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말 책을 처음 발굴했을 때만 해도 쾌재를 불렀다. 소선거구제에 단순 다수결을 골자로 한 현재의 엉터리 선거제도에 의미심장한 일격을 날릴 책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2016년 총선이 다가오고 있었고, 늘 그랬듯이 정당 지지율이나 민의와는 반대로 2등 정당이 의석수 1위를 차지하는 웃기는 결과가 나오리라 예상했다. 아니, 러시아혁명 전의 어느 혁명가가 그랬다던가? 계급 모순이 심화되면 혁명이 앞당겨질 터이니 자신의 하인 급여를 깎겠다고. 이 어리석은 혁명가처럼 우리는 책이 성공하려면 야당이 지지율에서 이기고 의석수에서는 패해야 한다는 농담을 주고받기까지 했다. 다행히 결과는 전혀 달랐다.
우리는 선거에서 나타나는 이상한 현상들을 충분히 경험해왔다. 3등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1등보다는 오히려 2등 후보를 택함으로써 1, 2위가 역전되는 기현상, 이른바 ‘전략투표’라는 차선의 선택 방식, 사표 방지 심리로 어쩌면 가장 나을지 모르는 군소 후보를 탈락시키는 행위 등등. 이로 인해 우리의 선거제도는 늘 현실을 과대 대표하거나 과소 대표하는 결과를 피할 수 없었다.
〈다수결을 의심한다〉는 다수결이 반드시 다수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명제에서 출발해, 민주주의 성립을 위한 선결 조건들을 맹렬하게 파고든다. 루소의 사회계약론이 담고 있는 원래의 취지를 ‘숙의민주주의’라는 견지에서 다시금 음미하고, ‘다수결’이라는 말에 함의된 대의제의 정당성에도 또 한 번 의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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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되지 않는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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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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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동네서점에서, 책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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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을 응원한다 [프리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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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성 기자
〈작은책〉이라는 월간 잡지가 있다. 손바닥만 한 크기에 내용이 150쪽 정도 된다. 1995년 5월1일 노동절에 창간했다. 지식인들 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절절함을 가진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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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세계의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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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편집국
캐나다 30년 전 기록된 여성의 현재 밴쿠버·김상현 (자유기고가) 2017년 북미 지역 온·오프라인 서점가는 캐나다 작가들이 지배했다. 아마존 집계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서...