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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2018년 07월 20일 금요일 제5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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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도망치다
우에마 요코 지음, 양지연 옮김, 마티 펴냄

“폭력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주로 약자의 몸을 조준해 모습을 드러낸다.”


위기 청소년을 연구하는 저자가 거리에서 만난 10대 여성 여섯 명의 생활사를 담았다. 세상은 이들을 손쉽게 ‘폭력 피해자이자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10대 여성’이라고 정의할 것이다.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 일부러 머리를 맞아 쓰러지는 요령을 터득하거나, 아무리 둘러봐도 도움의 손길이 없어 집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목소리 뒤에는 난마처럼 얽힌 사회문제가 있다.
가난과 학업 중단, 보호자의 방치와 폭력…. 막다른 골목처럼 보이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빈곤과 가정폭력, 공적 돌봄의 부재가 만든 폐허를 만나게 된다. 책을 읽는 동안 몇 번이나 덮었다 펼치기를 반복했다. 폭행과 강간을 일상으로 경험하며 너무 빨리 어른이 되는 아이들이 한국 어딘가에도 있기 때문이다.




비커밍 페이스북
마이크 회플링거 지음, 정태영 옮김, 부키 펴냄

“비움으로써 채운다.”

실리콘밸리의 자타 공인 베테랑인 마이크 회플링거는, 페이스북이 IT 업계의 후발 주자에서 플랫폼 제국이 되기까지 경쟁과 실패, 재탄생의 험난한 길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온 사람이다. 페이스북이 시장에서 경험해온 투쟁을 내부자의 시선으로 조명했다. 페이스북은 마크 저커버그와 하버드 대학 친구들의 ‘대학생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로 끝날 수도 있었다. ‘거인’ 구글이 자체 개발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페이스북을 공격하던 시기에 해체되어버릴 수도 있었다. 기업공개(IPO)가 실패로 돌아간 2012년에 사람들의 기억 저편으로 영원히 사라질 뻔했다. 그럴 때마다 페이스북은 더 강하고 튼튼한 존재로 거듭났다. 저자는 페이스북의 거듭된 도전에서 얻은 교훈을 10가지로 정리했다.




상상된 공동체
베네딕트 앤더슨 지음, 서지원 옮김, 길 펴냄

“민족주의라는 역사의 오그라든 상상이 어떻게 그토록 거대한 희생을 일으켰는가?”


20세기 사회과학의 걸작을 꼽을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고전. 한국에서는 꽤 오랫동안 절판 상태여서 터무니없는 중고가로 거래되던 책.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된 공동체>가 다시 출간됐다. 옛 한국어판 제목은 <상상의 공동체>였으니, 제목부터 손을 본 전문 연구자의 새 번역이다.
민족은 혈통적·영토적·인종적으로 확고한 기원을 갖는다고 간주됐다. 1983년에 나온 이 책은 그걸 뿌리부터 흔들었다. 민족은 근대 이후 복잡한 역사 과정의 산물이다. 소설, 신문, 커뮤니케이션 기술, 인쇄 자본주의 등 명백히 근대적인 현상들이 ‘민족이라는 상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인상적인 테제는 민족주의의 뿌리가 더 깊다고 믿는 연구자들과의 격렬한 논쟁을 촉발했다.




실내 식물 가꾸기의 모든 것
소피 리 지음, 김아영 옮김, 벤치워머스 펴냄

“여러분만의 도심 속 안식처를 만드세요.”

2년에 한 번씩 이사할 때마다 새집에 정붙일 겸 실내 스타일링을 하려고 식물을 사왔다. 식물의 수명은 2년을 넘지 못했기 때문에 화분 구입도 계속됐다. 최근에는 떡갈고무나무의 임종을 지켜보았다. 나무는 아랫잎부터 검어지며 바삭바삭 마르더니 결국 대만 남겨두고 모든 잎이 떨어지고 말았다. 이 책을 통해 떡갈고무나무의 사인이 익사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책은 화분 흙 고르기, 분갈이, 물 주기 등 기본부터 벽걸이 화분, 테라리엄까지 트렌드를 담은 식물 가꾸기 가이드북이다. 그림과 사진이 풍부해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안식을 찾을 수 있다. 책 <아무튼, 계속>에서 식물을 통해 일상을 가꾸는 법을 소개한 저자 김교석씨가 책임 편집을 맡아, 더 눈길이 간다.




복학왕의 사회학
최종렬 지음, 오월의봄 펴냄

“지방대생은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다.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부제가 ‘지방에 우짖는 소리’다. 왜 지방대생의 목소리를 ‘우짖는’ 소리라고 표현했을까? 저자는 구한말 제주도에서 일어난 방성칠의 난과 이재수의 난을 소설로 만든 현기영의 <변방에 우짖는 새>를 연상했다. 이런 난이 일어나도 하등 이상할 게 없는 지방의 현실에서 한 지방대 교수는 학생들이 숨죽여 울부짖는 소리를 담았다.
저자의 학술 논문 <‘복학왕’의 사회학:지방대생의 이야기에 대한 서사분석>이 책의 기반이다. 지방대생의 ‘성찰적 겸연쩍음’과 ‘적당주의 집단 스타일’을 지적한 이 논문은 발표 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저자는 후속 연구를 진행했다. 기존 지방대 재학생 6명에 더해, 졸업생 17명과 부모 6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누가 이토록 지방대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았던가.




열두 발자국
정재승 지음, 어크로스 펴냄

“인간이라는 ‘미지의 숲’으로 탐험을 떠나요.”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에게는 남다른 재능이 하나 있다. 바로 사람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이다. 다양한 과학 저작을 통해 정 교수는 이런 재능을 거듭 증명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도 호기심 유도가로서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다. 프롤로그부터 남다르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오일러 수의 숫자 나열이 등장하는 광고판’이 사실은 구글의 공개 채용 방식이었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우리를 뇌과학의 세계로 이끈다. 그러고는 ‘강한 호기심을 잠시 느꼈으나 이내 그것을 억누르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일상을 살아가는 놀라운 억제력’을 잠금 해제해서 열두 가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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