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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2018년 06월 29일 금요일 제5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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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온도
하명희 지음, 강 펴냄

“크레인 박수를 칠 줄 알아야 진짜 크레인 조종사가 되는 거라고 말했어요.”


‘크레인 연대 춤’이라는 게 있다. 크레인의 팔 노릇을 하는 지브를 들어올려 ‘크레인 박수’를 치고 헤드를 움직여 몸통을 흔드는 것이다. 크레인 조종사들끼리만 아는 연대와 우정의 몸짓이다. 보통 사람들은 알 길이 없는 그들만의 언어겠지만,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의 죽음 소식을 접할 때마다 이 춤이 떠오를 것 같다.
1991년 5월 고등학생 운동에 뛰어든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나무에게서 온 편지>로 2014년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한 하명희 소설가가 첫 소설집을 펴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여성 크레인 조종사, 택배 기사, 가난한 아이, 알코올의존증 환자 등 하루하루를 견뎌야 하는 삶들이다. 지금 발 디딘 땅에서 ‘불편한 온도’를 받아내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손 내밀듯 글을 썼다. 단단하면서도 따뜻한 글이다.




일본인과 이순신
이종각 지음, 이상 펴냄

“그의 인격, 전술, 발명, 통제술, 지모와 용기 어느 한 가지 상찬하지 않을 것이 없다.”


메이지 시대 일본 해군 장교들 사이에서 이순신에 대한 존경과 숭배는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메이지 해군은 ‘이순신은 히데요시의 야망을 좌절시킨 적장이지만, 당시 조선을 구해낸 영웅일 뿐 아니라 전 세계 해군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명장’으로, 같은 해군에 몸담고 있는 그들로서는 마음속으로 존경할 만한 장군임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발틱 함대와의 결전에 나서면서 이순신 혼령에 자신과 일본 연합함대의 승리를 기원한 이도 있었다.
기자 출신인 저자는 일본인과 이순신이라는 주제를 두 가지 측면에서 다뤘다. 일본인들이 임진왜란 이후 이순신을 알게 된 과정과 현재까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이순신은 살아 있을 때 일본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등을 담았다.




남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
대니얼 키팅 지음, 정지인 옮김, 심심 펴냄

“생애 초기에 겪은 역경과 스트레스가 이후의 건강과 발달에 막대한 해를 입힌다.”


작은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내고 한번 화나면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어린 시절 만났던 ‘유난히 불안한’ 두 아이를 계기로 불안과 인간 발달의 관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발달심리학자가 된 저자는 생후 1년의 삶이 평생의 불안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임신부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기가 불안을 안고 태어나며, 이후 1년의 경험에 따라 ‘스트레스 유전자’가 켜지거나 꺼질 수 있다.
시기를 지났다고 해서 불안을 벗어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발달 단계에서 사회적 관계를 맺으면 변화의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어떻게 해야 우리 사회가 불안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을지, 고민해볼 지점을 짚어준다.




인도 100문 100답
이광수 지음, 앨피 펴냄

“‘강간의 왕국’은 절반의 사실에 절반의 누명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레토릭이다.”


한국인에게 인도는 가난하지만 IT 강국으로 알려진 나라다. ‘인도인은 게으르지만 정신적 현자’라는 그릇된 고정관념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국제정치와 경제·문화적으로 거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인도가 한국인에게는 아직까지도 진지한 교류나 교역 대상이 아닌 이국적인 여행지일 뿐이다. 한국에서 거의 유일한 인도 역사 및 철학 전문가인 이광수 교수가 ‘페이스북 친구’들을 상대로 게시한 ‘인도 질의·응답’ 100편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아리아인이 백인이 아니라고?’ ‘갠지스가 어머니라고?’ ‘결혼은 같은 카스트끼리?’ 따위 모호한 질문에 짧지만 명확하게 답변해준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설렁설렁 읽어나가다 보면, 인도가 어떤 나라인지 ‘감’을 잡게 된다.




1945
마이클 돕스 지음, 홍희범 옮김, 모던아카이브 펴냄

“히틀러가 죽은 뒤 세계대전의 동지는 냉전의 라이벌이 되었다.”


북한 미사일 시험이 연거푸 벌어지던 지난해 상황을 생각하면 올해 북·미 정상회담은 예측하기 쉽지 않았던 ‘외교 급변침’이다. 국제 관계가 드라마틱하게 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저자가 보기에 ‘20세기를 뒤흔든 제2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6개월’도 그랬다. 영국의 처칠, 미국의 루스벨트와 트루먼, 소련의 스탈린은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바뀌며 세계지도도 따라서 변했다.
그 ‘마지막 6개월’이 한반도의 운명도 바꾸었다. 독일처럼 일본 열도가 소련 점령지와 일본 점령지로 나뉘게 될 운명이었지만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는 소련의 이른 참전을 불렀고, 결국 일본 열도 대신 한반도가 나뉘는 결과를 초래했다. ‘스탈린’이 나오는 대목에 ‘트럼프’를 넣어 읽으면 내용이 쏙쏙 들어온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진영인 옮김, 은행나무 펴냄

“나는 이 싸구려 사실주의가 지겨워. 문학엔 낭만주의자를 위한 자리가 있다고 봐.”


‘책등이 뭔가 이상한데….’ 불량인가 싶어 이리 뜯어보고, 저리 뜯어봤다. <재즈 시대의 메아리>(북스피어)와 <디어 개츠비>(마음산책)를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과 이어 붙이고서야 책등이 드디어 완성됐다. 세 권을 모아놓으니 저자인 F. SCOTT FITZGERALD 이름이 퍼즐처럼 맞춰지고, 동물 그림이 각자 꼬리를 찾았다.
은행나무·북스피어·마음산책은 지난해 이미 한 차례 협업한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제목도 저자도 안 알려주고 책을 사라고 유혹하더니(개봉열독 X시리즈), 올해는 한 작가가 쓴 소설, 에세이, 편지를 각 권에 담아 마치 한 권의 책처럼 디자인했다. 이름 하여 ‘웬일이니! 피츠제럴드’ X시리즈. 예쁜 데다 피츠제럴드라니, 여간해선 실패하기 어려운 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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