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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는 저널리즘을 위하여

송지혜 기자 song@sisain.co.kr 2018년 04월 13일 금요일 제5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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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뮤얼 프리드먼 지음
조우석 옮김
미래인 펴냄
저널리즘 혼돈기다. 뉴스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메커니즘이 변함에 따라 위기를 맞는가 하면, 의미 있는 팩트마저 좌파와 우파 양쪽에서 조롱받는다. 어렵게 쌓아 올린 보도의 전문성은 존경보다 의구심의 대상이 된다. 업계 종사자로서 착잡하고 야속한 마음이 든다. 그렇다고 다른 누군가 탓으로 돌리기 어렵다.

이 책은 ‘복잡한 현실’을 만든 책임이 저널리즘 자체에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미국 언론이 저지른 기사 조작 사건은 저널리즘의 신뢰도를 추락시켰다. 저자는 미국 CBS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의 진행자 댄 래더가 불명예스럽게 중도 하차한 일을 예로 든다. 댄 래더는 200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베트남 전쟁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병역 문제를 보도했는데, 그가 내세운 물증은 조작된 것이었다. 댄 래더는 오보를 인정하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에 대해 저자는 ‘깨끗한 침묵을 선택하는 것은 자기 잘못을 뒷감당하는 올바른 처신’이라고 말한다.

<미래의 저널리스트에게>는 저자가 지방 신문 인턴으로 출발해 <뉴욕타임스>에서 기자로 일한 10여 년을 회상한 기록인 동시에 ‘기자 직종 매뉴얼’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언론인의 자질, 취재와 기사 쓰기, 경력 관리 등 저널리스트에게 필요한 모든 노하우가 담겨 있다.

책을 덮어도 허무하지 않은 이유는 그가 보여준 저널리즘 정신 때문이다. 저자는 저널리스트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에 앞서 ‘소속 집단’에 대한 충성심을 버리라고 충고한다. 신경 쓰고 책임져야 할 대상은 조직이 아니라 기자직, 신념, 독자일 뿐이다. 그가 ‘세계 최고의 언론사’를 떠나며 남긴 말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온실을 나와야 한다. 결국 남는 것은 자신의 언어일 뿐이다.” 이제 ‘저널리즘이 죽어간다’는 말은 그만해야겠다. 그러다 정말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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