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과 소셜 웹으로 대표되는 미래 사회에서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던 소매 유통산업은 어떻게 변화할까? 과연 미래에는 집 또는 거리의 전통적인 소매 유통산업 체제가 사라지고, 모바일 인터넷과 온라인 상점을 통해 물건을 고르는 시대가 도래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모바일 쇼핑이 가능한 사회가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가격을 알아보고 해당 제품을 즉석에서 확인하는가 하면, 심지어 주문까지 곧바로 할 수 있는 앱(애플리케이션)들이 개발되어 보급 중이다. 개개인이 자신들이 보는 것을 언제 어디서나 곧바로 평가하고, 구매하며, 이를 입소문으로 퍼뜨리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더불어 모바일 지불 시스템 또한 기존 소매 유통산업을 붕괴시킬 것 같은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가 뜬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바탕이 소셜 네트워크로 바뀌어가고,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이 같은 변화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이를 소셜 커머스라는 작은 범위의 변화로 바라보기보다는, 새로운 소셜 소비자(social customer)와 소셜 화폐(social currency)라는 범주까지 넓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시사IN 안희태모바일을 활용하는 소비자가 매장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소비하는 소셜 소비자

소셜 소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별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전통적인 매장에서 소비를 하는 계층과 집에서 온라인 쇼핑을 하는 계층이 명확히 구별되었다면, 스마트폰과 소셜 웹, 라이프 웹 기술로 무장한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자신을 위해 소비한다. 이들은 단지 소비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소비하는 제품 브랜드를 ‘소셜화’하는 적극적인 소비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어찌 보면 해당 제품의 마케터이자 ‘바이럴(바이러스처럼 퍼지는 입소문)’을 일으키는 가장 중심적인 협력자라고도 볼 수 있다. 이미 페이스북(‘Places’나 ‘Like’ 버튼)이나 포스퀘어(체크인 서비스) 등을 통해 소셜 소비자들을 위한 보상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소셜 마케팅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많은 매장이 다양한 종류의 스티커나 사인들을 내거는 광경 또한 낯설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소매 유통산업이 준비해야 할 미래의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소비자들이 거래하는 데 장벽을 없애는 것이 첫 번째 숙제일 것이다. 마음에 드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났을 때 안전하면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이런 구매가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게끔 고객의 평가와 WOM(Word of Mouth;입소문)의 힘으로 다시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소매 유통산업 구조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고객들이 자신의 매장에 들렀을 때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만들까 고민해야 한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제품 정보를 찾아보는 것은 기본이다. 매장을 방문했을 때 제한된 시간에 프로모션을 제공한다거나, 다른 기분 좋은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해 손쉽게 구매를 일으키고, 이를 널리 퍼뜨릴 수 있다면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매장이 흉내낼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하며 강력한 경쟁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이제는 전통적인 소매업자들도 웹 서비스와 위치 기반 서비스를 통해 과거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고객들과 관계를 맺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소셜 웹을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가 매장의 성패를 가르는 또 하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고객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해 협업하고, 이런 활동이 개인을 자극하는 방식은 구매 동기를 강력히 유발한다. ‘공동구매’ 등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협업과 집단 상거래 역시 앞으로 중요한 소매 유통 형태가 될 것이다.

상품에 대해 잘 아는 커뮤니티와의 적극적 대화·교류 역시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사진과 비디오, 리뷰 또는 실시간 충고나 추천과 같은 요소들이 결합된다면 더욱 재미있는 마케팅·영업 활동이 가능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기자명 정지훈 (관동대 IT융합연구소 교수)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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