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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2018년 07월 27일 금요일 제5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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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성의 신화
베티 프리단 지음, 김현우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톰의 아내이고 메리의 어머니’라고 말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게 가르친다.”

아이를 낳고 남편을 내조하는 여성을 ‘이상적’으로 여기는 통념이 남성 중심 사회의 산물임을 집요하게 추적해낸 페미니즘의 고전.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논픽션으로 손꼽히며 미국 내 2세대 페미니즘을 촉발시켰다. 국내에서는 1978년, 1996년, 2005년 출간됐다가 절판되어 구하기 어려웠던 책이다. <여성의 신비>라는 기존 국내판 제목이 책 내용과 의미를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제목도 바꾸었다. 1963년 책이 출간된 직후 베티 프리단은 한 여성으로부터 사인 요청을 받는다. “이 책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라고 말하는 독자에게 그는 서명과 함께 이렇게 적었다. ‘새로운 길 위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용기를!’ 2018년의 여성들에게도 어색하지 않은 응원이다.




세실의 전설
브렌트 스타펠캄프 지음, 남종영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사자가 글을 쓰기 전까지 역사의 영웅은 사냥꾼으로 남을 것이다.”

2015년 7월29일 사자 ‘세실’이 죽었다. 보호구역 밖으로 유인된 ‘세실’은 다른 사자들과 마찬가지로 ‘트로피 사냥꾼(잡은 야생동물을 과시하기 위해 박제로 만드는 사냥꾼)’에게 희생되었다.
트로피 사냥꾼은 주로 사자 무리 (프라이드)의 우두머리 수컷을 노린다. 가장 멋진 갈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두머리가 사라지면 무리 안팎의 수컷이 왕좌를 놓고 싸움을 벌인다. 싸움에서 이긴 사자는 암사자들이 낳은 이전 우두머리의 새끼를 몰살시킨다. 그의 유전자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다. 사자 사냥이 대량학살인 이유다. 하지만 ‘세실’의 라이벌 ‘제리코’는 ‘세실’의 새끼들을 보호해주었다. 짐바브웨 황게 국립공원 야생보전 연구원인 저자가 사자들의 서사시를 기록했다.




결정판 아르센 뤼팽 전집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아르테 펴냄

“뤼팽이 한번 목표를 정했다면, 기발한 장애물도 물샐틈없는 조심성도 무슨 소용이겠는가!”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도둑 아르센 뤼팽의 모든 작품이 출간됐다. 중·단편 39편, 장편 17편, 희곡 5편. 번역자 성귀수씨는 세계 최초로 뤼팽 작품 중 분실된 부분을 복원하거나 미발표 유작을 찾아낸 인물이다. 1905년의 첫 연재작인 ‘아르센 뤼팽 체포되다’부터 미발표 유작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까지 35년에 걸친 뤼팽의 모험담과 오리지널 삽화가 빠짐없이 수록됐다. 2003년 뤼팽 시리즈 전체를 복원한 총 스무 권의 전집이 세계적으로 출간된 뒤, 새로 발굴된 일곱 편의 희귀작이 이번 전집에서 한국 최초로(‘마지막 사랑’은 제외) 선보인다. 최초 지면 연재분과 각종 판본을 탐사해서 발표 당시 실린 오리지널 삽화 370여 컷을 100% 복원했다는 것도 아르테 전집의 특징이다.




민주당의 착각과 오만
토머스 프랭크 지음, 고기탁 옮김, 열린책들 펴냄


“민주당은 전문직 계급에게 헌신하면서도 공식적으로는 ‘민중의 당’이라는 입장을 취한다.”


2016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임기 말 이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며 고공비행 중이었다. 공화당에서는 ‘질 나쁜 광대’라고밖에 볼 수 없는 부동산 재벌 출신 리얼리티 쇼 진행자가 대선 후보 경선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었다.
누구의 눈에도 공화당이 망해가는 것처럼 보였던 2016년 3월에, 토머스 프랭크는 이 책에서 망해가는 쪽은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블루칼라 노동자가 민주당에 진저리를 내고 있었다. 역사학 박사이자 저널리스트인 프랭크는 민주당과 블루칼라의 불화가 어디서 출발했는지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설명한다. 책이 나오고 8개월 후, ‘질 나쁜 광대’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표밭인 제조업 지대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카페 보문을 부탁해요
심우도 지음, 창비 펴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항상 망하는 것 같다.”

단골 카페 보문이 며칠째 문을 열지 않자, 선화는 생각한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들은 항상 망하는 것 같다고. 가수, 영화, 드라마, 미용실도 그랬다. 카페는 많지만 편히 쉴 수 있는 곳은 여기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밤 보문 카페의 주인 언니가 찾아와 카페를 맡아달라고 한다. 느닷없이 카페 주인이 되어버린 선화. ‘왜 나일까’ 싶으면서도 어느새 손님을 맞이하게 된다.
만화가 심흥아와 만화 편집자 출신의 남편 우영민이 공동으로 작업한 만화다. 실제로 카페를 운영했던 두 사람의 경험이 녹아 있다. 현실의 카페는 사정이 어려워져 금세 문을 닫았지만 만화 속 카페는 여러 위기 속에서도 단골들의 지원으로 꿋꿋이 영업을 이어나간다. 간결하면서도 따뜻한 그림체가 위안을 준다.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로버트 H. 프랭크 지음, 정태영 옮김, 글항아리 펴냄

“사람들은 자신이 누린 행운에 대해 생각할수록 더 관대해진다.”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청회에서 “수많은 청년 구직자들을 생각할 때 이것이 정의로운 일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외치던 한 정규직 사원의 외침,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를 반대하던 날선 댓글, 당당하게 ‘실력’과 ‘노력’으로 시험을 통과하라던 준엄한 명령…. 공채 시험과 능력주의의 뿌연 연결고리는 차치하더라도, 우리 시대를 휩쓴 ‘실력론, 노력론’에 아득함을 느꼈던 독자라면 이 책의 제목에 눈길이 머물 것이다. <승자독식사회> (공저), <경쟁의 종말>의 저자인 경제학자 로버트 H. 프랭크는 이 책에서 행운이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논증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왜 자신에게 작용한 행운을 과소평가하는지 짚으면서, 우리 시대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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