곤’만 기획된 거였는데, 재밌어 보여서 따라붙다 보니 일이 5배로 커졌다(2부:빈곤층 주거 현실, 3부:보육 현실, 4부:의료 빈곤층, 5부:금융 소외자).

함규원(사회):우리가 기성 언론보다 기사를 잘 쓰고 사진을 잘 찍을 수는 없다. 우리 독자인 학생을 상대로 기성 언론보다 뭘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계속 생각한다. 현장에 가보면 노동자들이 우리를 기자가 아닌 (연대하러 온) 학생으로 대해주는 게 느껴진다. 우리가 현장에서 받은 느낌을 우리 시선으로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다 보니 팩트보다 ‘폼 나는 표현’에 신경 쓴 경향도 없지 않다(웃음).

김화영(대상):<단비뉴스> 모델이 좀 색다르긴 한데, 의지만 있다면 학부생도 할 수 있다. 교수들이 시킨 것도 아니고 우리끼리 모여서 매체가 필요하니 해보자고 해서 만들어낸 게 <단비뉴스>다. 수업 듣고 취업 준비 병행하면서 매체를 만드는 건 사실 우리도 마찬가지다.

 대학기자 네트워크, 답이 될까?

전은선
(대상):예전 학보사에서 활동할 당시에는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전대기련)이 그럭저럭 돌아가던 시기였다. 대학부·사회부·사진부 부서별로 전국 대학기자들이 2박3일씩 모였다. 이때 그해 괜찮았던 기사를 들고 와서 서로 평가를 하고 모델도 찾았다. 독자 피드백과 전문가 피드백이 둘 다 드문 상황에서 의미 있는 자리였는데 얼마 전부터는 탈퇴하는 학교도 늘고 활력이 줄었다.

안솔지(학내):지금 전대기련과는 프로그램에 따라 선택적으로 같이 하는 정도다. 5·18 광주 순례는 매년 같이 하는데, 나머지 프로그램 중에는 동의 안 되는 것도 좀 있고…. 학교마다 대학 언론이 죽어가니 전국적 연대의식도 옅어지는 것 같다.

함규원(사회):자치언론은 그런 네트워크는 없고 학내 자치언론끼리 교류한다. 공식적인 체계가 있는 건 아닌데, 학생회관 옆방에 붙어 있어서 같이 논다. 서로가 서로의 가장 중요한 독자다(웃음).

정리 도움·방준호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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