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떨어진 미국보다 가까이 있는 한·중·일이 북한 경제를 지원해야 한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을 두고 SNS에서 설왕설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6월1일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면담 후 기자들과 대화하면서 나왔다. 물론 새삼스러운 말은 아니다. 5월13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미 상세히 밝힌 내용이다. 비핵화를 하면 북한의 번영을 돕겠지만, 미국 시민의 세금을 사용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복잡한 대북 제재 규정 때문에 세금을 쓰려야 쓸 수도 없다. 테러지원국 지정이나 적성국교역법에서 북한을 제외해도 공산권 규정 등으로 유무형의 제재가 여전히 남는다. 이 제재까지 풀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비핵화 비용은 별개 문제다. 보통 국제적으로 분담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대북 지원 발언은 지난 5월22일 한·미 정상회담 모두 기자회견 발언과의 차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5월22일에는 북한에 대규모 지원을 해줄 것처럼 얘기했다. 미국이 한국 경제개발에 지원을 했듯이 북한도 지원할 수 있다는 뉘앙스였다. 하지만 10여 일 만에 트럼프 대통령의 얘기가 달라진 것이다.
이유가 뭘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가다. 협상가의 말을 들을 때는 누구를 겨냥해 하는 말인지를 가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5월22일 한·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한 쪽은 일본이었다. 대북 수교 자금(식민지 지배 배상금)을 앞세운 일본은 무리한 요구를 하며, 모처럼 마련된 북·미 정상회담을 난파 직전까지 몰고 갔다. 그깟 수교 자금 필요 없으니 좀 빠지라는 말이 안 나오면 이상한 상황이었다. 5월22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지원 발언 이후, 일본을 대변하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김영철 면담 자리뿐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 협상 선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혹 떼려다 혹 붙인 아베 총리(사진)는 이후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형국이 되었다. 북한으로부터 6000㎞ 이상 떨어진 미국보다는 일본같이 가까운 이웃이 지원하는 게 맞다. 그런데 이 말 속에 ‘입장료’ 내면 끼워줄 테니 자꾸 흥정하려 들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도 담긴 것 같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아베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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