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지켜보자.”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를 전격 제안한 직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은 유보적이었다. 그러나 1월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올림픽 기간 중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없도록 하겠다며 전향적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1월6일 기자회견에서는 문 대통령에 대한 ‘100% 지지’ 선언과 더불어 북한이 동계올림픽 참가에 그치지 않고 북·미 대화에도 나서기를 기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워싱턴 소식에 밝은 외교 전문가는 “미국도 남북 대화 흐름에 일단 올라타겠다는 입장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조지프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북을 비밀리에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미국 측이 이처럼 전향적으로 방향을 튼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의 소식통은 조지프 윤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북·미 관계가 한 단계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목할 것은 조지프 윤의 방북이 성사되면 틸러슨 국무장관을 비롯한 고위급 특사의 방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북·미 대화 채널이 막히기 바로 직전까지 조지프 윤이 추진했던 게 바로 틸러슨 등 고위급 특사의 방북이었다.
따라서 그다음은 4월 중순께로 연기한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신년사에서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하며…”라는 대목을 삽입한 바 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북과 남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결국 중국의 쌍중단 카드를 북한이 수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한·미 연합훈련과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별개 사안이라며 등가화하는 것에 난색을 표했지만, 지난해 8월에는 자발적으로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하기도 했다. 북한 역시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른 재정난으로 추가 시험 비용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9·9절까지는 충돌을 피하는 게 기본 방향이다.
그러나 9·9절에 인공위성 발사는 필연적 절차이기 때문에 9~10월에 이르면 다시 유엔안보리 제재 문제로 시끄러워질 것이다. 이때 북한이 미국과 마지막 담판을 위한 수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핵·미사일 동결을 제시하면서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을 제안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핵보유국을 전제로 한 군축 회담의 성격을 띨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안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2019년에 진짜 위기가 올 수 있다.
조지프 윤의 방북 시도가 좌절되면 위기의 시점은 4월로 앞당겨진다. 미국은 4월 중순 한·미 연합훈련을 강행하고 북한은 4월15일 태양절에 맞춰 말로만 떠돌던 태평양상의 수폭 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SLBM 발사도 같이 이뤄질 것이다. 그러면 미국은 틸러슨 국무장관이 추진하는 한국전 참전 16개 국가(UNCSS· 유엔사령부 전력제공국) 중심의 해상 차단에 들어가게 된다.
해상 차단은 북한의 군사적 반발을 각오하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이 군사적으로 반발하면 이제 ‘틸러슨의 시간’에서 ‘매티스의 시간’으로 넘어가게 된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주도로 평양 북서부 미사일 기지에 대한 시리아식 제한 폭격을 단행한다. 북한이 한국이나 일본에 보복할 경우 김정은 정권 종식을 겨냥한 전면적 군사 공격으로 이행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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