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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받지 않을 ‘내 자유’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2018년 03월 12일 월요일 제5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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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자유한국당에 입당(사진)했다. 3월9일 자유한국당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 전 아나운서와 길환영 전 KBS 사장 등의 입당 환영식을 열었다. 배 전 아나운서는 “대한민국을 일궈온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가치, 이를테면 자유민주주의 또는 자유시장경제 등 자유라는 가치가 파탄 위기에 놓여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과 우려를 느꼈다. 자유의 가치를 바탕으로 MBC가 바로 서고 방송 본연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입당 소회를 밝혔다.

배 전 아나운서가 강조한 ‘자유’에 기자가 질문할 자유는 포함되지 않은 것 같다. 배 전 아나운서가 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나서 “자유한국당을 출입하는 MBC 기자입니다”라고 다른 기자가 질문하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그건 반대 당사자니까”라며 질문을 막았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자, 자, 자. 됐어요, 그런 거”라고 상황을 정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배 전 아나운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자가 질문한다는데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라는 항의가 이어지고, 장 대변인이 “(영입 인사) 한 분에 하나씩 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장 대변인과 기자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배 전 아나운서는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배현진 전 아나운서와 길환영 전 사장을 영입하며 “문재인 정권의 폭압적 언론 탄압과 언론 장악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상징적 인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런데 배 전 아나운서가 질문 하나에 답하고 나간 뒤 기자들이 길 전 사장에게라도 질문하려 했지만 길 전 사장은 아예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길환영 전 사장은 입당 환영식 자리에서 “좌파 진영에 의한 언론 장악으로 인해서 올바른 여론 형성이 차단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올바른 여론’이란 무엇일까? 4년 전을 되돌아보면 알 수 있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은 “(사장이) 해경에 대한 비판은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국정원 수사 관련 뉴스는 순서를 좀 내리라든가, 이런 주문이 있었다” 따위 길 전 사장의 보도 통제 의혹을 폭로했다. 이 폭로 뒤 당시 길환영 사장은 KBS 이사회가 해임 제청안을 의결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면서 해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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