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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2018년 01월 11일 목요일 제5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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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가 망할까
요시카와 히로시 지음, 최용우 옮김, 세종서적 펴냄

“어째서 부유한 사람들 사이에서 출생률이 감소하는 걸까?”


자본주의 선진국에서 가장 골치 아픈 경제문제는 인구 감소다. 많은 재정을 투입해도 출산율은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다.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가 줄어들면 소비 절벽, 세수 하락 및 노인복지 지출 증가에 따른 재정적자, 지방 소멸 등으로 국가 자체가 존망의 위기에 처한다. 정말 그럴까.
저자는 이 책에서 ‘인구 감소가 경제위기의 결정적 원인’이라는 대전제에 과감하게 도전하며 나날이 커져가는 인구 절벽 공포에 제동을 건다. 애덤 스미스 이후 맬서스, 케인스, 슘페터 등으로 이어진 ‘인구의 경제학’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대전제의 이론적 근거를 해체한다. 다음 단계에서는 일본의 각종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인구 감소 자체는 경제성장률과 큰 상관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실증적 근거를 제시한다.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
최재천 지음, 메디치 펴냄

“세상은 군림(君臨)이 아니라 군림(群臨)으로 유지된다. 홀로 나갈 수 있는 조직은 없다.”


저자가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으로 부임한 2013년,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생태학자가 웬 기관장이래?’ 생태원이 들어선 충남 서천 주민들 또한 개원 초기부터 “생태원이 지역경제를 위해 뭘 해줄 거냐?”라고 성화였다. 그럼에도 생태학을 연구하는 국립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일념 아래 갈등 속으로 뛰어든 저자는 마침내 길을 찾았다. 평생을 연구해온 숲의 생태학 원리를 조직 경영에 적용했다.
이 책은 그가 국립생태원을 연간 100만명이 방문하는 명소로 만든 과정을 기록한 경영서인 동시에 ‘과학자의 인간 조직 관찰기’다. 동물 행동 관찰법을 인사에 응용하고, ‘군림(君臨) 대신 군림(群臨)하라’를 경영 1계명으로 삼은 것부터가 말 그대로 ‘최재천’답다.



책기둥
문보영 지음, 민음사 펴냄

“사내는 책을 탁, 덮는다. 방금 누군가 나를 포기했다.”


해설을 쓴 박상수 시인이 그랬듯, 문보영 시인의 ‘김수영문학상’ 수상 소감을 읽으며 나 역시 깔깔 웃었다. 시인은 2000원 주고 산 복권 두 장에서 2000원이 당첨되자 “세상과 제가 잠시 균형이 맞았습니다”라고 적는다. 본전을 뽑는 일이 제일 어렵기 때문에 1등보다는 본전 뽑는 사람이 더 훌륭하다고 주장한다 (수상 소감 전문은 민음사 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 그날 이후 이 시집을 몹시 기다렸다.
그에게 세계는 도서관이고, 책은 삶이다. 아무리 읽어도 해독할 수 없지만 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책을 읽고 또 읽는다. 우리는 서로를 끝내 이해할 수 없지만, 그래서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등단 이후 최단 기간에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의 시집, <책기둥>에 수록된 시 50편 중 42편이 미발표작이다.



생각의 기원
마이클 토마셀로 지음, 이정원 옮김, 이데아 펴냄

“초기 인류는 협력 파트너로 어떠한지 타인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는 생각하는 동물이 되었는가? 생각이란 인간만의 전유물인가? 대형 유인원도 사회적 인지능력을 갖고 있는데 인간의 생각과 영장류의 ‘생각’은 무엇이 다른가? 30년 동안 영장류와 인간의 인지 과정을 연구해온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마이클 토마셀로가 이 책에서 던지는 핵심 질문이다.
토마셀로의 무기는 진화다. 인간이 어떻게 생각이라는 핵심 무기를 장착하게 되었는지를, 진화의 렌즈를 통해 답을 찾아나간다. 대형 유인원의 사회적 인지능력은 다른 개체와 경쟁하고 상대를 착취하기 위해 발전했다. 40만 년 전, 인간은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소규모 협력 생활을 꾸렸다. 여기서부터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세, 동아시아 사상의 거의 모든 것
임건순 지음, 시대의창 펴냄

“권세, 대세, 판세, 기세. 주도권과 권위를 확보하려는 동양의 오랜 집착을 말하다.”


동양의 개념 중에서 서양인에게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말 중의 하나가 바로 ‘세(勢)’라고 한다. ‘파워’나 ‘에너지’ 혹은 ‘헤게모니’는 정적인 지표이지만 세는 동적인 흐름을 나타낸다. 서양인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이 세는 동양적 인식의 많은 부분을 설명해준다. ‘세를 끊는다’ ‘세를 도모한다’ ‘세를 형성한다’ 등의 표현에서 보듯이 조건과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당면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인식이 드러난다. 병법에서야 세의 중요성을 말할 필요도 없고, 땅의 세를 보는 풍수, 몸의 세를 보는 한의학, 사람의 얼굴을 보고 살피는 관상학 등에서 세를 읽으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세의 개념을 동양 미학에까지 끌고 들어간다. 그림에서도 세가 있어야 아름답다고 인정한다는 것이다.



적당한 거리의 죽음
기세호 지음, 스리체어스 펴냄

“서울이라는 삶의 무대에서 내려온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걸까.”


매일 누군가는 죽는다. 어떤 문제들은 누군가의 죽음으로써 깨닫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지 않으면 돌아볼 수 없다. 하지만 서울 혹은 대도시에서는 죽은 자 혹은 죽음을 떠올릴 만한 흔적이 없다. 삶의 영광은 도시 위에 덧씌워지지만 그늘을 드리우는 죽음은 모두 치워져버렸다. 반성의 기회는 또다시 기억 저편으로 흩어진다. 건축학을 전공한 저자는 서울과 같은 현대 도시에서 ‘추방당한’ 묘지, 화장장 등을 분석하며 죽음의 의미를 고찰한다. 죽음을 터부시하면서 성찰할 기회마저 빼앗겼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프랑스 파리는 죽음을 회피하지 않는다. 저자는 시민의 휴식처로 기능하는 파리의 묘지야말로 삶에 대한 성찰이라고 밝힌다. 죽음을 이해하는 공간으로서 파리의 역사를 엿보는 흥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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