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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CJ 이미경이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이미경 부회장의 경영 2선 후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이라고 전했다. 손 회장은 이 통화 내용을 녹음했다.

신한슬 기자 hs51@sisain.co.kr 2018년 01월 22일 월요일 제5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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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4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95차 공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관여한 대기업 임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부영, 금호아시아나의 임원들이다. 박근혜 피고인은 역시 출석하지 않았다.


금춘수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한화는 2015년 7월25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대 자리에서 처음 문화·스포츠재단 출연 요청을 받았나?

금춘수:그렇게 알고 있다.

검찰:출연 금액에 대해 전경련과 협의했나?

ⓒ우연식 그림
손경식 CJ그룹 회장(오른쪽)은 조원동 전 경제수석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 신문을 받았다.
금춘수:
전혀 할 수 없었다.

검찰:시민단체나 지방자치단체가 출연을 요청할 때는 금액을 줄이려는 시도로 협상을 하지 않나?

금춘수:일반적으로 줄이려고 한다.

검찰:청와대의 관심 사항이기 때문에 협상을 할 수 없었다는 건가?

금춘수:그렇다.

검찰:김승연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대 자리에서 실질적으로 나온 얘기는 재단 관련 내용밖에 없었나?

금춘수:그렇다. 굳이 왜 독대했는지 모르겠다.

검찰:그 자리에서 한화가 할 수 있었던 건 재단 출연 이외에 아무것도 없었다는 의미인가?

금춘수:그렇다.


금춘수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박근혜 변호인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요청에 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재계의 현실이라고 진술했다. 이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만 있었던 일은 아니지 않나?

ⓒ연합뉴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는 것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이라고 CJ그룹에 전했다.
금춘수
:그런데 문화·스포츠재단 일은 좀 특수했다. 이전 정부에서는 금액을 서로 협의할 시간이 충분했는데, 이번에는 금액 결정권이 저희에게 없었다.

박근혜 변호인:금액을 누가 정했다고 생각하나?

금춘
수:전경련과 청와대가 결정했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14억원을 달라고 했다가 하루 만에 15억원으로 올렸다.

박근혜 변호인:기업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는데, 그러면 막연히 좋은 일도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나?

금춘수:다른 기업이 아무도 안 내고 한화만 출연하면 그런 생각을 하겠는데 이건 그렇지 않았다.

박근혜 변호인:실제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나?

금춘수:늘 출연했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았다.



■ 1월8일 박근혜 등 뇌물죄 96차 공판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출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CJ그룹 임원 인사에 개입한 정황을 증언했다. 조 전 수석이 손 회장에게 “VIP 뜻이다. 제가 직접 들었다. 더 늦어지면 저희가 난리 난다.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라며 이미경 부회장의 경영 2선 후퇴를 압박하는 통화 녹음이 공개됐다. 박근혜 변호인들은 이 녹음이 ‘위법 수집 증거’라고 주장했다.


조원동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
:증인과 손경식 CJ그룹 회장 간의 전화통화 녹음 파일을 증거신청 철회하고 참고 자료로 제시한다(다음은 녹음 파일 중 일부).

손경식:저는 왜 부회장이…, 영문을 몰라서….
조원동:그것까지 제가 알지 못해서. 혹시 안다 해도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손경식:그럼 VIP 말씀 저에게 전하시는 겁니까?
조원동:예, 그렇습니다.
손경식:하여튼 VIP 뜻은 확실하신 거죠?
조원동:아, 확실합니다. 네.
손경식:직접 들으신 게 아니에요?
조원동:직접 들었습니다. 회장님, 너무 늦으면 진짜 저희가 난리 납니다. 지금도 이미 늦었을지도 모릅니다.
손경식:(확실치 않음)
조원동:컨센서스(consensus, 합의)가 무슨 컨센서스입니까. 그냥 쉬라는데요. 그 이상 뭐가 더 필요하십니까, 저한테. 저는 제가 확실하게 전달을 해드렸습니다.

검찰:2013년 7월 하순 손 회장과 이런 내용으로 7분간 통화했나?

조원동:맞다.

검찰:2013년 7월4일 목요일 현오석 당시 경제부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정례 보고를 하는 자리에 증인과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동석했나?

조원동:그렇다. 경제부총리가 보고할 때 경제수석은 항상 배석한다.

검찰:증인의 진술에 따르면 보고가 끝나고 모두 일어났을 때, 박 전 대통령이 갑자기 증인에게 경제수석은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경제부총리가 나갈 때까지 기다린 뒤, 박 전 대통령은 일어선 채로 증인에게 거두절미하고 “CJ그룹이 걱정된다. 손경식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상의) 회장에서 물러나고,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물러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사실인가?

조원동:그런 것으로 기억한다.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그때까지 독대도 전혀 없었다. 저는 당연히 ‘저에게 지시하실 말씀이 있겠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았겠나? 저는 지침을 이행해야 한다는 참모의 입장으로서 기억이 생생하다.

검찰:다른 말은 몰라도 손경식 회장이 상의 회장에서 물러나고, 이미경 부회장이 CJ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면 좋겠다는 것이 지시 사항으로 각인됐다는 건가?

조원동:그렇다.

검찰:증인은 박 전 대통령이 CJ그룹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서 그런 지시를 내렸다고 짐작했나?

조원동:그렇게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검찰:2013년 7월5일 금요일 오전 11시쯤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손경식 회장을 만났나?

조원동:그렇다.

검찰:뭐라고 말했나?

조원동:“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경영 공백을 메우려면 손 회장님 같은 분이 경영 일선에 나서야 합니다. 그러려면 상의 일은 접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미경 부회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게 낫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검찰:손경식 회장은 당시 VIP라는 호칭을 들었다는데.

조원동:저는 그런 명칭을 명시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제가 말하는 태도나 대화 내용을 보고 손 회장이 ‘이게 조원동 뜻이 아니고 청와대 뜻이구나’ 하고 짐작했을 수는 있다.

검찰:7월8일 10시 VIP 주재 수석회의가 끝난 뒤 박 전 대통령과 악수를 하면서 “CJ 건은 말씀하신 대로 처리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나?

조원동:그렇다. 7월8일에 바로 손 회장이 상의 회장에서 사임하셨기 때문에, 제 얘기가 실현되고 있다고 어림짐작해서 보고드렸다.

검찰:7월 말 가족휴가 중에 손경식 CJ그룹 회장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이미경 부회장의 경영 2선 후퇴가 정말 VIP의 뜻인지 확인해달라고 했나?

조원동:그렇다.


조원동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박근혜 변호
인:증인은 사적인 통화가 녹음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 통화 녹음은 증인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었나?

조원동:만일 녹음한다고 말했으면 저는 통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손경식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조 전 수석에게 이미경 부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이미경 부회장에게 전했나?

손경식:그렇다.

검찰:이 부회장은 당장 사퇴할 수는 없고 당분간 지켜본다며, CJ에서 <명량> <국제시장> <연평해전> 등 박근혜 정부 성향에 맞는 영화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나?

손경식:그렇다. 애국적인 영화를 많이 만들어달라고 하는 방침이었다.

검찰
:또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대대적인 광고를 하고, 청와대가 오해할 수 있는 각종 코미디 프로그램을 폐지한 것도 알고 있나?

손경식:그렇다.

검찰:그 이유는 박 전 대통령이 이미경 부회장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인가?

손경식:그렇다. 어색한 관계를 잘 풀어가기 원했다.

검찰:2013년 2월께 CJ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 2013년 9월부터 2014년 3월까지 국세청 조사4국에서 특별 세무조사가 있었다. 그 결과 2014년 4월 국세청에서 CJ에 추징세액을 약 296억원 부과했다. 공정위에서도 2014년 4월7일부터 9월쯤까지 CJ그룹을 조사했다. 이런 전방위 조사가 기업 활동에 부담이 됐나?

손경식:그렇다. 제가 해당 관청에 그 이유를 문의해보기도 했지만 명확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

검찰:이미경 부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퇴진시키라는 요구와 같은 이유에서 이런 세무조사나 공정위 조사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나?

손경식:잘못하면 억측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분명하게 말할 순 없다. 하여간 그런 일이 있어서 CJ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검찰:증인은 2014년 11월28일 청와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단독 면담했나?

손경식:그렇다.

검찰:증인이 검찰에서 진술한 바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CJ그룹에서 하는 영화 및 방송 사업이 정치적으로 조금 편향되어 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자 증인이 “CJ그룹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건 절대 아니다. 다만 영화나 드라마 제작하는 사람 중 편향된 사람이 있어서 제가 이번에 모두 정리해 앞으로는 방향이 바뀔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사실인가?

손경식:그렇다.

검찰: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15년 12월15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날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이 안종범 전 경제수석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있다. “수석님 재판 결과가 예상을 깨고 실형이 선고되어 실질적인 사형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없어서 모두들 허탈해합니다. 먼저 사람을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건 사법 살인이라고들 합니다. 도와주실 방법이 없을지요? 고민하다 밤늦게 문자합니다.”

손경식:전혀 모르는 일이다.

검찰:안 전 수석은 “너무 힘드시겠습니다. 사법부의 일이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아 송구하네요. 연락하겠습니다”라고 답장했다. 이에 대해 보고받지 않았나?

손경식:저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손경식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박근혜 변호인
:조원동 전 수석과 한 전화통화를 직접 녹음했나?

손경식
:그렇다.

박근혜 변호인:어떻게 녹음했나?

손경식:녹음 버튼이 있다. 그걸 눌렀다.

박근혜 변호인:녹음된 파일 찾기가 좀 힘들다. 본인이 찾았나?

손경식:쉽게 찾았는데?

박근혜 변호인:녹음 파일을 파기했나?

손경식
:그렇다.

박근혜 변호인:본인이 직접 지웠나?

손경식:나도 지울 수 있다.

박근혜 변호인:녹음 파일 찾는 법을 간단히만 설명해줄 수 있나?

손경식:오래되어서 정확히 기억을 못하겠다.

박근혜 변호인:이미경 부회장이 요청해서 조 전 수석과의 통화를 녹음한 것 아닌가?

손경식:아니다. 이미경 부회장은 지시 사항 확인을 요청했다. 내가 내용을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녹음했다.



■ 1월9일 박근혜 등 뇌물죄 97차 공판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SK그룹과 아모레퍼시픽의 임원들이 증인으로 나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경위에 대해 증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여전히 출석을 거부했다.


김창근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검찰 조사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이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자발적 출연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술했다.

김창근:그렇다. 수동적이었다.


김창근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박근혜 변호인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할 때 사전, 사후 절차를 모두 적법하고 타당하게 진행했나?

김창근:생각해본 적 없다.

박근혜 변호인:다른 기업의 참여 여부나 분담 규모를 파악해서 출연하기로 결정했다든지.

김창근:내가 그런 사소한 문제까지 관여하지 않는다.

박근혜 변호인:사소한 문제인가?

김창근:우리 그룹의 매출이 150조원이다.

판사:질문이 하나 있다. K스포츠재단 인사들이 89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을 언제 보고받았나?

김창근:일이 진행되고 한참 뒤다. “이상한 사람들이 와서 89억원을 달라고 해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라고 스쳐 지나가듯이 말했다. 보고다운 보고는 아니었다. 실무 책임자들부터 비정상적이라고 인식해서 저에게도 비공식으로 보고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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