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을 다룬 첫 번째 책은 그가 숨진 지 13년이 지난 1983년에 출간되었다.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이라는 제목이었다. 고 조영래 변호사가 쓴 이 책은 훗날 〈전태일 평전〉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어 이 시대의 고전이 되었다.

전태일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으로는 박태옥씨가 쓰고 최호철씨가 그린 만화 〈태일이〉가 있다. 〈태일이〉는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에 연재했던 장편만화다. 이 밖에도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삶을 담은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오도엽 지음), 전태일의 죽음으로 만들어진 청계피복노조의 역사를 담은 〈청계, 내 청춘〉(안재성 지음)도 전태일을 이해하는 데 좋은 안내서가 된다.

ⓒ전태일재단 제공
가장 최근에는 전태일 40주기를 맞아 레디앙·후마니타스·삶이보이는창·철수와영희 4개 출판사가 공동으로 〈너는 나다-우리 시대 전태일을 응원한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전태일이 살아 있다면 대규모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는 대신, 편의점·커피숍 등지에서 일하는 ‘알바 전태일’을 만나러 갔을 거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책에는 전태일을 넘어 ‘2010년 전태일’들의 고민과 생각이 오롯이 담겼다. 이 밖에도 박광수 감독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사진)(1995년)은 영화로 전태일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다.

전태일의 기일(11월13일)을 전후해 열리는 행사 또한 풍성하다. 10월30부터 11월13일까지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 주변에서는 미술·만화 작품 30여 점이 ‘전태일 거리에서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전시된다. 기일인 11월13일 오전 9시에는 ‘전태일다리 명명식(서울시는 11월부터 본래 버들다리였던 이 다리의 명칭을 전태일다리와 병행 표기하기로 했다)’을 진행한 후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으로 옮겨 추도식을 연다.

학술행사와 토론회 또한 활발하게 열린다. 11월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관에서는 ‘전태일을 말한다’라는 토론회가 진행되고, 11월4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는 전태일의 동생 전순옥씨가 ‘전태일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연다.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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