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신호철머독 휘하의 언론사들을 모두 관리하는 뉴스코퍼레이션 사의 본사 건물.

뉴욕 맨해튼 47번가에 자리잡은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은 루퍼트 머독이 회장으로 있는 지주회사로 세계 언론계를 주무르는 공룡 기업이다. 루퍼트 머독은 뉴스코프를 통해 전세계 99개 매체를 관리하고 있다. 9월12일 뉴스코프 언론담당 수석 부회장 앤드루 버처루 씨가 〈시사IN〉의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그는 자신의 사진을 지면에 싣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머독 회장은 평소 뉴 미디어 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왜 올드 미디어에 속하는 월스트리트 저널(다우존스)을 거액에 인수하려는가.

월스트리트 저널이 가진 잠재력과 미래 성장성을 봤다. 특히 월스트리트 저널의 온라인 웹사이트 사업에 관심이 많다. 온라인 정보 사업은 비전이 있고 수익성이 높은데, 특히 다우존스의 금융 정보는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지난 9월10일 월스트리트 저널 본사 앞에서 기자들이 시위를 하는 모습을 봤다. 머독 회장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해 보였다.

그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누가 옳았는지는 결국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가장 훌륭한 판사는 독자들이다. 우리가 월스트리트 저널을 잘못 경영하는지는 독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그리고 사실, 머독 회장의 인수에 불만을 가진 기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벌써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 3명이 사표를 냈다고 한다. 머독 회장 입성에 대한 반발 아닌가.

그건 난센스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기사를 잘 보면 완전히 사직했다는 게 아니다. 그만둘 생각을 한 기자들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머독 회장이 남아줄 것을 설득했고, 그래서 2명은 그냥 남는 분위기다.

지중해에서 요트를 타고 있던 머독 회장이 직접 기자 3명에게 전화해서 떠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것이 사실인가.

사실이다. 머독 회장이 얼마나 최고의 저널리즘과 최고의 저널리스트를 지키고 싶어하는지, 얼마나 열정이 넘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머독 회장은 언론 윤리보다는 돈을 버는 데 관심이 많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가벼운 옐로 저널리즘을 양산시켰다는 평도 있다.

머독 회장의 경영 철학을 아우르는 한 단어를 말하자면 ‘선택(choice)’이다. 머독 회장은 대중이 미디어를 고르는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해왔다. 다양한 미디어를 다양한 계층의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같은 고급 금융 정보에서부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팝 무비 같은 대중 정보까지 다양한 영역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어떤 매체는 전문가 수준에 맞게, 어떤 매체는 대중의 기호에 맞게 방향을 잡는다.

머독 회장은 월스트리트 저널을 어떻게 바꿀 계획인가.

그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영향력을 지금보다 향상, 아니 ‘확대’시킬 생각을 갖고 있다. 경제 뉴스의 강점은 살려나가면서도 경제 이외 영역, 그러니까 지방 뉴스라든지 워싱턴 정가 소식이라든지 독자 의견란 등을 확대해서 대중이 쉽게 볼 수 있는 신문으로 만들려는 거다. 지금 월스트리트 저널은 경제지로 성격이 한정되어 있는데 루퍼트 머독은 그 울타리를 넘어서려는 것이다. 또 미국 이외 시장 개척에도 관심이 있다.

머독 회장은 한국 언론 시장 진출에 관심이 있는가?

뉴스코프는 현재 홍콩, 중국 본토, 인도, 일본, 타이완, 인도네시아 등에 투자했고 아시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특정 국가의 사업 계획에 대해 논하고 싶지는 않지만, 언론 경영인으로서 한국은 매력적인 곳이다. 한국은 지난 20년 동안 경이로운 성장을 했다.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역동적인 곳이다. 나는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한국에 출장을 자주 가는 편이다. 경제·정치적으로 흥미로운 사건들이 많이 생기고 앞으로 더 그럴 것이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

  

기자명 신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 shin@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