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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스킵이 눈물 흘리며 감사하다고 한 사람

이숙이 기자 sook@sisain.co.kr 2018년 03월 08일 목요일 제5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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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에는 무서우리만치 냉정함을 보이던 김은정 스킵(컬링에서는 주장을 스킵이라 부른다)이 강적들을 차례로 꺾은 후 눈물을 터뜨리며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에게 감사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경두는 누구일까?

김경두 현 의성컬링훈련원장(62)은 레슬링 선수 출신이다. 대구에서 체육 교사를 하며 후진 양성에 힘쓰다 동계스포츠에 눈을 떴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컬링에 유독 눈길이 갔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체력에서 밀리는 다른 종목들에 비해 컬링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사IN 조남진

1990년대 초 경북과학대(옛 동국전문대) 개교준비위원이 되면서 신생 학교에서 육성할 만한 스포츠로 컬링을 채택했고, 1994년 대한컬링경기연맹 창립과 경북컬링협회 발족을 주도하면서 전국적으로 컬링 알리기에 나섰다. 보급 초기, 컬링연맹의 주된 사업은 아이스링크를 빌려 1년에 몇 번 강습회를 여는 수준이었다. 스케이트·아이스하키 등 주력 종목의 연습이 끝난 밤늦게야 강습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아이스링크에 하우스와 라인을 페인트로 그렸다가 된통 욕을 먹기도 했다. “얼음판에 요강을 굴려 빗자루로 쓰는 이상한 놀이”를 하면서 왜 아이스링크를 훼손하느냐는 비난이었다.

전용 경기장의 필요성을 절감한 그는 경북 지역의 각 자치단체장을 만나 설득에 나섰고, 경북도청과 의성군이 예산을 지원하고 경북컬링협회가 민간 자본을 유치하면서 2006년 그의 고향 의성에 국내 최초의 컬링 전용 경기장이 들어섰다. 컬링 국가대표에 유독 의성 출신이 많은 데는 의성컬링훈련원의 공이 컸다.

‘영미야~~’ ‘안경 선배’ 등 각종 유행어를 낳으며 국제 스타가 된 ‘팀 킴(김은정·김영미·김선영·김경애·김초희)’의 맹활약을 지켜보던 김 원장은 “경북 경주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남동생 김경석(교사이자 컬링 국제심판)을 의성으로 옮기게 한 게 ‘신의 한 수’였다”라고 말했다. 팀 킴 선수들은 김경석 교사가 의성여고에 재직할 때 ‘방과후 활동’으로 끌어들인 제자이다.

김 원장의 컬링 사랑은 온 가족을 컬링 동호인으로 만들었다. 딸(김민정)은 여자 대표팀 감독, 사위(장반석)는 믹스더블 대표팀 감독이다. 아들(김민찬)은 남자 대표팀 선수다. 부인 양영선씨와 남동생 부부도 지도자 자격을 갖추고 있다. 김 원장은 “외국에서는 온 가족이 컬링을 즐긴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컬링이 가족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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