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밀고 당기기)’도 하다 보면 지친다. 하지만 어쩌겠나. 가운데 낀 처지일수록 고도의 테크닉으로 주변을 어르고 달랠밖에. 국가 간 밀당이 가장 치열한 무대가 바로 한반도 주변이다. 이번 주 밀당 아이콘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5월7일 중국 다롄을 찾은 김 위원장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밀당의 핵심은 역시 떡밥. 해변을 걷는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모습에 국내외 언론은 북·중 정상회담의 숨은 의미를 찾느라 분주했다.
김 위원장이 등장하는 각종 ‘신상 영상’도 풍성하게 쏟아졌다. 밀당은 시시각각 변했다. 5월9일에는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며 북·미 정상회담의 예고편을 연출해냈다. 북한에 억류되어 있던 미국인 3명도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귀환했다.
같은 시각, 태평양 건너 밀당의 고수 역시 열심히 낚싯대를 기울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떡밥은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였다. 티저 예고편, 1차 예고편, 본 예고편이 쏟아지자 국내외 언론이 현기증을 호소했다. “영화 트레일러는 ‘뇌피셜’을 자극하는 떡밥일 뿐, 어차피 본편은 예고편과 다르다”라는 오랜 격언도 트럼프 대통령의 ‘밀당 관리’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현지 시각 5월10일 새벽, 미국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귀환한 미국인 3명을 직접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감사하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예고편 제작’ 과정에서 ‘의외의 합’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각종 떡밥이 난무하는 외교 무대와 달리, 국내 정치에서 밀당은 오히려 마땅한 떡밥이 없어 지지부진. 자유한국당의 강경 노선이 확고한 가운데, 5월10일 단식 농성 중이던 김성태 원내대표가 응급실에 실려 갔다. 병원을 찾은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사진)에게 남긴 김성태 원내대표의 간절한 한마디. “니가 좀 해주고 가라. 힘들어 죽겠다.” 우 원내대표가 “수액 맞고 (단식) 그만해라”고 치료를 권했으나 김 원내대표는 “힘들어 죽겠다. (합의) 좀 해주고 가”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우 원내대표는 5월10일 임기를 마무리했고, 김성태 원내대표는 단식 농성장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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