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 열린 한국 예술단의 평양 공연 ‘봄이 온다’가 뒷이야기를 여럿 낳았다. 한국 예술인의 평양 공연은 13년 만이다. 북측 리설주·현송월씨 등은 특히 가수 조용필에게 ‘팬심’을 드러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가수 레드벨벳의 만남도 관심을 끌었다(사진). 4월5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레드벨벳과 악수를 하며 “제가 같은 동포인데 레드벨벳을 왜 모르겠느냐”라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에는 “난 레드벨벳 모르니 같은 동포 아닌갑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동포는 아는데 형이랑 고모부는 못 알아보는 듯”이 추천을 가장 많이 받았다.
자유한국당은 남북 화해 무드가 “거짓된 봄”이라고 비난했다. 4월4일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거짓 평화와 적화통일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라고 논평을 냈다. “암 덩어리가 뱃속 깊은 곳에서 썩어 자빠지는데 아편으로 백일몽을 꿈꾸는 아편 장수의 봄”이라는 폭언도 곁들였다. 하지만 나라 걱정만큼 당 걱정도 해야 할 것 같다. 〈조선일보〉가 ‘시한부 선고’를 자유한국당에 돌렸기 때문이다. 4월5일 양상훈 주필은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며 “공동묘지 같다”라는 세간의 평을 소개했다. 그는 ‘쇄신운동 하나 일으키지 못하는 초·재선 죽은 의원들’을 원흉으로 지목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즉각 “우리 후보를 폄하하고 모욕하지 말라”라고 준엄히 경고했다. 4·3이 ‘남로당 좌익 폭동에 제주 양민들이 희생된 사건’이라고 적은 지 이틀 만이었다.
예술단이 평양에서 새봄을 맞는 동안 서울에서는 ‘구악’이 입길에 올랐다. 성폭행·성추행 혐의를 받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주인공이었다. 경찰이 특정한 이윤택씨의 성폭력 행위는 62건, 피해자는 총 17명이다. 그런데 4월5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영장실질심사에서 이씨는 “(피해자들의) 가슴을 만지고 바지 안으로 손을 넣은 것은 호흡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다”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다른 추행에 대해서도 그는 “고음을 낼 수 있도록” “자세를 교정해주기 위해” 따위 ‘예술적인’ 이유를 댔다. 이씨의 솜씨라면 휴전선 이남에서도 예술과 정치의 협업을 꽃피울 수 있겠다. 따스한 손을 내밀어 죽어가는 공동묘지당에 ‘호흡법’을 전수해주면 어떨까. 생사의 갈림길에 선 동포들에게 그 정도 도움은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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