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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준은 인지장애” MB 변호인의 역공?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검찰에 “(BBK 소송 관련해) 대통령 지시를 받았다”라고 진술했다. 이명박 변호인은 김 전 총무기획관이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아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김연희 기자 uni@sisain.co.kr 2018년 07월 13일 금요일 제5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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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3일 이명박 횡령·뇌물 등 9차 공판

건강상 이유로 6월28일과 6월29일 재판을 연기 신청했던 이명박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했다. 수척해진 이 피고인은 앉았다 일어날 때 변호인의 부축을 받았다. 의자를 옆으로 돌리고 몸을 구부린 채 심하게 기침을 하기도 했다.

8차 공판에 이어 이날도 검찰은 청와대 공무원들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가 다스의 미국 소송에 관여한 증거를 제시했다. 다스는 2000년 투자자문 회사인 BBK에 190억원을 투자했으나 50억원밖에 돌려받지 못했다. 나머지 140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다스는 미국으로 출국한 김경준씨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명박 피고인의 변호인은 핵심 진술인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기억력을 문제 삼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김 전 기획관은 경도인지장애 진단이 내려져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치료를 받았다. 김 전 기획관에 대한 검찰 수사는 올해 1월 시작됐다.

ⓒ우연식 그림


변호인:우리가 김백준 전 청와대 기획관의 의료 기록을 신청할 때 올해 5월까지 기록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1월까지만 왔다. 경도인지장애는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김백준 진술 등 증거능력의 신빙성이 의심된다. 현재 김백준이 치료받는 병원에 기록을 제출해달라고 하고 싶은데 어느 병원인지 알 수가 없다. 휴대전화 위치추적 신청을 하고 싶은데, 만약에 검찰이 (김백준이 다니는 병원을) 이미 알고 있으면 협조해달라.

판사:증인으로 부르는 게 낫겠다. 증인도, 피고인도 아닌 상태에서 위치추적을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변호인:1월 이후 상태가 악화됐는지가 중요하다. 6월 진료 기록을 봤을 때 더 나빠졌다면 3~4월 김백준이 한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

판사:오늘은 미국 소송 관련해 두 번째 서증조사를 끝내겠다.

검찰:아킨 검프(Akin Gump:다스의 BBK 관련 미국 소송을 대리한 로펌)에 대한 주요 내용이다. 워싱턴 D.C.에 본부가 있는 아킨 검프는 미국 의회에 영향력이 있고 고위급 인사에 대비한 법무법인이자 로비 법률회사이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아킨 검프 소속 변호사 김석한은 다스로부터 소송 비용을 받지 않기로 했다. 다스에서 미국 소송 업무를 담당한 직원들이 이 내용을 전달받고 확실하냐며 의아해했다고 한다(검찰은 다스 대신 삼성이 아킨 검프 측에 수임료를 지불했다고 본다).

다음으로 김성우 다스 전 사장과 권승호 다스 전 전무의 진술 내용이다. “이명박의 지시로 김백준이 BBK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었으며 다스가 김경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 소송 진행 상황을 일일이 챙기며 보고를 받았다. 이명박은 한밤중에도 전화해서 물어보고, 24시간 보고를 받을 수 있으니 언제든지 보고하라고 했다. 소송 비용과 내용이 이명박의 주요한 관심사였다. BBK 투자금 반환 소송 1심 패소 후 영포빌딩에서 이명박에게 보고하자 이명박은 ‘그 많은 수임료를 들이고도 지느냐’라며 노발대발했다고 한다. 한번은 이명박이 김백준에게 ‘이 서류에 사인하면 140억 받을 수 있는 거야?’라고 윽박지르는 걸 목격했다.”

변호인:김성우 다스 전 사장이 김백준도 아니고 이명박한테 (BBK 소송에 대해) 보고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상식적이지 않다. 김백준이 구체적인 사실을 더 많이 알고 있다. (만약에 소송에 대해 보고를 받으려면) 이명박은 김백준의 보고만으로 충분하다. 시장 직무로 바쁜데 시간을 내서 김성우의 보고를 들을 이유가 없다. 김성우와 권승호는 다른 진술에서도 지적할 것이 많다. 오래돼서 기억을 잘 못하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허위 진술을 했다.

검찰:다스에서 BBK 미국 소송 업무를 총괄한 이문성은 “내가 퇴직할 때까지 아킨 검프에 소송 비용을 지급한 사실도 없고, 그쪽에서 요구한 적도 없다”라고 진술했다(이문성은 2008년 4월부터 2014년 3월까지 다스에서 근무했다).

다음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 박○○의 진술이다. 박○○은 이명박 대선 캠프의 네거티브 대응팀에서 일했다. BBK, 다스, 병역 문제 등 후보자 의혹에 대응 논리 개발을 맡았다. 김백준은 캠프에서 공식 직책은 회계 책임이지만 BBK와 다스의 미국 소송을 제일 많이 아는 사람이라 네거티브 대응팀에서 함께 일했다고 진술했다. (청와대에 들어간 이후) 다스 관계자나 변호사 등과 연락을 취하면서 BBK 소송 관련 자료를 전달하고 김백준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했다. 박○○은 “사실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당황스러웠고 고심했다. 대선 때 네거티브 대응팀에 있으면서 다스는 이명박 것이라는 의혹에 대응 논리를 개발했는데, 이명박 태도가 (박○○ 자신이) 믿고 있던 것과 배치됐다. 이명박이 실제로 다스의 소유자라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다”라고 진술했다.

변호인:(이명박 피고인이 힘들어하자) 조금 쉬었다가….

판사:쉴까요. 20분간 휴정하겠다.

이명박:(교도관의 부축을 받으며 방청석 맨 앞줄에 앉은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기도하랴 여기 오시랴, 무리하시네.

판사:증거조사 계속하겠다.

검찰: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진술조서를 설명하겠다. 김백준과 이명박 피고인은 고려대 동문으로 1977년부터 알고 지냈다. 1992년 이명박이 국회의원이 되면서 김백준이 도왔다. 이명박이 설립한 동아시아연구재단의 원장을 맡았다. 이명박이 서울시장이던 시절에는 서울메트로 상임 감사를 맡았다.

김백준은 다스와 이명박이 BBK에 190억원을 투자했다가 140억원을 반환받지 못해 발생한 피해를 변제하기 위해 이명박을 대리해서 김경준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다. 2003년부터 미국 소송 등에 관여했다. 김백준은 청와대 총무기획관으로 재직하면서도 (BBK 소송 관련해) 대통령에게 다 보고했고 지시를 받아서 진행했다고 진술했다.

변호인:VIP 보고 사항(BBK 소송 관련 내용)이라는 문서에 대해 김백준이 한 진술을 한번 모아봤다. 2018년 2월3일 조사에서 “모른다. 처음 봤다. 기억이 안 난다”로 일관한다. 2월23일에는 “안다. 작성했다. 보고했다”라고 바뀐다. 또 김백준이 아킨 검프의 김석한 변호사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 처음에는 정○○ 변호사 소개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은진수가 소개해줬다고 한다.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 이 당시 김백준이 정확히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인지능력을 상실했거나 김석한과 유대 관계를 숨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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