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2018년 06월 04일 월요일 제559호
댓글 0
조선의 퀴어
박차민정 지음, 현실문화 펴냄

“신여성의 ‘남장’은 근대적 배움을 향한 열망과 연관된 사건이었다.”


강향란은 1922년 “남자 양복에 캡 모자”를 쓴 차림으로 등교해 남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았다. 머리 모양도 남달랐다. 여성용 단발이 아니라 이발관에서 ‘모던 남성’의 머리 모양으로 잘랐다. 그녀의 행동은 당대 다른 여성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24년 황육진은 결혼시키려는 부모에 맞서 자신의 손으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무작정 집을 나와 고학 생활을 시작한다.
책은 1920~1930년대 신문과 잡지 속에서 범죄 기사·논설·
오락 기사 등 다양한 형식으로 다룬 ‘퀴어한 존재들’에 대한 자료를 발굴하고 그 의미를 분석했다. 여장을 하고 돌아다니다 순사에게 적발되거나, 동반 자살로 사랑을 증명하는 여성들 등 근대 조선은 다양한 성적 실천이 폭발하는 공간이었다.




조선 전쟁 실록
박영규 지음, 김영사 펴냄

“전쟁을 앞두고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당연히 상대에 따라 달라야 한다.”


조선 역사상 유일무이한 영토 개척 작전이 있었다. 바로 세종의 ‘6진 개척’이다. 6진 개척은 조선이 벌인 세 차례의 여진 토벌 중 첫 번째 토벌과 관계 있다. 1432년(세종 14년) 여진 기병 400여 명이 조선 영토를 약탈하자 세종은 1433년 무장 최윤덕에게 1만4962명의 대군을 이끌고 토벌(파저강 정벌)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그해 말 여진 부족
두 곳 사이에 소규모 분쟁이 일어나자 조선 역사에서 이례적으로 대외 문제에 개입했다. 1433년 12월 세종은 김종서를 함길도 관찰사로 임명하고 북방 개척을 지시했다. 국제 정세를 통찰하고 조선에 유리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세종은 유능하고 충직한 신하에게 과감하게 일을 맡길 줄 아는 지도자였다. 조선의 명운을 가른 여섯 개의 전쟁을 되살렸다.




선한 권력의 탄생
대커 켈트너 지음, 장석훈 옮김, 프런티어 펴냄

“권력의 유혹에 넘어가게 되면, 처음에 권력을 획득할 수 있게 만들어준 그 능력을 상실한다.”


권력은 어떻게 획득하는 것일까? 권력을 획득하게 되면 그것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버클리 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가 오랜 연구를 통해 권력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을 풀어냈다. 예컨대 권력이 독재자의 전유물이라는 관점은, 노예제 폐지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 확대 등 다양한 변화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제 권력은 모든 사람의 일상에 존재한다.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아이들에게 어떤 음식을 먹이느냐에 이르기까지 권력이 작동한다. 저자는 결국 권력은 타인에 의해 주어지는 힘이며, 연민과 이타심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권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타인에게 공감하고 동정하면서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며, 이것이 결국 공동체를 좀 더 선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중톈 중국사 10 삼국시대
이중톈 지음, 김택규 옮김, 글항아리 펴냄

“언제쯤 삼국을 잊게 될까?”


삼국시대는 나관중의 <삼국연의> 덕분에 동양의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중국 역사다. 계책, 음해, 술수, 모략, 충의, 의리 등 독자의 구미를 당길 만한 요소로 가득한 매력 있는 시대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이중톈은 삼국시대에 대해 “중국사 전체에서 진나라의 천하통일이나 춘추전국시대의 백가쟁명에 비하면 중요성이 형편없이 떨어지는 사건들로 점철된 시기”라고 평가한다.
이중톈은 이 책에서 60여 년의 삼국시대를, 전반(조조와 원소의 노선투쟁)과 후반(위·촉·오 사이의 권력투쟁)으로 나눠 무미건조하지만 흥미진진하게 정리한다. 여러 종류의 <삼국지>를 읽은 독자들 역시 친숙한 등장인물을 중국사라는 거대한 배경에 정연히
재배치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뉴욕은 교열 중
메리 노리스 지음, 김영준 옮김, 마음산책 펴냄

“영어깨나 안다는 사람들은 어법이란 결국 ‘적당한 관례의 여신’이라고 농담을 한다.”


필자에게 쉽사리 지면을 내주지 않기로 유명한 미국의 잡지 <뉴요커>에는 ‘오케이어 (OK’er)’라는 직책이 있다. 인쇄 직전까지 최종적으로 원고를 다듬고 책임지는 최고참 교열자를 일컫는 말이다. 1993년부터 오케이어를 담당했던 메리 노리스의 별명은 ‘콤마퀸’이다. 문장부호에 예민해서 붙은 이름이다. 자신이 20년 넘게 오케이어로 일했던 경험과
개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영어 단어와 문법의 올바른 사용에 대해서도 조언하지만 딱딱하지 않다. <뉴요커>에 들어간 뒤 잘못 쓰인 단어를 바로잡아 처음으로 인정받았던 경험, 컴퓨터에 있는 자동교정 기능에 대한 소회를 유머러스한 필체로 풀어놓았다. ‘교열의 세계’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녀체력
이영미 지음, 남해의봄날 펴냄

“연약한 것보다 강한 것이 아름답다. 스트레스 극복은 강한 체력으로부터.”


고혈압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저질 체력으로 고생하는 30대 후반 편집자가 있다. 트라이애슬론 경기 15회, 마라톤 풀코스 10회, 미시령을 자전거로 오르내리는 체력을 가진 50대 중반 여성이 있다. 둘은 같은 사람이다.
한 아이의 엄마로 24년, 한 남자의 아내로 25년, 책 만드는 에디터로 26년을 살았다. 대부분의 시간은 책상에 앉은 채로 보냈다. 키가 작고 마른 편에다 타고나길 저질 체력이었다. 웬만하면 움직이는 일은 피하고 보는 쪽이었다.
움직이기 시작했고, 몸이 달라졌고, 그 몸에 따라서 생각이 달라졌고, 인생이 달라졌다. 체력의 한계가 여실히 느껴지는 나이 마흔, 저자는 마흔이 운동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말한다. 게으를 때 읽으면 움직이고 싶어지는 책이다.
<저작권자 ⓒ 시사IN (http://www.sisai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