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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요청을 사설란에 하시면…

신한슬 기자 hs51@sisain.co.kr 2018년 02월 09일 금요일 제5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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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2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감옥에서 풀려났다. 1심에서 받은 징역 5년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바뀌었다. 누리꾼들은 파격적인 형량 변화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SNS에는 “인간적으로 재판부가 형량 반값 해줬으면 감사의 뜻으로 갤럭시 핸드폰 50% 세일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며 삼성에게 ‘기브 앤드 테이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형량이 대폭 낮아진 원인은 판결문의 ‘디테일’에 있다. 1심에 비해 뇌물액으로 인정된 금액이 대폭 줄었고, 독일의 최순실 소유 회사인 코어스포츠에 보낸 돈이 재산 국외 도피로 인정되지 않았다. 온라인에는 판결문이 구구절절 속보로 나갔다. 한 뉴스 속보는 ‘이재용 2심 재판부 재산 국외 도피 의사 없어, 단지 장소가 외국’이라고 전했다.

재판부의 ‘혁신적인’ 논리는 금방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상식)로 받아들여졌다. 한 누리꾼은 “오늘 너무 추워서 회사 못 가겠는데 상사에게 ‘무단결근 의사 없다, 단지 장소가 침대 속’이라고 말해도 되는 부분?”이라고 물었다. 누리꾼 대부분이 찬성했다.

주요 일간지는 석방 다음 날 사설을 통해 재판부 판결에 찬사를 보냈다. ‘이재용 사건, 피해자를 범죄자 만든 것 아닌가(<조선일보>)’ ‘이재용 집유…법리와 상식에 따른 사법부 판단 존중해야(<중앙일보>)’ ‘이재용 집유…특검 여론수사에 법리로 퇴짜 놓은 법원(<동아일보)>’ 등이다. 일부 경제지는 산업 역군의 귀환을 환영했다. 주어가 달랐다. ‘삼성은 심기일전해서 글로벌 정도 경영에 매진하길(<매일경제>)’ ‘이재용 이제는 앞만 보고 뛰어라(<서울경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행보 기대한다(<이데일리>)’ 등등.

하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언론사 사설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리얼미터와 TBS가 2월7일 전국 성인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4.4%)를 한 결과,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집행유예 판결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8.9%로 공감한다(35.7%)는 응답보다 훨씬 많았다.

주요 일간지 사설과 여론의 괴리에 대해 누리꾼은 이렇게 요약했다. “저기, 언론사님들. 광고 요청을 사설란에다가 하시면 어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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