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언니에 물바가지 동생.’ 4년 전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회항’ 파문에 이어, 이번에는 여동생 조현민 전무(사진)의 물바가지 갑질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발단은 최근 대한항공 광고를 맡은 회사와 회의석상에서 발생했다. 조 전무는 광고회사 팀장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고성을 지르며 병을 던지고 물컵을 바닥에 내던졌고, 해당 팀장은 물세례를 맞았다고 한다. 물바가지 갑질이 알려지면서 포털사이트뿐 아니라 SNS가 ‘갑질 자매’로 뜨거웠다.
대한항공 측은 오전에는 “사실무근”이라고 했다가, 오후에 태도를 바꿨다. “조 전무가 광고회사에서 촬영해온 영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 소리를 지르긴 했지만 종이컵에 든 물을 바닥에 뿌렸을 뿐 사람에게 물을 뿌리진 않았다.” 조 전무가 회의가 끝난 뒤 해당 팀장에게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조 전무가 소속 부서 팀장들에게 심한 욕설을 일삼았다” “최근 1년여간 서너 번 팀장을 갈아치우는 등 인사 전횡을 저질렀다”에 이어 광고업계에서는 “차 키를 직원에게 던지며 발레파킹(대리주차)을 맡긴 적도 있다” 등 폭로 글이 계속 이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의 갑질을 엄중 처벌해야 합니다’ ‘대한항공의 ‘대한’ 명칭 회수를 청원합니다’ 등 관련 청원도 이어지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조 전무는 4월12일 자신의 SNS에 “어리석고 경솔한 제 행동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직접 글을 올렸다. 사과문에 대한 ‘저격’은 조 전무 자신이 해버렸다. 조 전무는 연차휴가를 내고 해외로 출국하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기내에서 촬영한 사진을 올렸고, ‘#나를찾지마’ ‘#휴가갑니다’ ‘#클민핸행복여행중’ 등 해시태그를 달았다.
반성이나 자숙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조 전무의 처신에 여론의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대한항공을 관할하는 서울 강서경찰서는 내사에 들어갔다.
땅콩 회항 파문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저를 나무라 달라. 저의 잘못이다. 제가 잘못했다.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던 조양호 회장이 이번에는 뭐라 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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